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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따릉이' 타며 탈핵 외치는 이유

[인터뷰]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자전거 원정대' 김별샘 활동가

최유리   기사승인 2017.09.08  22: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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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9월 어느 날 오후 4시,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무리가 서울시에서 빌려주는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거리를 활보한다. 티셔츠 앞뒤에는 '속 터지기 전에 탈핵',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길거리를 지나는 시민은 자전거 페달을 밟는 이들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가끔 '탈핵'을 '탄핵'으로 잘못 이해한 시민이 다가와 따지기도 한다.

따릉이를 탄 이들은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서울 자전거 원정대'다. 시민단체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에 서울시민에게 탈핵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올해 8월부터 진행 중이다.

29회 탈핵 캠페인을 진행한 9월 6일, <뉴스앤조이>는 서울환경운동연합 김별샘 활동가를 영등포구청역에서 만났다. 그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를 알리는 춤을 기획했고, 탈핵 자전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김별샘 활동가에게 탈핵 자전거의 의미, 탈핵 캠페인 참여 방법 등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시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서울 자전거 원정대'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자전거 탄다. 사진 제공 김별샘

- 탈핵을 알리는 방법으로 자전거 원정을 선택한 이유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는 현재 탈핵 운동권에서 중요한 주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노후 원전은 폐쇄하고 계획 중인 원전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그 결과, 40년간 운행해 온 고리 1호기가 6월 18일 영구 정지했다. 다만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의 찬반 입장을 들어 보고 토론을 거쳐 나온 안을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성을 느꼈다. 아이템으로 무엇이 좋을지 고민하다, 사람들 눈에 잘 띄기도 하고 교통수단 중 친환경 에너지로 표현되는 자전거를 선택했다.

자전거 원정대는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56'개 지역을 선택해 자전거를 탄다. 신고리 '5·6'호기에서 의미를 가져와 장소를 56곳으로 정했다. 이 프로젝트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끝나는 10월 중순까지 진행한 예정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후 4시 집결지에서 자전거를 1시간 정도 탄다. 오후 5시부터는 이슈 파이팅을 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이 만든 탈핵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시민에게 팸플릿을 나눠 준다.

- 시민들 반응은 어떤가. 원전 운행에 찬성하는 시민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시민 중에는 유인물을 나눠 주면,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다. 반면 "원전이 없으면 전력난이 생겨 요금 폭탄을 맞게 된다", "해외에 전력을 수출하지 못해 돈을 벌지 못한다"고 말하는 시민도 있다.잠실역에서 캠페인을 마무리하며 탈핵 댄스 영상을 찍고 있었다. 한 아저씨가 오시더니 지구온난화 막으려면 원전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불쑥 말을 걸었다. 이야기하다가 결국 고성이 오갔다. 아저씨에게 그 정보는 어디서 봤냐고 물어보니 "어디 신문에서 봤다"면서 탈핵의 필요성에 대해 계속 따져 물었다. 광경을 지켜보시던 시민 한 분이 "파이팅"을 외치며 가셨는데, 그게 머쓱했던지 결국 아저씨가 조용히 떠나셨다.

지난주에는 연세대학교 앞에서 4명이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발언하고 유인물을 나눠 주는데 경찰이 와 "진로 방해로 신고가 들어와 출동했다"며 말을 걸었다. 캠페인을 하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자전거를 탄 후에는 서울시민들 앞에서 탈핵 댄스를 추거나 유인물을 나눠 준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를 알리는 춤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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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운동을 하다 보니 콘텐츠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된다. 대중은 말이나 글보다 이미지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탈핵 노래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신고리 5·6호기 문제를 알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탈핵 하면 일본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일본은 사고 전까지 '핵대국'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원자폭탄으로 내상을 입은 국가가 어떻게 핵대국이 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생각해 보면 콘텐츠가 있어서 가능했다. 일본 만화에는 아톰이라는 캐릭터가 있다. 아톰은 사람들에게 원자력의 미래처럼 각인됐다. 원자력을 잘 쓰면 어떤 에너지보다 더 나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일본 국민에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 때문이었는지, 당시 원자력발전에 대한 여론도 좋았다. 한때는 일본 반핵 단체들도, 핵무기는 안 되지만 원자력발전소는 괜찮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 원전이 있거나 건설 중인 지역 주민에게 탈핵은 시급한 주제다. 반면 서울시민은 그만큼 탈핵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한국은 원전 밀집도 세계 1위다. 한국에서는 원전 24개가 운행 중이다. 부산·울산에만 원전이 8개 있다. 신고리 5·6호기까지 건설되면 이 지역 원전 숫자가 10개가 된다. 지역 주민에게 탈핵은 생존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한 언론에서 원전 건설 찬반을 두고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다른 지역은 찬반이 비슷비슷했는데, 유독 서울은 찬성표가 높게 나왔다. 근처에 원전이 없으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원전은 지역 주민 삶에 악영향을 미친다. 밀양만 봐도 그렇다. 밀양은 원전에서 만든 전기를 서울로 보내기 위해 송전탑을 건설한 지역이다. 최근 밀양 할머니들이 서울에 기자회견을 하러 오신 적이 있다. 이유는 모르지만 경찰이 길을 막았다. 할머니들이 "우리 삶을 다 망가뜨려 놓고 왜 길을 막느냐"고 통곡하셨다. 암담했다. 탈핵에 관심 없는 사람도 직접 현장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 탈핵을 공부할 때 참고하면 좋은 콘텐츠가 있나.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환경재단도요새)을 추천한다. 한국 사례를 근거로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성·효용성·경제성을 분석하고 대안까지 다뤘다. 또 그린피스 장다울 캠페이너가 최근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나와 원전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영상으로 나온 3부작만 봐도 한국의 상황, 원전의 위험성, 대안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별샘 씨는 탈핵 공부를 위한 콘텐츠로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환경재단도요새)를 추천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서울 자전거 원정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끝나는 10월 중순까지 자전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관심 있는 사람은 서울환경운동연합 이민호 활동가에게 문의(010-9420-8504, ex1994@kfem.or.kr)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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