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엄기호 대표회장)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9월 4일 나란히 발표했다.

한기총은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의지를 포기하게 할 수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정권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를 철저히 무시하고 무대응할 것인지, 아니면 도발이 불가능할 정도의 힘으로 대응할 전략을 취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한기총은 "서울 상공에서 핵이 폭발하면 수십만 명이 희생된다는 기사가 쏟아지는데도, 정부는 국민들에게 구체적 대응책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면서, 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을 선택해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교연은 북한이 '레드 라인'을 넘어섰다고 했다. 또한 이번 핵실험으로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목숨과 인류 평화가 김정은에게 인질 잡힌 것"이라고도 했다.

한교연은 북핵에 맞대응할 만한 수준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을 향해 대화에 미련을 갖는다면 한반도 평화를 지키지도 못하고, 한반도 전쟁을 막을 수도 없는 외교·안보적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한기총·한교연 성명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우려 속에서도 북한은 여지없이 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국내외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대화보다는 무력, 타협보다는 고립을 자처하며 오로지 핵 무기로 모든 상황을 반전시키려고만 한 것이다.

이전 날의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모든 정책이나 방향성으로는 북한이 핵무기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게 할 수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대화나 타협, 규제와 압박의 모든 시도를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이 북한은 핵실험을 반복하고, 탄도미사일 등의 개발에만 추진하는 모습을 볼 때 현 상황이 너무나 개탄스러울 뿐이다.

똑같은 혹은 더 강한 제재를 한다고 해서 북한 정권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반대로 규제를 풀고 북한 주민들을 위해 원조를 보낸다면 북한은 핵을 포기할까? 그 어떤 방법으로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 오늘의 핵실험인 것이다.

이제는 북한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법을 취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소식을 전할수록 오히려 북한은 더욱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반복해서 도발을 강행하고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 무시하고 철저히 대응하지 않는 전략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도발이 불가능할 정도의 힘으로 대응할 전략을 취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서울 상공에서 핵이 터지면 몇 십만 명이 희생된다는 섬뜩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대응책도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은 핵의 위협 앞에는 정부도 국군도 어쩔 수 없다는 인상만 주는 것 아닌가? 위협적인 안보 상황을 국민들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현 상황에서 정부는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서 국가 안보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결코 북한을 막을 수 없으며 오히려 6·25 전쟁도 그러한 때에 일어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대책이 아닌, 보다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을 선택하여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나라의 안보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2017년 9월 4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북한 6차 핵실험 규탄 성명서>

북한의 제 6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의 핵 협박은 지금까지의 핵실험과는 다른 심각한 도발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는 것을 '레드 라인'으로 규정했는데 그렇다면 북한은 어제의 핵실험으로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경고한 '레드 라인'을 넘어 버렸다.

북한은 그동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쳐 왔다. 그런데 그 말이 정말 비참한 현실로 나타날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목숨과 인류 평화가 김정은에게 인질 잡힌 것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을 향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북한은 이미 핵탄두 미사일 개발을 끝냈는데 북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을 되풀이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부가 북을 향해 "최고 수준의 응징"을 하겠다고 발표해도 우리에게 핵무기에 맞대응할 만한 수준의 대비 태세가 갖춰져 있지 않는 한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북한은 한국을 철저히 무시하고 오직 미국과의 협상에 몰두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북한을 향해 대화에 미련을 갖는다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지도, 한반도의 전쟁을 막을 수도 없는 외교·안보적 고립을 초래하게 되고 말 것이다.

극한의 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도 여야는 협치는커녕 극한 대립으로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정치권이 국민 여론을 분열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으니 한심할 뿐이다. 지금이 한가하게 정쟁을 일삼을 때인가. 당파 싸움에 몰두하다가 세계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고립돼 결국 나라까지 빼앗겼던 국치의 기억을 잊었단 말인가.

만약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는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악의 가능성까지 염두해 두고 무엇보다 최악의 안보 위기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미국과 중국을 탓하기 전에 정치권을 비롯해 온 국민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똘똘 뭉치는 길만이 전쟁을 막을 수 있다. 한국교회와 1,000만 성도들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합심해 기도할 것을 촉구한다.

2017. 9. 4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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