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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몰래 장학금 축소한 백석대학교

사전 공지 없이 기준 변경, 문제 제기한 학생들은 교수 면담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09.04  23: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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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백석대학교(장종현 총장)가 최근 학생들 모르게 장학금을 축소했다 반발에 부딪혔다. 학생들은 개강 직전, 등록금 고지를 받고 난 뒤에야 장학금을 못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뒤늦게 등록금을 준비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이의를 제기하는 몇몇 학생을 압박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백석대학교는 장학금 혜택이 높은 학교 중 하나였다. 백석대는 △교직원 직계가족 △우수한 성적을 얻은 자 △대학 입학 시 일정한 기준을 통과한 자 △교수나 부서의 추천을 받은 자 등에게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150만 원까지 지급한다. 이외에도 가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국가 장학금이 있다.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백석대학교 학생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페이스북 '백석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가 시끄러워졌다.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던 장학금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2학기 고지서에 적힌 액수에 놀랐다.

백석대학교가 자체 지급하는 장학금뿐 아니라 국가에서 주는 장학금 혜택도 줄었다.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국가 장학금 2유형'이다. 국가 장학금 2유형은 소득에 따라 지급하는 1유형과 달리 한국장학재단이 학교별로 심사해 지급한다. 각 대학교 장학금 유지·확충을 고려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학교가 자체적으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규모가 커지면 국가 장학금도 커지는 형태다.

2016년 12월 기준, 국가 장학금 2유형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은 170개다. 총신대·장신대·한신대 등 한국 주요 교단 산하 학교는 국가 장학금 2유형을 지원한다. 백석대학교도 지난해까지는 국가 장학금 2유형 해당 대학이었다. 문제는 올해 백석대학교가 국가 장학금 2유형 선정에 탈락하면서 벌어졌다.

백석대 학생처 담당자는 9월 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백석대는 장학금 예산과 연계하는 국가 장학금 2유형도 전국에서 5번째 안으로 많이 받는 학교였다. 그런데 지난해 장학금을 소폭 축소하다 보니 올해는 국가 장학금 2유형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학교도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올해 3월쯤 결정 났는데 이미 학생들에게는 국가 장학금 2유형을 반영한 등록금 고지서가 나간 뒤였다. 부족한 부분을 메꾸다 보니 2학기 장학금 예산이 줄어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학금 축소 사실을 왜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 "그 부분은 많이 반성하고 있다. 다음부터는 장학금 변동과 관련해서 어떻게든 공지를 하겠다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2학기 때 부족한 장학금을 다른 예산에서 끌어와,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나눠 주라고 각 학부에 다시 지급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계속 설명하고 있다"고 답했다.

백석대학교는 학생들 모르게 장학금 규정을 바꾸고 규모를 축소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학생들은 학교 측 설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백석대 학생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가 이미 6월에 2학기 장학금 지급 규정을 변경해 규모를 축소하고도 학생들이 2학기 등록금을 받기 전까지 아무 언급이 없었다. 학생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 국가 장학금 2유형의 경우 120만 원,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의 경우에는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받았다.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 원을 웃도는데 갑자기 장학금이 없어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백석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장학금 관련 글에는 "4학년 막판에 휴학도 못하고 학자금 대출받게 생겼다", "이번에 최고로 많이 낸다", "휴학한다" 등 현재 상황을 한탄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일부 학생은 '잃어버린 학금이를 찾아 주세요'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장학금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학생별로 다른 장학금 축소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학교 직원 및 교수가 문제 제기하는 학생들을 압박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관리하고 있는 학생들은, 장학금 문제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자 학교가 그만두라고 종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학금 문제 때문에 공청회를 열고 싶어 학생처에 찾아갔다. 그런데 학생처는 이미 내가 인터넷에 장학금 관련 문제 제기하는 글을 쓴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학생처에서 더 이상 장학금 관련해 문제 제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학과 교수가 만나자고 했다. 위에서 전달받았다고 하면서 이 사안을 계속 끌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장학금 때문에 분노하던 학생들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던 중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백석대학교 학생준칙에 따르면, 재학생이 △학교 내·외에서 집회를 여는 경우 △간행물 발간 및 배포 △교내·외 광고물 부착 등을 하고 싶은 경우 사전에 학생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 사회 법으로는 집회가 신고제로 바뀐 지 오래지만 백석대에서는 여전히 허가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백석대학교 대신 전해 드립니다'에서는 이 사안과 관련해 학생준칙 개정안에 동의를 구하는 서명이 진행 중이다. 학내 집회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개정안에 참여해 달라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와 있다.

'기독교 대학의 글로벌 리더'를 표방하는 백석대학교는 9월 1일 장종현 전 총장이 신임 총장으로 취임했다. 장 총장은 백석대학교 바로 옆에 있는 백석문화대학교 총장도 겸임하고 있다. 장종현 총장은 2015년 12월 교비 60억 원 횡령 건으로 구속됐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출소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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