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교회의 약 30%에 주일학교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이들이 없고, 운영할 능력도 안 된다는 응답도 있었다. 총신대 함영주 교수는 한국교회 전체로는 약 50% 교회에 주일학교가 없을 것으로 봤다.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 소속 교회 10곳 중 약 3곳은 주일학교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예장합동은 산하 2,000개 교회 9,8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8월 17일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한 포럼'에서 발표했다.

예장합동은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와 함께, 교단 소속 교회 2,000개를 상대로도 교단 주일학교 운영에 관해 설문 조사했다. 담임목사 126명, 부교역자 582명, 주일학교 교사 1,842명, 학부모 1,341명, 미취학 아동 971명, 초등학생 1,472명, 중고등부 1,885명, 청년-대학생 1,608명에게 설문을 돌렸다. 총신대 신대원생 974명을 상대로도 별도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장봉생 목사(총회정책연구위원장)가 세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교회 중 28.9%가 '주일학교가 없다'고 답했다. 주일학교를 왜 운영하지 못하는지 물었더니, 74%가 '아이들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주일학교를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14.3%였다.

교단 차원의 교육과정 개발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표도 나왔다. 예장합동 교육국이 펴내는 공과 교재(<생명의 빛>)를 사용하는 교회는 58.7%였다. 교재 만족도는, 담임목사 계층 평균은 65.8점, 주일학교 교사 평균은 68.1점이었다. 신대원생들의 만족도는 45점에 그쳤다. 신대원생들은 '흥미 유발 부족'(42.4%)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사역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식은 담임목사 세대와 신대원생 세대에 차이가 있었다. 정보를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담임목사 69.4%, 부교역자 70.3%, 주일학교 교사 43.4%가 성경이나 신앙 서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신대원생들은 지인·동료(43.8%)로부터 가장 많은 정보를 취득한다고 응답했다. 신대원생들은 설교를 준비할 때 인터넷(36%)을 가장 많이 참고한다고도 응답했다.

부교역자들은 주일학교 부서 사역의 애로점으로, '외부 문화의 도전'(2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교사 헌신 부족'과 '사역자 전문성'이 21.8%로 공동 2위였다. 신대원생들은 학업과 사역 병행(28.4%)이 가장 힘들다고 응답했다. 개인 역량의 한계(26.7%)를 느낀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오정호 목사 "개혁주의적 인재상 확립"
권순웅 목사 "학생들 좌경화 막아야"

설문을 기획한 예장합동 노재경 목사(교육진흥원장)에 따르면, 담임목사부터 주일학교 학생까지 1만여 명 가까운 표본을 상대로 한 설문은 교단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결과 원자료(로우 데이터)만도 수천 페이지에 달한다.

예장합동은 이 결과를 놓고 대응책을 세우기 위해 몇 사람에게 발제를 맡겼다. 발제자들은 예장합동의 교세와 한국교회 내 교단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자료들이 교회 현실을 전반적으로 보여 주는 좋은 자료라고 평가했다.

오정호 목사는 '개혁주의적 인재상'을 미래 인재상으로 제시했다. 복음적이며 전도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내외부의 적으로부터 교회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실제적이기보다는 신학적 가치 강화가 주된 대안으로 제시됐다. 실제적 대안은 소규모 교회 몇 개가 함께 '연합 주일학교'를 구성하고 노회가 지원하는 방식 정도였다.

'개혁신학'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이 많이 나왔다. 교회를 향한 공격, 전통적 가치관 붕괴 등의 시대에서 예장합동만의 신학적 가치를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제자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한국교회가 미래형 인재를 키워 내야 한다"며 △신앙고백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 △소명 받은 사역자 △교회를 세우는 사람 △가정을 세우는 사람 △천국을 기다리는 사람 등 9가지의 미래 인재상을 제시했다. 오 목사는 200억 원을 들여 새로남기독대안학교를 세워 운영 중이다.

가정을 세우기 위해 성 관념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양성 평등을 성 평등으로 고치자는 정치인들이 있는데, 믿는 국회의원들이나 총리가 이러면 안 된다"고 비판하며 '가정진흥원'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총회세계선교회(GMS) 지원자들이 줄어드는 위기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하나님의 생명의 법은 변함이 없는 만큼, 천국의 가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교적 장례 문화를 벗어나 '천국의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는 개혁신학적 장례 문화 정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순웅 목사(총회 부서기) 또한 '개혁신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아브라함 카이퍼 이름을 따서 '카이퍼정치경제사관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을 카이퍼 사상으로 무장시켜 거룩한 운동권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상이 안 되어 있으면, 급진 좌경 운동권에 다 뺏기고 장학금만 날린다"고 말했다.

정책 제언도 있었다. 총신대 함영주 교수는 총회 차원의 연구·개발과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 본부 교육진흥원의 독립과 교육진흥원에 최소한 6명 이상의 박사급 전임연구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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