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가 '님의 침묵'이라는 설교로 자신을 치켜올린 이종민 부목사에 대해 "용비어천가가 아니라 교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님의 침묵'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을 치켜올린 새에덴교회 이종민 부목사의 설교에 대해 소 목사가 공개적으로 해명했다. 소강석 목사는 8월 13일 설교에서 "담임목사가 성대를 잠시 잃은 특수한 상황에서, 교인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고 담임목사와 성도들 간 초연결, 이 영적인 네트워크를 강화시키기 위한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새에덴교회 이종민 부목사는 성대 수술 후 회복 중인 소강석 목사를 대신해 7월 16일 예배 설교자로 나섰다. 이 목사는 '님의 침묵' 이라는 제목으로 40분간 설교했다. 설교 중 마지막 10여 분은 소강석 목사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는 공생애 3년 동안 하나님이 맡긴 일을 온전히 이루고 십자가까지 이겼던 예수님의 일생을 닮았고 닮아 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며 소 목사를 소개했다.

"예수님의 일생을 닮고 또 닮아 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계시는 한 분이 계십니다. 눈치채셨죠? 우리 목사님이신데요. 지금 목사님은 성대 수술을 마치시고 하나님과 깊이 만나는 침묵의 시간을 갖고 계십니다. 또 그 침묵 시간을 통해 목회 제3기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이 목사는 소강석 목사의 신앙 일대기를 다룬 3분 분량의 간증 영상을 보여 준 후 설교를 이어 갔다.

"목사님께서는 성도들과 교회, 또 한국교회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오셨습니다. 지금 교계가 혼탁합니다. 또 목사님께서 하셨던 교회(사역)뿐 아니라 참전 용사 초청 행사, 오늘 보신 것처럼 목회 생태계 위해 반동성애 사역과 이슬람 대응, 안티 기독교 대응, 목회자 과세 문제 등 한 목회자와 한 교회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일을 행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시선이 우리 목사님께 집중돼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 목사님의 성대를 통해 침묵의 시간을 주신 것 같습니다. 그 하나님의 사인을 알고 그 절묘한 타이밍에 목사님은 안 하셔도 되지만 수술을 결정하시고 스스로 침묵의 자리로 들어가신 것 같습니다."

소강석 목사는 아무 말 없이 회중석에 앉아서 설교를 들었다. 당시에는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소 목사는 설교 후 하모니카로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과 '오빠 생각'을 연주했다. 소 목사의 연주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교인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여럿 비쳤다. 

이 설교가 공개되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용비어천가'라는 비판이 일었다.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를 '최악의 설교'라고 지칭하며 "설교의 주 목적은 하나님을 높여 청중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린내 나는 인간 목사를 드높이는 것은 강단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최악의 설교다. 사이비 집단에서나 하는 짓거리가 버젓이 정통 교단의 이름을 단 교회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강석 목사 "용비어천가 아냐"
"설교학 교수에게도 검증
청빙 마다하고 교회에서 사역 도와"

소강석 목사는 8월 13일 '리빙스턴 교회'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하며, 마지막 약 7분간 이종민 목사를 언급했다. 소 목사는 이 목사가 교회론적 적용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것이라고 했다. 자신도 당시 1부 예배 후에 이 목사에게 "그 부분은 안 하면 안 되느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것은 나의 소신이고 나의 진심 어린 고백이고 그리고 교회를 향한 나의 고백"이라며 이종민 목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소 목사는 "담임목사라도 설교를 터치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겨 있고, 원고를 설교학 교수에게 보내서 검증받고 설교를 하셨더라"고 했다.

소 목사는 소셜미디어에서 나온 반응을 거론했다. "비판을 충분히 받아들인다. 이해할 수 있다. 이해뿐 아니라 객관적 비판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너무 이분법적으로 비판하고 분석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이 목사는 자신을 대신해 한국교회 생태계를 살리려 뛰어다니는 목회자라고 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해 봤어요. 다윗을 비판하고 저주한 미갈이 다윗이 춤춘 현장에 있었더라면 과연 그렇게 비판했을까. 감동의 현장에 없었으니까 스스로 아웃사이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 이 목사님은 제 사역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분도 우리 교회 사역보다는 요즘 한 2~3년 동안 아예 한국교회 생태계 지킴이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월·수는 기본이고요. 하여간 삼성동에 나가서 김승규 장로님(전 국정원장)과 함께 그리고 저를 대신해서 각종 교계 모임에 (나가요)… 여러분 제가 다 못 나가잖아요. 본인이 나와서 저를 땜빵해 주고 얼마나 그 일로 많이 뛰어다녔는지 몰라요. (중략)

나 참. 이종민 목사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용비어천가 설교를 했다고. 여러분 중에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종민 목사는요, 지금까지 몇몇 지방 중형 교회에서 청빙을 했어요. 경쟁도 안 하고, 이력서도 안 내고 무조건 오라고 그래도 안 간 분이에요. 왜? 나와 우리 교회를 통해서 한국교회 생태계를 지킨다 그 말이죠. 참 (사람들이) 봉황의 깊은 뜻을 알고 그런 얘기를 해야죠.

물론 이종민 목사의 설교가 모범 설교는 아닙니다. 담임목사가 성대를 잠시 잃은 특수한 상황에서 성도들 가운데는 좀 연약하고 흔들리고 허전한 성도들이 있을 수 있잖아요. 희망을 주고 위로를 주고 그리고 담임목사와 성도들 간 초연결, 이 영적인 네트워크를 강화시켜 주기 위한 의도로 보여요.

어쨌든 나름 리빙스턴 교회를 이루기 위해서 그런 설교를 한 거지요. 만약 여러분, 이 목사님이 우리 교회 어떤 부목사님이나 시골 교회 목사님을 얘기했다면 이 목사님을 비판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나 담임목사 이야기를 하니까, '저 양반 용비어천가 부르는 거 아냐?(라고 하는 거예요)'"

소강석 목사는 "이 시대 대다수 사람이 대기업이면 무조건 미워한다. 그런데 대기업이 망해 봐라. 이 나라 경제지표는 어떻게 될 것이며 중소기업도 다 망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대기업 미워하듯이 큰 교회와 목사를 주시하는 분들이 많구나. 그럴수록 잘해야지. 우리 교회뿐 아니라 모든 교회가 리빙스턴 교회가 되도록 더 기도하고 섬겨야 되겠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교인들에게 "이 목사님을 깎아내렸던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도 들고, 특별히 내가 성대 수술 안 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우리 이종민 목사님께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여러분 이 목사님 힘내고 우리 한국교회 생태계 일 잘하도록 우리 격려의 박수 한번 하십시다"며 설교를 맺었다. 교인들은 이종민 목사에게 박수를 보냈다.

소강석 목사와 이종민 목사의 설교는 새에덴교회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이종민 목사 설교 중 관련 부분은 31분부터, 소강석 목사 설교 중 관련 부분은 32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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