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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노동자 만난 전명구 감독회장 "강도 만난 자 이웃 되겠다"

광화문 공동투쟁위원회 노동자 "비정규직 철폐, 노동삼권 보장에 함께해 달라"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7.08.08  14: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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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구 감독회장이 투쟁사업장공동투쟁위원회 노동자들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아사히글라스·현대자동차·하이텍알씨디코리아 등 여러 사업장 해고 노동자로 구성된 '투쟁사업장공동투쟁위원회(공투위)'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본부를 방문했다.

공투위 노동자 7명은 8월 8일 감리회 본부를 찾았다. 당초 전명구 감독회장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천막 농성장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8월 2일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면서 장소를 감독회장실로 변경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삼권 보장을 이야기했다. 사업장이 지방에 있고 작은 규모라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고 했다. 여러 사업장 해고 노동자가 공투위를 조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들은 직접 겪은 사례를 말했다.

"동양시멘트 안에는 정규직 노동자가 380명, 하청 업체 노동자 420명이 있다. 하는 일은 같지만 대우는 다르다. 하청 노동자는 16시간씩 일하는데 정규직은 그렇지 않다. 광산에서 일할 때도 하청 노동자에게는 마스크를 네 개만 준다. 한번 쓰면 버려야 해서 부족한 실정이다. 밥도 정규직이 먼저 먹고 하청 노동자들은 늦게 먹는다. 그런 상황에서 월 300시간 이상 일했다. 회사에서 살다시피했다. 노동부가 하청 노동자도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내리자, 회사가 그 다음날 하청 노동자를 전원 해고했다." - 김경래(민주노총 강원본부 동양시멘트지부 수석부지부장)

"현대자동차 판매점은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지점과 그렇지 않은 대리점으로 구분된다. 대리점은 직영점과 하는 일이 전부 같다. 그런데 본사는, 대리점 직원에게 4대 보험을 해 주지 않고 퇴직금도 주지 않는다. 노조를 조직하려 하자 사장이 두 달을 폭행했다. 60세 남자가 내 얼굴을 핥기까지 하더라. 도살장 끌려가는 기분이었지만 여기서 무너지면 동료들이 불이익 받는다는 생각에 신념으로 버텼다. 뉴스에서 3일간 톱 뉴스로 다뤘지만 그때뿐이었다. 회사는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는 즉시 노조원을 색출해 해고시켰다. 지난해 100명 이상 해고됐다. 노조 가입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 아닌가. 해고된 이는 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아직까지 복직을 안 시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벌금형으로 가벼운 처벌만 받았다. 너무 억울해서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헌법에 나와 있는 노동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 김선영(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 노동조합 위원장)

"아사히글라스에서 9년간 일하며 최저임금만 받아 왔다. 9년 일하든 한달 일하든 임금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점심시간이 20분 밖에 안 된다. 물에 밥 말아 먹듯 하며 지냈다. 도시락 상태도 좋지 않다. 우리(노조원)는 작은 잘못에도 시말서를 써야 했고, 빨간 조끼를 입어야 했다. 다른 노동자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다.

한 라인의 정원이 16명인데 14명, 12명으로 줄어든 적이 있다. 회사에 너무 힘들다며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회사가 들어주지 않아 노조를 만들었다.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회사가 어느 날 "전기공사 한다"며 하루 쉬라고 하더니 갑자기 문자 한 통 보내고는 전원 해고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은 우리 아이들이 그대로 받을 것이다. 아픔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힘든 건 사법부 판단이 나오기까지 오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불법 파견 같은 사건은 검찰 수사 2년이 지났는데도 진행이 안 됐다. 투쟁이 길어질수록 노동자가 힘을 못 쓴다. 당장 먹고살 돈이 어딨나." - 남기웅(아사히글라스 수석부지회장), 안진석(아사히글라스 지회 대의원)

해고 노동자들 이야기를 들은 전명구 감독회장은 "같은 동네에 있으면서도 한번 찾아뵙고 위로하고 격려해야 하는데, 그나마 농성장이 철거를 당해 없어졌다고 들었다.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심은 대로 거두는 게 성경의 진리고, 강도 만난 자의 진정한 이웃이 되는 게 주님의 뜻이다. 우는 자와 울고 고통당하는 자와 같이 고통당하는 게 하나님의 자녀가 살아야 할 방법이다. 비정규직의 아픔과 고민을 다 같이 알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규직과 같은 땀을 흘렸으면 같은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한국교회총연합회 창립으로)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을 추진 중인데, 개신교 1,000만 성도에게 이 문제를 공유하겠다"며 해결 방안을 다른 교단과 함께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전 감독회장은 이날 노동자를 위해 기도하고 금일봉을 전달했다.

지학수 본부장은 8월 21일 본부에서 비정규직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학수 본부장은 "곧 전명구 감독회장 명의로 목회 서신을 보낼 예정이다. 전국 교회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뜻을 모아 달라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만남을 주선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 정의평화위원회 남재영 위원장은 "노동자 절반이 비정규직이면 교인 절반이 비정규직이라는 얘기 아닌가. 여기 오신 분들이 겪은 일이 교회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관심 가져 주시기를 바란다. 자리를 마련해 준 감리회에 감사하다. 감리교인인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전 감독회장은 감리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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