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등 8개 교단에게 이단성을 조사받고 있는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가 자신이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권오륜 총회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교회교단장회의가 7월 31일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1면에 낸 '한국교회는 헌법 개정을 통한 동성 결혼과 동성애의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성명에 기장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임보라 목사는 주요 교단장이 낸 광고에 "교계가 들썩거릴 만큼 혐오의 광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교단장이라고 하는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분들이 모여 광풍을 부추기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교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개혁과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임 목사는 "종교계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되새기는 이 시기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교단장들이 혐오의 목소리가 아닌 자성의 목소리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임 목사는 총회장이 동성 결혼과 동성애 합법화 반대가 기장 총회 공식 입장이라고 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언제 기장 총회가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에 반대하자고 의견을 모았나"며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안건을 놓고 총회장이 한쪽 의견에만 동의를 표했다고 했다.

7월 9일 주일예배에서 성찬을 집례하고 있는 임보라 목사. 뉴스앤조이 이은혜

이어 그는 교단이 징계를 하든 노회가 징계를 하든 자신이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멈출 일은 없다고 밝혔다.

권오륜 총회장에게는 성소수자 기독교인을 만나 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기장 교단 안에도 성소수자 교인이 있다. 총회장은 성소수자 기장 교인을 순식간에 사회적 폐해를 주는 존재로 전락시켰다. 기장에 소속되어 있는 성소수자 교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임보라 목사는 편지를 8월 3일 오전 총회 본부로 발송했다. 성소수자 기독교인들 이야기를 담은 <하느님과 만난 동성애>(슘 프로젝트 지음, 한울), <예수 성경 동성애>(잭 로저스 지음, 한국기독교연구소), <성소수자 기독인 사례집>(차세기연)을 총회장이 시무하는 교회에 동봉하기도 했다. 그는 총회장이 편지와 책을 읽고 자신의 행보가 기장 목회자, 신학생, 교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