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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사람 모인 곳이 바로 교회"

한국 무교회주의 특징 '스스로 함, 배우고 또 배움, 그침'

최유리   기사승인 2017.08.01  13: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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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백소영 교수(이화여자대학교)는 "두세 사람이 모인 곳이 바로 교회"라고 말했다. 우치무라 간조에서 시작하고, 김교신·함석헌이 조선에 심은 '무교회주의'를 설명하는 중이었다. 그는 요즘과 같이 탈교회하는 가나안 성도가 늘어 가는 시대, 심지어 온라인으로 모인 것도 교회라고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백소영 교수는 새물결아카데미(김요한 대표)에서 '가나안 성도, 김교신과 함석헌을 만나다'를 주제로 4주간 강의에 나섰다. 새물결아카데미는 현재 개신교 안에서 관찰되는 탈교회적 교인들의 의미 추구가, 에른스트 트뢸치(Ernst Troeltsch, 1865~1923)가 말한 "종교사회학적으로 모든 종교 운동은 신자들의 공동체가 조직화되고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의 정점에 이르렀을 때, 본래적 동기를 상실하거나 살아 있는 신앙의 발현을 제한한다"는 맥락에 있다고 보았다. 다양한 해석으로 신앙에 질문을 던지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실험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무교회주의를 돌아보자는 강좌를 마련했다.

백소영 교수가 새물결아카데미를 통해 무교회주의 강의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무교회주의는 한국에도 100년 전부터 있었지만, 우치무라 간조나 김교신·함석헌은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이름이다. 백소영 교수는 7월 31일, 첫 강좌에서 무교회의 의미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무교회는 쉽게 말하면 '제도 교회'에 소속되지 않은 교회를 의미한다. 전통을 중시하는 제도 교회는 보통 일요일 아침마다 십자가와 강단이 있는 예배당에 모인다. 설교는 목회자의 권한이다. 무교회는 원칙적으로 이런 시스템이 없다. 목사도 없고 예배 인도자도 없다. 평신도끼리 자발적으로 모인다. 구성원에게 직분도 주지 않는다. 하나님을 부모 삼는 교회 구성원은 서로를 장로·권사·집사 대신 형제·자매로 부른다.

한국 무교회주의 1세대 김교신·함석헌 선생은 일본 유학 때 만난 우치무라 간조에게 영향을 받았다. 우치무라 간조는 미국인 선교사가 세운 학교에서 예수를 만나 영접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예수'와 '일본'에 두었다. 그는 자신이 받아들인 신앙을 '사무라이 복음'이라고 명명했다.

사무라이 복음은 서양 선교사와 일본인 모두에게 배척당했다. 선교사들은 복음은 보편 복음만 있을 뿐 우치무라 간조가 말한 사무라이 복음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인에게는 천황 말고 다른 신을 섬긴다고 비판받았다. 결국 주류 기독교 테두리를 벗어난 우치무라 간조는 "우리는 기독교계의 고아"라며 제도 교회를 빠져나왔다. 일본인 몇 명과 성경 스터디 그룹을 시작했다.

"무교회는 형식·제도·성직자가 있는 교회가 아니다. 신앙인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곳이다. 건물 교회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이들은, 한국교회사에서 이단 또는 교회를 폐하려는 사람들로만 언급됐다.

그렇다면 몇 명이 모여야 교회일까. 마태복음 18장에 두세 사람이 모인 곳이 교회라고 한다. 무교회 눈으로 보면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두 사람이 모여 교제하는 곳이 에클레시아, 즉 교회다. 교회를 이루는 최소 단위는 둘이다. 친구나 연인끼리 모여도 되고, 더 많이 모여도 된다. 제도 교회처럼 굳이 일요일에 만나지 않아도 된다. 언제든 만나 성경 읽고 신앙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교회다."

김교신·함석헌 선생 역시 우치무라 간조가 한 것처럼 비슷한 형태로 무교회를 만들었다. 백소영 교수는 한국 무교회 특징으로 △스스로 함 △배우고 또 배움 △그침 세 가지를 언급했다. 무교회주의는 늘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앙을 세워 간다. 성직자 권위에 기대 성경을 공부하지 않는다. 성경을 두고,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서려고 노력한다. 이런 특징은 목회자에게 성경을 해석할 권위를 모두 부여하는 한국교회에는 낯선 개념이다.

이들은 성경에만 몰두하지 않는다. 성경을 근거로 자신들의 삶을 톺아보는 일을 중시한다.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1세대들은 조선인들의 삶을 해석했다. 그 결과 1927년부터 1942년까지 조선총독부의 검열을 받으며, <성서조선>이라는 기독교계 월간 잡지를 만들었다. 기독교인의 눈으로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풀어낸 것이다.

<성서조선>은 1942년 158호를 마지막으로 강제 폐간됐다. 일본의 억압으로 고통받는 조선을 개구리에 빗댄 권두언 '조와'(弔蛙·얼어 죽은 개구리를 애도한다)라는 글이 문제가 됐다. 백소영 교수는, 무교회가 당시 겪었던 경험은 '멈춤'의 미덕으로 발현된다고 했다. 현상이나 자신이 해 온 업적에 연연하지 않고 그만둬야 할 때 그만둘 줄 아는 정신을 만든 것이다.

"무교회에는 여러 단점이 있지만, 그 단점들을 상쇄할 만한 큰 장점이 이 그침에 있다. 한국교회는 현재 많은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교회 세습이 그렇다. 내 자녀를 통해서라도 이 교회가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세습하는 것이다. 목회자가 그만둬야 할 때 그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한다. 성경은 이를 반성경적이라고 말한다. 무교회는 이런 문화를 경계하고 늘 비본질적 껍질에 대항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함석헌 선생은 무교회 정신을 '영원히 청년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소영 교수는 무교회를 소개한 저서 <우리의 사랑이 의롭기 위하여>(기독교서회)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한 참가자는 백소영 교수에게 "청소년들이 온라인으로 만나는 것도 교회라고 볼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백 교수는 온라인 모임 예배도 무교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무교회주의는 공간을 크게 중요하지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온라인 모임 중에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계성이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다며 "온라인 만남이 좋다 보면 자연스럽게 얼굴이 보고 싶어진다. 온라인 모임도 교회로 볼 수 있지만, 온라인 모임을 넘어 간간이 오프라인 모임도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백소영 교수는 이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현재 이화여대에서 강의하는 그는, 강의에서 만나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무교회로 여긴다고 했다. 비록 4개월간 자신이 주로 이야기하는 시간이지만, 서로가 신앙을 나누기 때문에 교회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한 공동체도 예로 들었다. 이들은 수요일 새벽 6시, 마트 주차장에서 모여 예배한다. 구성원 모두는 일요일에도 일하는 마트 직원이라, 일요일에 제도 교회에 갈 수가 없다. 이들은 예배를 위해 각자가 편한 시간에 만난다. 제도 교회가 갖고 있는 기준에서 보면 이런 모임은 교회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백소영 교수는 무교회주의 관점에서는 이런 모임도 교회라고 설명했다.

백소영 교수는 8월 21일까지 한 달 동안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새물결아카데미(영등포구 양평로 11 5층) 한국교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무교회를 설명한다. 두 번째, 세 번째 시간에는 각각 김교신·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살펴보고, 마지막 시간에는 탈교회한 '가나안 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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