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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데이트 폭력①] '데이트 폭력'이란 무엇인가

[인터뷰] 한국여성의전화 조재연 국장

최유리 기자   기사승인 2017.07.29  15: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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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자 친구를 폭행하거나, 자신에게 이별을 고했다고 여자 친구를 살해하는 사건이 잊을 만하면 신문 지면을 장식합니다. '리벤지 포르노'도 인격을 살해하는 범죄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심각한 사건을 비롯해 스토킹이나 원하지 않는 스킨십 등이 연인 관계에서 일어났을 경우 '데이트 폭력'이라고 합니다.

데이트 폭력은 최근 페미니즘 논의와 더불어 주목받고 있는 이슈입니다. 한국교회에는 생소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인 연인들 사이에도 데이트 폭력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폭력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드러나지 않았을 뿐 지금도 힘들어하는 여성이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교회 내 '데이트 폭력'을 취재합니다. 첫 번째 기사로 10년 전부터 데이트 폭력 문제를 알리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 조재연 인권정책국장과의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데이트 폭력의 뜻과 구체적인 사례 등을 들어 봤습니다. - 기자 주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한 여성이 지난해 4월 아파트 단지에서 무참히 살해당했다. 사람들에게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의 범인은 피해자와 교제하다 헤어진 남자친구였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자신의 일상을 감시하고 집착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했고 이별을 요구했다.

이별 소식을 들은 가해자는 두 달간 그녀를 스토킹하고 협박을 일삼았다. 24시간 동안 피해자의 집 근처에서 감시하거나 자해·자살하겠다며 그녀를 회유했다. 때로는 피해자와 가족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그녀에게 끊임없이 연락하고, 집과 직장을 찾아오기도 했다. 동영상을 유출하겠다고도 했다. 그의 행동으로 그녀의 일상은 점점 시들었다. 일주일간 직장에 가지 못하거나 실어증에 걸리기도 했다. 두 달간 피해자를 스토킹한 가해자는 어느 날 출근 시간에 찾아와 그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과도한 일상의 간섭이 헤어진 후 스토킹·협박으로 이어졌고, 살인 사건으로 번졌다. 데이트 폭력은 더 이상 '이 사람이 나를 너무 사랑하나 보다'라며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범죄다.

경찰청이 집계한 '데이트 폭력 발생 현황'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검거 건수는 △2010년 7,720건 △2011년 7,292건 △2012년 7,584건 △2013년 7,237건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2016년 8,367건이다. 그중 살인 사건이 매년 100여 건이니, 데이트 폭력으로 3~4일에 1명꼴로 사망하는 셈이다. 접수된 사건과 신고하지 못한 경우를 포함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트 폭력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온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이해시키기도 쉽지 않다. 연인 관계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다른 사람이 간섭할 수 없다는 인식도 강하다. <뉴스앤조이>는 7월 28일, 10여 년 전 '데이트 폭력'이라고 이름 붙이고 그 심각성을 알려 온 한국여성의전화 조재연 국장을 만났다. 그에게 데이트 폭력의 정의, 분류, 원인, 해결 방법 등을 물었다.

한국여성의전화 조재연 국장을 만나 데이트 폭력의 의미와 분류, 대처법을 들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데이트 폭력의 정의는 무엇인가.

한국여성의전화가 내리는 데이트 폭력의 정의는, 결혼하지 않은 연인 관계, 서로 호감이 있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 등을 말한다. 데이트 폭력에는 욕설, 구타는 물론 여성의 일상생활에 간섭하고 집착하는 일, 성관계 사진 유포를 빌미로 협박하는 행위, 피해자 가족에게 동거 사실을 알리겠다며 이별을 거절하는 일 등 다양한 행위가 포함돼 있다.

데이트 폭력에는 경제적인 것도 포함된다. 데이트·동거 비용 등을 언급하며 "6개월간 쓴 돈이 얼마이니 뱉어 내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여성의 명의를 도용해 돈을 갈취하거나 빌려 간 뒤 갚지 않기도 한다. 상담 사례로, 가해자는 여성이 원하지도 않는데 통장에 돈을 입금하고 그대로 돌려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여성이 돈이 없다고 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남성이 돈을 받겠다는 게 아니고 돈을 명목으로 여성을 괴롭히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사람들은 흔히 물리적 폭력만 데이트 폭력이라고 여긴다.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하거나 옷차림을 규정하는 등의 행위까지 데이트 폭력이라고 인식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데이트 폭력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통제'다. 통제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때리거나 살해 위협으로 행동을 컨트롤할 수도 있고, 비난하거나 여성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통제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눈물로 호소하고 설득하며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으로도 가능하다.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과 만나지 못하게 하거나, 사랑한다는 이유로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려는 목적에서 행동을 제약하며 통제하는 것이다. 다른 남성들이 보는 게 걱정된다며 여자 친구에게 짧은 치마, 가슴 파인 옷을 입지 말라고 요구한다. 이런 요구는 여성이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에 기반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남성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구속하고 통제하는 일을 미덕처럼 여겼다. 남성이 여자 친구에게 "밤에는 위험하니까 빨리 집에 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하며 귀가 시간을 정하는 구속을 여성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치부했다. 이런 성 인식 속에서 남성은 여성에게 자신의 요구를 주입한다. 폭언·폭행 등 폭력적 태도를 보이지 않아도 데이트 폭력이라고 부를 수 있다.

- 데이트 폭력이라고 규정하기 애매한 점도 많을 듯하다. 연인 관계에서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을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폭력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거다. 폭력은 자신이 가진 힘으로 상대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맞춰 가는 게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게 '서로'가 아니라 일방적인 것이라면 관계를 다시 고려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데이트 폭력을 감지했을 때 무조건 헤어지라는 게 아니다. 다만 스스로 생각해 봤을 때, 연애 전후로 자기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면,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인간관계 폭이 좁아지거나 생활의 제약이 커졌다면, 만나고 있는 사람 요구에만 맞춰서 생활한다면 잘못된 관계인 것이다.

- 데이트 폭력에는 합의하지 않은 성관계도 포함된다. 데이트 성폭력 역시 사람들 공감을 많이 못 산다. "여성도 원했으니 남성과 관계한 것 아니냐"며 여성을 탓하기도 한다.

부부 사이도 그렇지만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강간 역시 성폭력으로 보는 사람이 적다. 남성들은 진도를 빼야 한다며, 싸운 상태라면 화해하자며, 여성이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성관계를 요구한다. 최근에는 나체 사진이나 섹스 영상을 억지로 혹은 몰래 찍어, 헤어지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여성은 헤어지지 못하고 남성의 요구를 계속 맞춰 줄 수 밖에 없다.

성관계 도중 남성이 콘돔 사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원치 않는 임신은 여성의 몸과 정신에 큰 타격을 주지만, 남성들은 콘돔을 쓰면 '감각이 없어진다', '성욕이 떨어진다', '분위기 망친다'는 등의 이유를 댄다. 일부러 임신시키려고 콘돔 끝을 자르고 성관계하기도 한다. 이후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면, 여성이 낙태했다며 경찰에 신고한다. 성관계는 두 사람이 같이 했는데 피해는 여성이 보고 있다. 데이트 성폭력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한다.

여성이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고 남성의 태도가 강압적이었어도, 사람들은 여성 편에 서지 않는다. 대개 "너도 사랑하는 사람이잖아"라고 말하며 피해자 입을 막는다. 여성의 거절을 '내숭 떠는 것'이라고 오독하기도 한다. 한 번 관계를 맺은 사이에 성폭력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남성의 성욕은 본능이고 절대적인 것처럼 말하면서, 파트너인 여성은 그 성욕을 풀어 주고 해소해 줘야 하는 게 도리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남성의 성적 요구를 당연시하고 여자는 이를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는 인식이 문제다. 남성 중심적인 성 문화가 여성에게 올무가 되고 있다.

- 한국여성의전화는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해자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여성이 이별을 고하자, 남성이 스토킹을 했고 결국 살인까지 저질렀다. 이런 범죄를 '이별 범죄'라고 한다. 언론은 두 사람이 평소 문제가 없었고, 사랑에 배신당한 남성이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가락동 스토킹 살인 사건은 남성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다. 가해자는 교제할 때부터 피해 여성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고 점검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계속 메시지를 보냈다. 여성은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이별을 선택한 것이다.

이 사건을 우발적 범죄라고 보면, 문제의 원인이 가해자가 아닌 이별을 통보한 피해자에게 있다는 식으로 인식한다. 그러면 여성들은 또 '안전하게 이별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이 때문인지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 안전 이별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여러 차례 공유되는 등 인기가 있었다. 문제는 안전 이별이 아니라 스토킹과 살해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있다.

데이트 폭력은 신체적 폭행만 말하는 건 아니다. 연인이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려는 모든 행위가 포함된다.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 남성 중에는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물론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가 있고, 동성 커플에서 데이트 폭력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경찰청에서 데이트 폭력에 관해 조사한 경우만 봐도 피해자 대다수가 여성이다. 우리가 지난해 실태 조사한 경우도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90% 이상이었다. 여성이 가해자일 때도 있고 쌍방으로 문제가 될 때도 있지만 그것은 굉장히 소수다.

- '데이트 폭력'이라는 단어를 한국여성의전화가 2006년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는데 무엇이 변한 것 같은가.

2006년 전에도 데이트 폭력이라고 부르지 않았을 뿐, 이미 데이트 폭력 사건이 많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범죄의 위험성을 알리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어서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가정 폭력 상담을 하다 보면, 피해 여성이 결혼 전부터 폭력을 겪고 있던 경우가 많았다. 강간으로 억지로 결혼한 경우도 있다. 데이트 폭력이 곧 가정 폭력으로 변모하는 것을 보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0년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남성을 둘러싼 성 문화는 여전히 그대로다. 경찰청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로 "여성이 상추쌈을 씻지 않아서", "기분이 나빴는데 내가 하라는 일을 여성이 하지 않아서", "콩 껍질이 설익어서" 등이 있었다. 사람들은 살인 사건 같은 경우 가해자 남성에게 성격장애가 있다고 말하고, 경미한 사건인 경우 "남성이 화가 나면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건 당연한 일이 아니다.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는 없다.

데이트 폭력을 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데이트 폭력을 사적 영역의 일, 사소한 일로 치부한다. 사적인 일이기 때문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여성의전화는 데이트 폭력이 두 사람 간의 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더 개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적인 일이라고 외부에서 개입하지 않으면 피해자 여성은 더 고립되고 데이트 폭력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

-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기독교인도 상담한 적 있나.

기독교인 여성들은 교회 다니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교회가 여성에게 고정된 성 역할을 부여하고 강조하는 게 힘들다고 한다. 누누이 말하지만, 데이트 폭력은 여성을 통제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여성에게 고정된 여성성을 강요하고 주입한다면, 이건 목회자가 말씀과 교리를 통해 폭력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 된다. 교회가 폭력이 발생하기 좋은 문화를 제공하는 것이다. 목회자들은 교회가 폭력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이런 문화에서라면, 피해자가 어렵게 데이트 폭력을 알려도 교인들이 가해자를 두둔하는 상황이 일어날까 우려된다. 피해자를 믿기보다 의심하고 "네가 더 잘해라"는 식으로 말할까 걱정이다. 이건 피해자 입을 막는 일이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에게는 주변의 지지가 중요하다. 교회가 피해자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경찰에 신고하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줘야 하는데 고립에 일조하고 방치하지 않을까 싶다.

- 데이트 폭력을 저지르면 어떤 처벌을 받나.

데이트폭력특별법은 없다. 폭력의 양태에 따라 폭력죄, 모욕협박죄, 주거침입죄, 명예훼손, 성폭력 등에 맞춰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별도의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스토킹 경우 처벌 수위가 약하다. 현재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10만 원 이하의 처벌이 전부다. 처벌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현재보다 강한 수위를 적용해야 한다.

수사 과정도 마찬가지다. 현재 경찰 당국은 데이트 폭력 신고 주간도 만들고, 여성이 도움을 요청하면 바로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러나 경찰서에 모르는 사람 간의 폭력 사건과 데이트 폭력 사건이 접수됐을 때 처리하는 과정이 다르다. 연인 사이라면 "용서해 줘라", "화해하고 합의하라"는 식으로 많이 이야기한다. 경찰 역시 데이트 폭력은 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피해자가 처벌하고 싶다 해도 과정이 어렵다. 신고하기까지도 오래 걸리고, 증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폭력을 당하거나 범죄를 경험했을 때 자료를 남기지 않는다. 이상한 조짐이 보이면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 사진을 찍거나 당시 상황을 기록하거나, 병원 진단서를 떼는 등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증거를 남기라고 당부하고 싶다.

- 데이트 폭력을 인지한 여성은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일단 스스로 이상하다고 생각된다면 그 판단이 맞다. 문제를 제일 잘 아는 건 당사자다. 이상하다는 낌새가 있을 때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닥친 일이 폭력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인지하지 못하면, 가해자는 끊임없이 "내가 너를 사랑해서, 누구보다도 널 아껴서"라고 말하며 폭력을 정당화할 것이다.

간혹 상담하다 보면, 상대가 변할 거라고 기대하는 경우가 있다. 데이트 폭력만 없으면 이 사람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런데 상대가 변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그것보다는 지금 내가 괜찮은지 먼저 살펴보는 게 좋다. 구체적으로, 처음 폭력을 당했을 때 상대방에게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다. "한 번 더 폭력을 가하면 헤어지겠다"는 등의 반응을 하기를 권한다.

이후에는 피해자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살해 위협 등 폭력 가능성이 높다면, 직접 만나 설득할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단둘이 만나지 않아야 한다. 대신 믿을 만한 사람에게 꼭 이야기해라. 가해자는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같이 공감해 주고 해결할 사람이 많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데이트 폭력은 결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0년 넘게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한 넘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데이트 폭력은 사소하지만 사적인 일도 아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다음은 한국여성의전화가 분류한 데이트 폭력의 구체적인 항목이다. 여기에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이 포함된다. 데이트 폭력에 관한 자료는 한국여성의전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서적 폭력
- 상대방의 핸드폰, 이메일,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 등을 자주 점검한다.
- 옷차림을 제한한다.
- 학과, 동아리 활동을 못하게 한다.
- 일정을 통제하고 간섭한다.
- 통화가 될 때까지 계속 전화한다.
- 다른 사람과 통화하지 못하게 한다.
- 친구들을 못 만나게 한다.
- 누구와 함께 있는지 항상 확인한다.
- 다른 이성을 만나는지 의심한다.
- 같이 죽자고 한 적이 있다.

언어 폭력
-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
-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너 때문이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
- 수시로 욕을 한다.
- 과거에 했던 실수를 들먹이며 기분을 망친다.
- 친구들이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을 비방, 비하한다.
- 친구들 앞에서 나를 업신여긴 적이 있다.
-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무시한다.
- 위협을 느낄 정도로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
- 결별 후 자주 집이나 학교 앞으로 찾아와 다시 만나자고 한다.
- 죽이겠다거나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적이 있다.

성폭력
- 내가 원하지 않는데 성관계를 강요한 적이 있다.
- 내가 원하지 않는데 음담패설을 한 적이 있다.
- 내가 원하지 않는데 가슴과 성기 등 몸을 만진 적이 있다.
- 나의 기분에 상관없이 키스를 한 적이 있다.
- 애무를 하도록 강요한 적이 있다.
- 상대가 나에게 강제로 성기 삽입을 하려다 삽입 직전에 그만둔 적이 있다.
- 강압적으로 성기 삽입을 한 적이 있다.
- 포르노에 나오는 원치 않는 행동을 강요한 적이 있다.
- 싸우고 난 후 키스나 성관계와 같은 신체적 접촉을 통해 무마하려고 한 적이 있다.
- 내가 원하지 않은 성관계 동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신체적 폭력
- 집에 못 가게 막은 적이 있다.
-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부순 적이 있다.
- 발로 문을 차거나 주먹으로 벽을 친 적이 있다.
- 때리려고 한 적이 있다.
- 세게 밀친 적이 있다.
- 꼬집거나 할퀸 적이 있다.
- 뺨을 때린 적이 있다.
- 물건으로 때린 적이 있다.
- 손발로 때린 적이 있다.
- 목을 조른 적이 있다.
- 자해하겠다고 하거나, 실제로 자해한 적이 있다.
- 흉기로 위협한 적이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조재연 국장은 데이트 폭력의 핵심을 '통제'라고 설명했다. 여자 친구를 자기 뜻에 맞추게 하고, 여성의 행동을 제지하면 데이트 폭력이라는 지적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통제가 한국교회에서 유통되는 성 담론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는 점이다. 남성은 시각에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여성은 항상 외모를 꾸며야 하고, 남성이 시험에 들지 않게 하기 위해 여성이 옷차림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경의 몇 구절을 근거로 남성이 여성 위에 있다며 스스로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여성이 남성의 말에 순종하기를 종용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데이트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도 그것이 폭력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크리스천 연인들의 데이트 폭력 실태를 설문 조사하고 있다. 기사에 나온 것과 비슷한 일을 자신이 직접 경험했거나 지인의 사례를 알고 있는 경우 설문 조사에 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폭력'이라는 사실을 알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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