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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그리스도인 12명, 서울서 도쿄까지 달린다

선교 다큐멘터리 만드는 이성수 감독…7월 31일부터 참가자 모집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07.25  17: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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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국과 일본의 화해를 위해 그리스도인 12명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한국인 6명, 일본인 6명이 한 팀을 이뤄 서울에서 도쿄까지 34일간의 대장정에 오를 계획이다. 과거 일본은 부산에서 서울, 평양을 거쳐 만주 벌판까지 이어지는 기찻길로 병력을 실어 날랐다. '죽음의 군대'가 오갔던 그 길 위에서 펼쳐지는 여정의 이름은 '용서를 위한 여행'이다.

이성수 감독은 "일본 문제만 나오면 평소 작동하던 기독교 세계관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용서를 위한 여행' 프로젝트는 이성수 감독이 기획했다. 이성수 감독은 2013년 기독교인에게 학대당한 캐나다 원주민과 그들을 섬기는 한인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뷰티풀 차일드'(Beautiful Child)를 제작했다. 그릇된 복음과 문명 속에 괴로워하던 캐나다 원주민을 한국인 선교사가 돌본다는 이야기를 담은 '뷰티풀 차일드'는 개봉 이후 교계에 큰 반향을 이끌었다. 

'뷰티풀 차일드' 때도 그랬지만 이성수 감독은 자신이 일본을 주제로 영화를 찍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여전히 민감한 주제가 산적해 있다.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독도 문제 등 조금만 입을 잘못 놀리면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속에 자꾸 '일본'이라는 두 글자가 솟아나도 애써 외면하려 했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나님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일하신다고 하셨던가. 2016년 초, 우연한 기회에 한 집회에서 일본 교회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여럿 만났다. 다들 이 감독의 전작 '뷰티풀 차일드'를 언급했다. 일본 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해 달라는 부탁도 받았다. 한곳에서 집회가 끝나면, 또 다른 곳에서 요청이 들어왔다. 잘 알지 못하던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현지 개신교인을 만나면서 어느새 마음이 바뀌었다.

오야마 레이지 목사(왼쪽)는 2014년 정기 수요시위를 찾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과한 적 있다. 여정의 마지막 집회에서 오야마 목사가 강사로 나선다. 사진 제공 이성수 감독

'용서를 위한 여행'이라는 이름도 그래서 정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용서'라는 말을 들으면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 안에서 다 죄인인데 누가 누구를 용서할 자격이 있느냐 묻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해자가 생존하는 현실에서 도대체 누가 이성수 감독에게 일본을 용서할 대표권을 주었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 감독 생각은 다르다. 이성수 감독은 7월 25일 서울 관악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있다면 용서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현실에서는 한국 대표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리스도인이기에, 우리를 대신해 피 흘리고 죽으신 그리스도의 대표는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생면부지 일본 목사가 날 돕겠다고 한 것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세계를 보아야 할까. 예수님의 시선으로 한국과 일본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다른 나라에는 관대함과 냉철함을 유지하는데, 유독 일본 이야기만 나오면 기독교 세계관이 작동하지 않는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여 내 제자인 줄 알게 하라'고 말씀하신 주님은 과연 이런 것을 원하실까.

우리가 일제강점기 피해자지만 일본인들도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2차 세계대전 때 아들 셋을 전쟁에 보낸 일본 어머니가 있다. 아들들은 다 죽어서 명예롭게 야스쿠니에 신처럼 모셨다. 그렇다고 해서 이 어머니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강압적인 군국주의 제도 속에서 말도 못하고 울었던 사람들, 전쟁을 원하지 않았던 일본의 평범한 국민 또한 피해자였다.  한국교회가 생각의 영역을 조금 넓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이 부분을 한번 집고 넘어간다면 용서와 화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으로 일본 선교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용서를 위한 여행'은 한국과 일본 통틀어 34일간 진행된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용서를 위한 여행' 팀은 9월 18일 여정을 시작한다. 참가자 12명이 서울부터 도쿄까지 자전거로 달린다. 여기에 서울에서 부산 구간은 명성훈 목사(순복음성시교회), 히로시마에서 오사카 구간은 김인중 목사(안산 동산교회 원로), 후지에서 도쿄 구간은 정근두 목사(울산교회)가 함께한다. 

첫날은 서울역에서 경기도 화성 제암리교회까지 달린다. 제암리교회 희생자 추모 예배를 드리고 공주, 익산, 순창, 거창, 대구, 밀양, 부산까지 매일 50~70km를 달릴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을 주로 택했다. 예를 들면 순창에는 한때 일본이 놓은 철길이 지금은 자전거 도로로 바뀌어 있다.

화성과 대구, 부산 등지에서 머물 곳도 이미 정해졌다. 대구 동신교회(권성수 목사),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가 해당 지역에서 잠자리와 식사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성수 감독은 "여러 명이 함께 누울 곳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침낭, 텐트 같은 침구류는 팀원들이 자전거에 싣고 달릴 예정이다.

일본 여정은 한국의 두 배다. 일본에서 자전거 팀을 맞이할 교회는 이미 결정됐다. 한국처럼 규모가 큰 교회는 아니지만 이성수 감독의 취지에 공감하고, 화해와 용서에 관심을 둔 목회자들이 교회 문을 열기로 했다. 제일 작은 교회에는 실내에 팀원 전원이 머물 수 없어 절반은 교회 마당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쉬어 가기로 했다.

일본 오사카, 도쿄에서 두 차례 집회를 마치고 여정은 끝이 난다. 도쿄 집회에서 설교를 맡은 이는 오야마 레이지 목사다. 오야마 목사는 수차례 한국교회를 방문해 일본인 목사로서 한국교회 앞에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년에는 정기 수요시위에 참석해 일본 개신교를 대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성수 감독은 "오야마 목사가 지속적으로 사과 운동을 벌였고, 아시아에서도 그의 진심이 통했다"며 함께하는 이유를 밝혔다.

아카이시 준야 목사 부부는 자전거 여행에 참가할 뜻을 밝혔는데, 당회의 허락만 남은 상태다. 사진 제공 이성수 감독

9월 18일 서울을 출발해 10월 20일 모든 일정을 마치는 여행 다큐멘터리는 아직 준비 과정에 있다. 한일 양국에서 6명씩 참가하며, 7월 31일부터 본격적으로 참가자 모집에 들어간다. 구간별로 함께할 사람보다는 여정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할 사람을 우선으로 받을 예정이다. 

이미 확정된 참가자도 몇 명 있다. 밴쿠버에서 이 소식을 듣고 참가하는 사람,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함께하기로 한 청년, 자전거 묘기(BMX)를 하는 10살 소년, 40일 일정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고 당회의 허락을 기다리는 일본인 목사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참가를 결심했다.

부족한 제작비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채울 계획이다. 한국교회와 일본 교회 여러 곳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2018년 9월 개봉 목표로 작업에 돌입하는 '용서를 위한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02-585-5821(피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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