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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세금 공포' 가질 필요 없다

대다수가 면세점 이하 '미자립 교회'…정부에 마이너스일 수도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7.07.23  12: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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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소득세법이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종교인들의 소득세 징수를 강제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목회자도 근로소득이든 기타소득이든 한 가지를 택해 세금 신고를 해야 합니다. 6개월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인데요. 보수 교계를 중심으로는 아직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반대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번 기획을 통해 △종교인 과세 시행에 대한 교계 내외의 반응은 어떤지 △과세가 실제 목회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다가올 종교인 과세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수용해야 할지 차례로 짚어 봅니다. - 기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뉴스앤조이>는 7월 13일 평택에서 열린 종교인 소득세 신고 설명회에서, 종교인 과세 시행과 관련한 목회자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모인 목회자들은 대부분 월 200만 원 안팎의 사례비를 받았다. 이들은 자신이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에 큰 관심을 뒀다. 한 목회자는 기자에게 "200만 원 받으면서 5만 원만 세금 내라고 해도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은 근로소득 방식이나 기타소득 방식 중 한 가지를 택해 세금을 낼 수 있어서 어느 방식으로 신고해야 세금을 덜 낼 수 있는지 따지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계산해 본 결과, 여러 공제 때문에 한 달 실제 소득이 300만 원이어도 근로소득 방식이나 기타소득 방식 모두 세금이 발생하지 않았다.

세금을 내라고 하면 대부분 복잡한 계산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일반 근로자들도 회사에서 세금을 떼고 월급을 받기 때문에 잘 모른다. 목회자들도 세금에 공포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돼도 실제 세 부담을 지는 목회자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됐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6월 26일 인사 청문회 당시 다가올 종교인 과세를 언급하며 "과세 대상이 20만 명에 이르지만 대다수가 면세점 이하기 때문에 실제 세 부담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한승희 청장은 종교인의 연평균 소득이 목사 2,855만 원, 승려 2,051만 원, 신부 1,702만 원, 수녀 1,224만 원이라는 통계를 인용하기도 했다.

목사의 평균 소득이 2,855만 원이라면, 한 달 평균 238만 원을 받는 셈이다. 이 통계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5년 6월 '2014 한국 직업 정보 시스템 재직자 조사 기초 분석 보고서'에 근거한 내용이다. 직업별 30명을 면담 조사한 방식이기 때문에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목회자의 실제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목사의 월평균 소득이 238만 원이라고 해도, 4인 가구라면 근로소득세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16년 12월 발표한 '소득 수준별 세 부담 평가와 발전 방향' 보고서를 보면 "독신자의 경우 대체로 평균 임금의 35% 이하이면 대부분 면세가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4인 가구의 경우에는 소득이 평균 임금의 75% 이하면 대부분 면세가 된다. 평균 임금의 35%는 대략 1,400만 원, 평균 임금의 75%는 대략 3,000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4인 가구의 경우 한 달 생활비가 250만 원 미만이면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은 48% 수준이다. 소득세 납부 대상 국민 2명 중 1명은 실질적으로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기도 하다.

한국교회 형편상 대다수 목사의 소득 수준은 세금 납부와는 거리가 멀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교단들의 교회 30~40%가 자체 예산으로는 유지할 수 없는 미자립 교회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 교회자립지원위원회가 2015년 10월 내놓은 전국 교회 예산 통계 현황을 보면, 통계표에 입력한 8,712개 교회 중 미자립 교회는 3,267개로 전체 37.5%에 이른다. 미자립 교회의 평균 예산은 1,400만 원꼴이다. 한 달 재정이 12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도 전국 8,800여 개 교회 중 미자립 교회는 3,2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장통합 국내선교부 관계자는 "실제 미자립 교회로 분류되기를 원치 않거나 자립 교회여야만 할 수 있는 일들 때문에, 형편이 어려워도 자립 교회로 분류하는 교회의 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교단 목회자가 1만 8,000명인데 교회는 8,800개다. 1만 명은 부교역자라는 셈인데 이들의 평균 임금도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감리회는 연간 예산 3,500만 원 이하의 교회를 미자립 교회로 분류하는데, 2015년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6,300개 교회 중 48%가 미자립 교회였다.

반대 논리 중 하나가 "세금 내면 노조 들어온다"다. 사진 같은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한국교회는 노조를 결성할 형편이 안 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과세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세금을 납부하게 되면 직원들이나 부교역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이는 노조 결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교회 내 노조가 들어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다수 교회가 영세하기 때문에 "소득세 납부는 노조 결성으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크지 않다. 2015년 전국사업체조사 통계를 보면, 교회와 선교 단체 등을 포함한 5만 5,000여 기독교 단체 중 5인 미만 사업장은 5만 2,000여 개(94.5%)다. 실질적으로 노조를 결성할 만한 규모의 교회 자체가 많지 않을 뿐더러, 노동조합법상으로는 근로소득세 납부 여부와 상관없이 노동에 대한 대가성 임금을 받는 사람이라면 '근로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종교인 과세 시행과 관계없이 지금도 교회 내 노조 결성은 가능하다.

하지만 당장 한국에 있는 민간 부분 노조 조직률은 전체 10%도 안 된다. 노조 수는 5,640개고 1,829만 명의 임금 근로자 중 조합원은 160만 명으로, 전체 9.1%의 조직률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 목회자들에게 돌아갈 혜택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마이너스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게 EITC(Earned Income Tax Credit·근로장려세제)다. 이는 저소득자 가구에 세금 환급의 형태로 근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연간 근로소득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최대 230만 원까지 지원해 주는 것이다.

근로장려금에 이어 2015년에는 자녀 장려금 제도도 신설됐다. 부부 합계 연 소득이 4,000만 원 미만이면, 만 18세 미만 자녀에 대해 1인당 50만 원씩 최대 3명을 지원해 주는 제도다.

한국교회 영세 목회자들 규모를 고려했을 때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 세수 확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런 데서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종교인 과세 세수 규모를 200억 원으로 추산했는데, EITC 같은 세제 혜택은 제외한 것이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세금을 얼마 내야 하는지에 대해 실질적으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세 부담도 없고, 국가 입장에서는 종교인 과세 시행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종교인 과세 시행에 정부가 앞장선 것도, 조세 평등의 원칙을 지키라는 사회의 반발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하게 된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앞서 한 차례 근로소득과 기타소득 방식의 차이를 비교한 바 있다. 대다수 한국교회 목회자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자료 제공 최호윤 회계사

종교인 과세가 시행돼도 실제 한국교회에 미칠 영향은 적다. 대다수 작은 교회는 실제 세 부담이 없을 것이고, 대형 교회는 대부분 이미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안도의 한숨만 쉬면 되는 걸까.

수십 년간 지속해 온 종교인 과세 논란에서 한국교회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실질적인 문제나 혜택 등 경제적 유불리를 따지기에 앞서, 지금까지 세상과 다르다는 '성직자'로서의 책임감을 보였느냐는 것이다. 실제 납부할 세금이 있건 없건, 정확하게 신고하고 투명성을 유지하는 게 성직자의 책무가 아닐까.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최호윤 회계사는, 내가 낼 세금이 얼마고 받을 혜택은 얼마인지 따지기에 앞서 왜 세금을 내야 하고 그것이 하나님나라를 실현하는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기사는 이번 기획의 마지막으로, 10년 넘게 교회 재정 운동을 해 오고 있는 최 회계사의 인터뷰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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