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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보다 못한 교회의 영적 파산

[DJ진호의 직설] '박살 난 분배 정의'는 일부의 문제인가

DJ진호   기사승인 2017.07.22  00: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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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제보들은 모두 제보자의 허락을 받고 공개했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의미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교정 과정을 거쳤습니다. - 편집자 주

"성직을 어떻게
노동법에 맞추라고 하나"

지난번 칼럼 '한국교회 내 심각한 임금격차, 박살 난 분배 정의'가 게재된 지 얼마 안 되어 전화로, 문자로, 메시지로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 칼럼 하나로 이렇게 많은 피드백을 직접 받게 될 줄 몰랐다. 생각하지도 못한 결과였다.

담임목사만이 아니라 교역자(부목사·전임/심방/교육전도사·간사·신학생 등) 및 교회 직원을 두고 있는 교회들을 염두하고 작성한 글인데도 많은 항의가 있었다. 교회 내부에 존재하는 정의롭지 못한 임금격차 문제를 지적한 뿐인데 말이다. 한국교회의 다양한 이슈가 기사화되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돈 문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듯하다. 칼럼을 게재한 후 며칠간 돈 문제를 두고 강력한 욕설과 폭언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는 개신교인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힘들고 어렵게 목회하는 분이 대부분인데, 나이도 어린 전도사가 목회에 대해 뭘 안다고 글을 그렇게 쓰나. 한국교회 절반 이상은 부교역자를 쓸 수 없고 담임목사 혼자 목회하고 있는 교회인데, 그런 교회까지 싸잡아서 매도하면 안 된다. 목사나 전도사는 사명감으로 하는 것이고, 성직이고 봉사직인데 어떻게 세상의 노동법 기준에 맞추라고 말하나. 그간 교회를 위하여 고생한 담임목사에게 교인들이 알아서 챙겨드리는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나. 파트타임 전도사는 최저 시급보다 많이 받는다."

일부 무례한 항의를 제외하고 의견을 준 사람들에게는 성실히 답변을 보냈다. 비난과 항의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회에서 다양한 직분으로 섬기는 이들이 직접 겪은 사례를 보내 주었다. 이 이야기가 교회 내 임금 문제에 대한 좋은 자료가 된다고 생각했다. 제보들을 차근차근 정리했고, 이번 칼럼에서는 이 이야기들을 공개하고자 한다.

"8명 사례비 합쳐도
담임목사 못 따라가"
"장로들 반대로 퇴직금 없이
사찰권사 은퇴"

사례1(전도사) / 우리 교회 교육부에는 8명의 전도사가 있다. 8명 사례비를 다 합쳐도 담임목사 사례비를 못 따라간다. 담임목사에게는 그 외에도 교통비, 도서비, 자녀 교육비, 품위 유지비 등 추가적으로 받아가는 게 많다. 담임목사가 강단에서 재정이나 헌금 관련한 설교를 할 때면 나는 오히려 시험에 든다.

사례2(교인) / 우리 교회 담임목사는 월 700만 원 정도 받는다. 나는 지난해 교회에서 회의할 때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이 사실은 알고 난 뒤부터는 목사가 속물로 보인다. 특히 절기나 부흥회 때마다 헌금에 대한 설교를 하면 돈을 밝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나는 월급 180만 원 받아서 교회에 주정 헌금과 십일조를 내고, 식당 봉사를 하는데,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

사례3(교인) / 우리 교회는 70명 정도 모이는 작은 교회다. 교역자는 담임목사 한 명이다. 한 해 예산이 6,000~7,000만 원이다. 매년 담임목사 사례비로 3,000만 원 이상이 지출된다. 한 해 예산 절반이 담임목사 사례비다. 그런데 교회에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돈이 없다고, 절약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담임목사가 자주 그렇게 말한다. 내가 내는 헌금의 절반이 담임목사를 먹여 살리는 데 쓰이는 것 같아 찝찝한 느낌으로 헌금한다.

사례4(부목사) / 아내와 자녀 둘이 있는데, 매월 220만 원으로 생활한다. 월요일은 그나마 쉬는 날인데, 그마저도 갑작스럽게 심방이 잡히거나 호출이 있으면 근무를 해야 한다. 대체 휴일은 없다. 누군가에게 220만 원은 큰돈일 수 있지만, 서울에서 4인 가족이 겨우겨우 살아가려면 아끼고 아껴야 한다. 자녀 교육비나 도서비 등의 지원은 없다.

사례5(청소년부 교사) / 우리 교회 이야기인 줄 알았다. 우리 교회도 청소년부 예산을 삭감하고, 집사·권사·장로가 참여하는 해외 성지순례에 몇 천만 원을 들였다. 교회 돈을 자신들 즐거운 일에 쓰는 것 같다. 담임목사는 무료로 보내 줬는데, 교인·부목사·전도사는 절반씩 부담했다. 너무하다.

사례6(신학생) / 본교회가 지방에 있어 주말마다 내려간다. 교통비 20만 원 받고 간사라는 이름으로 사역하고 있다. 20만 원으로는 교통비밖에 되지 않아 더 나은 사례비를 주는 곳에서 사역하고 싶은데, 교회에서 놓아주지를 않는다. 담임목사에게 정중히 말씀드렸더니 돈 몇 푼에 본교회를 배신하는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하더라. 마음이 어려웠고, 이제는 선뜻 그만두겠다고 이야기하지 못하겠다.

사례7(교인) / 내가 보기에 부흥회도 친한 목사들이 끼리끼리 교회 재정으로 보너스 급여를 챙겨 주는 행동처럼 보인다. 연초 3일간 부흥회를 했는데, 강사 목사가 300만 원을 받아 갔다. 몇 달 지나지 않아 우리 교회 담임목사도 강사 목사 교회에 가서 부흥회를 하고 왔다. 비슷하게 받지 않았을까. 부흥회라는 이름을 걸고 서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 뒤로 부흥회가 은혜가 되지 않는다.

사례8(전도사) / 담임목사는 대형 세단을 타고 다닌다. 부목사들은 교회 봉고차를 타고 심방한다. 개인 승용차가 있는 부목사도 있기는 하다. 전도사들에게는 어리고 사고를 낸다는 이유에서 봉고차마저 몰지 못하게 한다. 담임목사 차 기름값은 전부 교회가 부담한다. 부목사는 자기 돈으로 낸다는데….

사례9(직원) / 교회에서 회계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10년 넘게 근무했다. 10년간 급여 인상이 거의 없다. 조금 올랐으나 일반 회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4대 보험도 가입이 안 되어 있다. 이런 것에 별생각이 없었는데, 기사를 보니 문제인 것 같다.

사례10(직원) / 교회 직원들 처우도 열악하다. 몇 년 전 은퇴한 우리 교회 사찰권사는 일한 지 15년 가까이 됐는데, 장로들의 반대로 퇴직금도 못 받고 초라하게 은퇴했다. 회사도 아니고 하나님에게 봉사한 것인데, 퇴직금을 주느냐는 논리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다니고 있다. 그리고 교회 직원에게 교역자만큼의 요구를 하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다.

사례11(부목사) / 유일하게 교회에서 아직 결혼하지 않은 부목사다. 수석부목사를 제외하고는 부목사들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사례를 받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까지 있는 목사들을 보면 도저히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목사인데도 아직 결혼을 안 해서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많다.

사례12(전도사) / 수련목회자로 사역하면서 월 150만 원을 받는다. 나는 사례비에 딱히 불만은 없다. 개척교회, 작은 교회 목사들보다 많이 받는다는 비판과 지적도 이해한다. 하지만 3년간은 교회에서 개같이 구르고 더러워도 버텨야 한다. 이것을 악용하는 담임목사가 너무 많다. 왜 부목사를 안 쓰고 수련목회자를 쓰겠나. 책임을 안 지고 3년만 풀타임으로 쓰다 버리면 되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더 힘든 목사도 많다는 상대적 논리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한다. 각자 모두가 힘들다.

사례13(교인) / 교역자로 담임목사, 전도사 3명이 있는 200명 정도 모이는 교회다. 전도사는 모두 파트타임이다. 담임목사에게 주는 돈을 다 합치면 월 500만 원이 넘는다. 3,000만 원 넘는 개인 승용차도 교회에서 사 줬다. 담임목사가 먼저 자가용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전도사들이 월 80만 원씩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사례14(전도사) / 우리 교회는 매 추수감사절마다 담임목사가 봉급 전액을 다 헌금하라고 한다. 부교역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헌금하고 있다. 담임목사도 내니까 다 그렇게 내라고 강조하는데, 담임목사 본인은 추수감사절 전 달에 본급여의 2배를 받는다.

사례15(교육부 교사) / 부서 전도사가 기도 제목을 나눴다. 학기 중인데 아직 등록금을 못 냈다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교회에서 전도사들 학비가 나오는 줄 알았다. 교육부 교사가 십시일반 모아서 후원했고, 여러 군데 도움도 받아 등록금을 낼 수 있었다. 반대로 담임목사 자녀는 대학 등록금과 학비가 전액 교회 재정으로 지원되고 있었다.

사례16(전도사) / 목사, 전도사라고 가난하게 살 이유는 없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같은 공동체 내에서 사례비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지면 나머지 교역자들은 자괴감을 느낀다. 담임목사가 검소·절약·청렴 관련 설교를 해도 하나도 안 와 닿는다.

사례17(직원) / 내가 아는 한, 나 같은 교회 직원 급여는 잘 오르지 않는 것 같다. 전문 직종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못 받는 것 같다. 교역자들 급여는 올라도 교회 직원 급여는 잘 안 오른다. 나도 몇 년간 동결이었다가 힘들어서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소폭 인상하더라.

사례18(직원) / 사회생활을 못하거나 능력이 부족해 일반 직장이 아닌 교회에 직원으로 취직한 것처럼 보는 시선이 너무 싫다. 교인들이 교회 직원에게 종 부리듯 갑질하는 일도 싫다. "나는 돈도 안 받는데 이렇게 봉사하고 일한다. 너는 교회에서 돈 받으니까 더 제대로 일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교회에서 이런 대접을 받으니 같은 신앙인으로서 너무 속이 상한다.

투명한 교회 됐으면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사례를 제외해도 적지 않았다. 이 문제가 중·대형 교회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사례를 보니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이는 헌금을 걷고 수입·지출이 있는 모든 교회의 숙제다. 당장 교회 규모와 재정 때문에 교역자를 못 쓰고 있는 것이지, 규모가 커지거나 재정 상태가 좋아져서 교역자·직원을 쓰게 됐을 때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교회가 정의로운 분배를 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물론 목회자와 교회 직원의 경력·경험에 따라 사례비 차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정의다. 그러나 지금은 그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다. 이는 정의롭지 못해서 발생하는 신앙 문제이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교회론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교회는 기업이 아니다", "교회에 기업의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기업보다 못한 경영 윤리, 재무 윤리를 보여 준다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울지 몰라도 영적으로는 진작에 부도가 났거나 파산한 교회일 것이다.

교회에서 돈, 재정 이야기를 하면 은혜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는가? 담임목사, 교역자, 교회 직원 사례비와 급여가 명확하지 공개되지 않고 '알면 다친다'는 식의 분위기가 있는가? 교회 수입과 지출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특정 사람들만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가? 교회 당회 등에 재정 문제와 관련해 질문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경우 교회를 분열하고 담임목사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여기지는 않는가? 당장 같은 교회에 있는 교인들 앞에서도 재정적으로 투명하지 않은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도 정직하고 떳떳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당했으면 좋겠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고 기도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다음 글에서는 교회와 노동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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