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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혐오 영상이 에이즈 예방 교육?

초등학생에게 영상 보여 준 어린이집 교사, 아동 학대 혐의로 피소

유영 기자   기사승인 2017.07.04  18: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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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중에 동성애자를 대표적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쉬워서다. 20가지 성소수자 중에 동성애를 제외하면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그런데 동성애 하나만을 두고 이거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한다. 남자끼리 사는 것도 괜찮지 않냐고 말하는 것을 받아들이면 뒤에 나오는 충격적인 것도 다 받아들여야 한다."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대구 달서구에 있는 장애 아동 어린이집 교사 최 아무개 씨가 6월 21일, 봉사를 나온 초등학생들에게 보여 준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설명이다. 최 씨가 학생들에게 보여 준 영상은 2015년 12월, 반동성애 활동을 해 온 염안섭 원장(수동연세병원)이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에서 진행한 반동성애 강의다. 염 원장은 영상에서 동성애에 이어 시체 성애, 기계 성애, 수간 등을 설명한다.

"성소수자인 호주의 남성이 개와 결혼한 모습이다. 부모와 친구를 불러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의 마지막은 개와 키스하고 끝났다. 이 사진에 개의 혀랑 맞붙은 거 보이죠. 성소수자들이 찾는 동물 매춘업소도 있다. 개들은 3달 후 사진처럼 처참하게 죽는다.

정신의학이 분류한 20가지 성소수자 중에 기계 성애자도 있다. 이 사람은 주차장에 멋진 차를 보고 차와 성관계를 했다. 자기 차가 아니다. 지하 주차장에 서 있는 다른 사람의 포르쉐다. 다음은 시체 성애자가 애인으로 삼았던 시체 사진이다."

충격적인 영상을 본 학생들은 부모에게 이야기했고, 부모들은 어린이집 교사와 관계자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현재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여 준 최 씨와 어린이집 관계자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시청한 유튜브 영상 중 시체 성애자와 관련한 영상. 염안섭 원장 강의 영상 갈무리

경찰 수사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염안섭 원장은 최 씨의 해명 글을 동성애를 반대하는 개신교인이 모여 있는 채팅방에 올렸다. 해명 글에는 "대구 동성로에서 6월 24일 동성애자들의 퀴어 문화 축제가 또 열린다는 얘기에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한 마음에, 우리 시설에 봉사 온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염안섭 원장의 강의를 보여 주게 되었다"고 나온다.

"조사 결과 (학생들에게) 해를 입힐 의도가 없었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되자, 학부모들은 구청과 경찰서, 대구MBC, 네이버 등에서 보도와 기사를 사정없이 내고 있다. 대구MBC에 보도된 내용은 터무니없는 편집으로 보도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상부 관계 기관에서는 인사위원회도 열지 않고, 민원의 불을 끄기에 급급하여 원내 징계로 해고와 휴직을 독려받은 상태다. 제가 정말 해고 또는 정직을 받을 만한 일을 했다면 사법기관의 결과에 따라 달게 받겠으나 아직은 아니다. 동성애의 심각성과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이렇게까지 일파만파 커져야 하는지 당혹스럽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반동연·주요셉 대표)는 7월 1일 최 씨의 행동을 두둔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대구MBC의 '마녀사냥'식 편파 보도이며, 언론의 공정성을 망각한 처사라는 것이다. 반동연은 "동성애의 실상이 제대로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현실에서 그 적나라한 실태를 처음 접하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 씨의 행동은 단순한 에이즈 예방 교육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에게 에이즈 예방 교육을 시키려고 교육 자료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제대로 된 자료가 없었다고 한다. 결국 염안섭 원장이 연세중앙교회에서 한 강의를 발견했다. 해당 동영상이 네이버에서 연령 제한 없이 공개돼 있고 동영상에 어린이들까지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별다른 의심 없이 선정해 아이들에게 20분가량을 편집해 정상적으로 시청 지도하면서 보여 줬고, 시청이 끝난 후엔 아이들과 충분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최 씨는 경찰 조사까지 마쳤다. 침소봉대하지 말아야 한다."

성소수자 인권 단체는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내용을 담은 영상을 교육에 사용했다는 사실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뉴스앤조이>와 통화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내용의 편파적 영상을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보여 준 것은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에이즈 교육을 위해 영상을 보여 줬다고 말하는데, 염 원장의 에이즈 혐오 발언도 심각하다. 그런 강연을 보여 준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심어 주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야 할 나이에 성 개념을 왜곡하는 영상을 보여 주는 건 올바르지 않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성평등과정의 분과 자캐오 신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에서 게토화된 한국교회가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캐오 신부는 "'그들만의 리그' 같은 신앙 기준으로 성소수자 문제를 바라보는 일부 보수 개신교의 모습을 사회는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 개신교는 신천지를 비윤리 단체로 규정하고 사람들을 미혹한다고 말한다. 사회에서는 반동성애 주장을 펼치는 보수 개신교를 보며 같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보수 개신교가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여겨지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영상을 보여 준 교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성해야 한다. 교육자는 학생이 스스로 판단할 힘을 길러 줘야 한다. 세뇌하듯 일방적 주장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신앙인으로서, 교육자로서 문제가 없는지 돌아보고, 문제 의식을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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