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교회 ㅎ 원로목사가 교회 땅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ㅅ교회 ㅎ 원로목사가 교회 땅을 사유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ㅅ교회(ㅎ 목사)는 평택에서 가장 오래된 감리교회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교세는 2000년대 들어서 새 예배당을 건축하며 급속히 커졌다. ㅎ 원로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경기연회 감독을 지냈다. 지역과 교단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런데 최근 15년 전 건축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건축 당시 교회 땅이 사라지고, 같은 기간 담임목사였던 ㅎ 원로목사 땅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문제를 제기한 교인은 예배당을 지은 건설업자 ㅇ 씨와 ㅅ 장로 등이다. 

문제의 핵심은 교회가 건축 자금 마련 명목으로 처분한 7필지다. 이 땅은 1998년 교회가 ㅎ 원로목사에게 명의를 신탁한 곳이었다. 교회를 위해 언제든지 처분할 수 있도록 해 둔 상태였다. 교회는 새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이 땅을 팔았다. 교회가 2002년 보고한 '건축 감사 자료'와 2016년 발표한 '기획위원회 입장'을 보면, 서정동 땅 3필지를 4억 1,000만 원에 팔아 건축 통장에 입금했다. 나머지 4필지도 팔고자 했으나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당시 건축위원장 조 아무개 장로가 교회 건축비 10억 원을 대신 갚았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 말은 다르다. 이 땅들은 교회 건축 감사 자료 내용과 달리, 서로 다른 시점에 매매됐다는 것이다. 실제 <뉴스앤조이>가 해당 필지 등기부 등본을 열람해 본 결과, 이 땅들은 2001년 11월, 2002년 1월, 2003년 5월, 2003년 6월, 2003년 7월, 2010년 8월 등 모두 다른 시기에 소유권이 이전됐다.

의혹은 이뿐이 아니다. 교회는 기획위원회 명의로 2016년 교인들에게 배포한 문건에서 3필지를 "평당 20만 원에 매매했다"고 했지만, 문제를 제기한 교인들은 "등기부 등본상 매수자로 되어 있는 사람 중 한 명에게 직접 문의한 결과, 당시 교회는 평당 60만 원에 팔았다"고 했다. 교회가 이 사람과 매매한 땅 면적만 1,200평이다. 교회 주장과 평당 40만 원, 총 4억 8,000만 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뉴스앤조이>는 이 발언이 담긴 당시 거래인의 녹취를 직접 확인했다.

교회가 당시 건축위원장에게 땅 4필지를 넘기고 그 대가로 건축빚 10억 원을 해결했다는 주장도 등기부 등본 기록과 배치된다. 이 땅 중 한 필지는 2010년까지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어 있지 않았고, 2010년 고덕 신도시 개발로 평택도시공사에 수용됐다. 명의자 ㅎ 원로목사가 12억 원을 보상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교인들은 "건축위원장 조 아무개 장로에게 땅을 넘겼다면 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ㅅ교회가 있는 평택시 서정동 일대는 2008년 고덕 신도시 개발로 택지 개발이 확정되면서 땅값이 전체적으로 큰 폭으로 뛰었다. 교회가 소유했던 7필지는 약 5,000평 규모로 2017년 공시지가상으로만 42억 원대 땅이다. 교인들은 15년 전이긴 하지만, 7필지를 14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추측했다. 게다가 들어온 돈마저도 입금 기록을 확인할 수 없고 등기부상 기록과 다르니 의혹은 더욱 커졌다.

별표는 ㅅ교회와 연관된 부동산들이다. 주황색 원은 건축 과정에서 처분한 땅이다. 서정리역 왼쪽으로 고덕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이 일대 토지는 전부 수용됐다. 보라색 원은 ㅎ 원로목사 일가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이다. ㅎ 원로목사는 이 땅들이 원래 교회 땅이 아니라 사유지였으며, 일부는 건축 중 돈이 없는 교회를 위해 자신이 매입한 것이라고 했다. 
별표는 ㅅ교회와 연관된 부동산들이다. 주황색 원은 건축 과정에서 처분한 땅이다. 서정리역 왼쪽으로 고덕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이 일대 토지는 전부 수용됐다. 보라색 원은 ㅎ 원로목사 일가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이다. ㅎ 원로목사는 이 땅들이 원래 교회 땅이 아니라 사유지였으며, 일부는 건축 중 돈이 없는 교회를 위해 자신이 매입한 것이라고 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교인들은 이 땅 매각 대금 일부가 ㅎ 원로목사의 다른 부동산 매매 자금으로 쓰이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있다. 실제 교회 땅이었던 지산동 땅 2필지 등은 교회 건축 시기에 ㅎ 원로목사 자녀 명의로 넘어갔다. 이 땅에는 단독주택이 1채씩 지어진 상태다. 미국에 있는 두 아들이 임대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ㅅ교회는 ㅎ 원로목사가 재임하는 기간, 인근에 교회 5개를 개척했다. 교회에서 반경 500m 이내에 개척한 ㅇ교회와 ㅍ교회는, 각각 ㅎ 원로목사의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목회했다. 큰아들은 이후 ㅅ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작은아들은 미국에서 목회하고 있다.

두 교회가 있던 부지에는 현재 교회와 아무 상관없는 건물이 들어서 있다. 한 부지에는 빌라 두 동이 지어져 30여 가구가 입주한 상태고, 다른 한 부지에도 일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임대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 땅은 구획 정리가 비교적 최근에 이뤄져 등기부 등본에서 원소유자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충북 영동군 교회 수양관 인근에도 ㅎ 원로목사 땅이 있다. 영동에 건축된 ㅅ교회 수양관 앞 2,000여 평이다. 교인들은 ㅎ 원로목사가 이런 땅을 살 돈이 어디서 났겠느냐며, 자금 출처를 의심하고 있다. ㅎ 원로목사가 교회 건축 과정에서 처분했던 땅의 매매 대금으로 교회의 다른 땅들을 사들이는 데 쓴 건 아니냐는 것이다.

의혹을 제기한 한 장로는 "ㅎ 원로목사님이 평소 교회로부터 받는 돈은 모두 헌금하신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그 말에 감복해서 퇴임하실 때 서정동에서 제일 좋은 롯데캐슬아파트를 구입해 드렸다. 4억 원이 넘는 아파트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교회 땅이 목사님 땅으로 다 넘어간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주 속은 기분이다. 그런데도 교회에서는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인은 "등기부 등본 확인하는 데 1통당 1,000원이다. 등기부만 봐도 의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교회는 의혹을 제기하는 교인들에 대해 권사 공천을 유예하고 장로 파송도 미루고 있다. 그러지 말고 의혹을 무마할 합리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4년부터 ㅎ 원로목사에게 내용증명을 6번 보내 해명을 요구했지만, 교회가 내놓은 해명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결국 2017년 1월 수원지검 평택지청에 횡령 등의 혐의로 ㅎ 원로목사를 고발했다.

교회 "장로 전원이 문제없다고 확인
통장 사본, 부동산 계약서 찾기 어려워
재산 많다고 교회 돈 도둑질한 건가"

교회 입장은 다르다. <뉴스앤조이>는 6월 29일, ㅎ 원로목사와 아들 ㅎ 목사, 교회 수석장로, 그리고 당시 건축위원회 서기장로를 함께 만나 해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재적 3,000명 교인 중 ㅎ 원로목사 부자에게 문제 제기하는 사람은 20여 명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교회에서는 2014년 7월, 장로 전원에게 "ㅎ 원로목사가 교회 재산을 착복한 일이 없음을 확인한다"는 확인서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ㅎ 원로목사는 "문제 제기하는 사람이 교회를 건축한 사람이다. 교회 건축비 정산 과정에서, 자신이 6억 원은 더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게 잘 안 되니 저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건설업자 ㅇ 씨와의 관계가 처음에는 좋았지만, 교회가 ㅇ 씨에게 하자 보수 요구를 하자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갈등이 생겼다고 말했다.

ㅅ교회 수석장로는 교회 땅 매매 과정에 불법은 없었다고 했다. "당시 우리가 평당 20만 원에 매매한 게 사실이다. 우리가 땅을 판 시기에, 바로 옆 부지가 20만 원씩에 팔린 기록이 있다. 이것이 당시 그 땅의 시세를 말해 준다"고 했다.

7필지 매매 시점이 교회가 제시한 자료와 다르고 조 아무개 장로에게 소유권 이전이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들 ㅎ 목사는 "조 장로의 의도는 우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조 장로는 개인 재산으로 헌금만 10억 원 이상 하신 열정적인 분이다. 등기해 가시라고 했지만 등기비도 들고 하니 미룬다고 하셨다"고 했다. 명의는 ㅎ 원로목사 땅으로 계속 유지돼 있었지만 실제 소유주는 조 장로라고 했다. ㅎ 원로목사는 "2010년 토지 수용 보상금 12억 원을 받았고 이를 모두 조 장로에게 줬다"고 말했다.

문제가 없다면 의혹을 제기하는 교인들에게 통장 사본이나 부동산 매매 계약서만 제시하면 간단히 끝날 문제 아니냐고 묻자, 아들 ㅎ 목사는 "당시 관리하던 통장이 굉장히 많았다. 또 재정을 수기로 작성할 때라 저희도 최선을 다해 정리한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는 찾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건축 기간 교회 땅이 줄어들고 ㅎ 원로목사 땅이 늘어난 이유, 그리고 ㅅ교회가 개척한 교회들이 지금은 ㅎ 원로목사 부자의 사유지가 돼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ㅎ 원로목사는 "그 당시 교회 건축 자금 때문에 내가 1필지당 5,000만 원씩 두 필지를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석 장로 또한 "감독(ㅎ 원로목사)이 교회 땅이 안 팔리니 십자가 지시는 마음으로 대신 사신 것이다. 그 이후에 하나님이 축복하셔서 그 땅이 폭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ㅇ교회·ㅍ교회를 개척한 곳은 교회 땅이 아니라 원래부터 ㅎ 원로목사가 30년 전에 사 둔 사유지라고 했다. 아들들이 개척해 목회하다가 큰아들은 ㅅ교회 담임목사가 됐고, 둘째 아들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아들 ㅎ 목사는 "아버지가 부임 초기 친척들 돈을 끌어다 땅을 사 둔 것이다. 이 땅은 개인 재산이다"라고 했다.

아들 ㅎ 목사는 "솔직히 아버지가 재산이 많다. 교회 사례비는 제대로 받지 못하셨지만, 부흥회를 500번 이상 다니시면서 모아 두신 돈이 있다. 청빈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일부 교인 주장처럼 교회 재산을 도둑질했다거나 도둑으로 모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세습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하겠다고 했다. 아들 ㅎ 목사는 "아버지로부터 부와 권력을 물려받은 건 아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의 상대적인 박탈감, 비판은 평생 제가 십자가로 지고 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ㅎ 원로목사는 "33년 목회한 이후 건축까지 하면서, 젊은 사람이 이 교회를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교인들은 만장일치에 가깝게 아들 ㅎ 목사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ㅅ교회 장로들은 2014년 ㅎ 원로목사에게 문제가 없으며, 일부가 문제 제기할 이유가 없다는 확인서를 썼다. 당시 건축 과정을 잘 안다는 장로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ㅅ교회 장로들은 2014년 ㅎ 원로목사에게 문제가 없으며, 일부가 문제 제기할 이유가 없다는 확인서를 썼다. 당시 건축 과정을 잘 안다는 장로들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은 6월 27일, ㅎ 원로목사를 불기소처분했다. ㅎ 원로목사는 "피고발인 조사 등에 출석해 보니 불기소 처리될 것 같았다"며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목회자 양심상 교인들을 고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교회는 향후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문제 제기하는 교인들도 이 사건은 불기소 처리가 될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 한 교인은 "업무상 횡령 공소시효가 10년(개정 전 7년)이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 '형사처벌은 어렵고 민사 소송을 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는 식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항고와 재정신청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고, 형사책임이 없다고 해서 ㅎ 원로목사가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점을 계속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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