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 전역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지 2년,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젊은 복음주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 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6월 8일부터 18일까지 미국에 사는 성인 2,504명을 대상으로 동성 결혼 지지 여부를 조사했다.

6월 26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연령, 성별, 인종, 지지하는 정당, 종교 등으로 응답자 그룹을 나누고 그 안의 변화를 기록했다. 백인 복음주의자, 성공회·감리회·루터회 등 백인 주류 개신교인, 흑인 개신교인, 가톨릭 등 기독교계 종교 그룹에서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그동안 동성 결혼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 온 백인 복음주의자 그룹에서도 변화는 진행 중이다. 반대 의견이 여전히 많지만 전체 비율로 보면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는 2007년 14%에서 2017년 35%로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0년 전에 비해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복음주의자, 주류 개신교인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 출처 Reconciling Ministries Network

복음주의자 그룹을 연령별로 나누면 더 확실한 차이를 알 수 있다. 1928~1964년 태어난 복음주의자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12%에서 26%로 14% 증가했고, 1964년 이후 태어난 복음주의자는 19%에서 47%로 28% 상승했다.

동성 결혼을 바라보는 젊은 기독교인 시각이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복음주의 기독교 대학 휘튼칼리지(Wheaton College) 교목실에 있다가 공개적으로 동성 결혼을 인정한 뒤 사임한 줄리 로저스(Julie Rodgers) 이야기를 실었다. 여성 동성애자 로저스는 탈동성애 운동 단체인 '엑소더스'에 몸담은 경험이 있다.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없어요.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 문제예요. 목사 혹은 교회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성소수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밝히면, 교인들은 그때부터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때로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하거든요."

<하나님과 게이 크리스천>이라는 책을 쓴 매튜 바인스(Matthew Vines)는 <워싱턴포스트>에 "젊은 복음주의자들이 생각을 바꾼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제도적인 변화를 이끌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동성애자 바인스는 기성 교회의 동성애 인식 변화를 추구하는 '개혁프로젝트'(The Reformation Project) 대표다.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젊은 복음주의자가 증가한 현상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은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 포커스온더패밀리(Focus on the Family) 글렌 스탠튼(Glenn Stanton)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가 동성애 이슈를 바라보는 젊은 복음주의자들의 변화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스탠튼은 미국의 많은 젊은 세대가 결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동성 결혼에도 찬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40대 복음주의자가 오랜 공교육 때문에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는 황당한 주장도 있다. <질문하는 아이 대답하는 부모>(생명의말씀사) 저자 알렉스 맥팔랜드(Alex Macfarland)는 <크리스천포스트>에 "미국은 공교육 시스템을 정착한 지 50년 정도 됐다. (그 기간에) 하나님 기준의 도덕과 윤리에서 멀어진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25~30년 사이에 정교분리를 주장하는 세속주의자들이 이야기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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