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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질 높여야 대안 학교 인정받는다"

대안 학교 내실화 위한 정책 토론회 "대안 교육 제도화, 사회적 합의 필요"

유영 기자   기사승인 2017.06.29  14: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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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유영

[뉴스앤조이-유영 기자] 많은 사람이 대안 학교를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인식한다. 시민뿐 아니라 정부도 대안 교육을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한 정책으로 여긴다. 현재 정부가 학교 부적응 학생을 위해 대안 교실을 설치한 학교는 전국에 1,159개다. 학생에게 위탁해 교육하는 대안적 위탁학교도 264개다. 제도권 대안 교육에 사용되는 정부 예산만 60억 원에 이른다.

현재 제도권 밖에 있는 대안 학교가 몇 곳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비인가로 운영되는 학교가 많다 보니, 정부도 숫자를 파악하기 어렵다. 기독대안학교연맹(이사장 정기원)에 가입한 대안 학교는 82개다. 비인가 학교들은 정부 지원을 받기 쉽지 않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제도권에 들어가야 한다. 교육부에 정식 인가를 받은 '인가 학교'만 정부 지원을 조금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대다수 대안 학교가 인가받지 않으려고 한다는 데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가를 받으면 교과의 자율성이 침해받기 때문이다. 국어와 사회 과목 등을 교육부 교과 기준에 맞춰야 하고, 학생 성적을 교육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국가 기준은 대안 교육 가치와 상충하는 경우가 있어, 대다수 대안 학교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안 학교들은 인가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월 28일,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이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박찬대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대안 학교 내실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는 '대안 학교 등록제'가 다뤄졌다. 800여 명 참석자가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킬 정도로 토론회 열기는 뜨거웠다.

"학생 보호 위해
'대안교육진흥법' 제정 필요"

현재 비인가 대안 학교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학력 인정 외에도 인가제에는 대안 학교 현실과 맞지 않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발제자 박현수 교장(별무리학교)은 대안 학교들이 인가제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대안 학교가 제도화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교육의 자율성을 지키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교육의 공공성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의 자율성이 없으면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없다. 정부 인가를 받으면 교육 자율성이 침해받는다. 학교 안정을 위해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면 대안 교육의 정신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해 교사 처우가 좋지 않더라도 많은 대안 학교가 인가받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다.

대다수 대안 학교는 획일화한 교육에서 벗어나 공동체성을 기르고 개성을 살리는 교육을 추구한다. 국가가 만든 단일화 교육 체제로는 4차 산업혁명과 창의적 인재 양성 등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다. 우리 교육이 근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통적 교과와 교사 중심의 사고로는 학생이 원하는 학습 요구를 채우지 못한다."

박현수 교장은 '대안교육진흥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이 법의 테두리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대안교육진흥법에 '대안 학교 등록제'를 추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안 학교 등록제가 실행되면 학교는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학교 밖 청소년으로 분류되지 않고,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교육청 인가가 필요 없으니, 교육 당국이 대안 학교의 교육 자율성을 침해할 가능성도 작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대안 학교 교사와 학생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좋은교사운동 임종화 공동대표는 대안 학교 등록제 시행을 위해서는 오히려 공교육의 질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했다. 임 공동대표는 "당장 내년부터 대안 학교 등록제가 시행하고, 대안 학교가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임 공동대표는 사회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대다수 학생은 국가가 주도하는 교육 과정을 따르는 일반 학교에 다녀야 한다. 공교육보다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자유롭게 교육할 수 있는 대안 학교가 법적 테두리 안에 들어와 학력도 인정받고 국가 지원까지 받는다면, 다른 학부모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자사고 등 교육 자율성을 내세우며 학교를 운영하는 교육기관들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 특권 교육이라고 비판받는다. 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크게 무너진 상황이다.

특권 교육 때문에 국민은 국가 주도 교육을 지지한다. 학생들의 교육 기회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 학교의 철학이 훌륭하다고, 국민들이 대안 학교 지원과 제도화를 인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안 교육이 제도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공교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활동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사고 폐지와 내신 절대평가, 학점제 도입 등이 이뤄지도록 도와야 한다.

공교육이 질 높은 교육을 할 수 있다면, 사회도 대안 교육 제도화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 공교육 질이 높아지면 많은 학부모가 대안 교육을 선택한 학생들을 보며, 다른 교육을 선택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안 학교 등록제와 정부 지원 등 법제화가 더 수월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와 대안 학교 관계자의
신뢰 회복이 먼저"

국회 입법조사처 이덕난 박사는 대안교육진흥법을 제정할 때, 많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입법 필요성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참가자들을 위해 지난 19대 국회에서 대안 학교와 관련해 발의되었던 내용을 평가하며, 20대 국회에서 발의될 때 필요한 부분을 분석해 발제했다.

"현재 대안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가치는 공교육에 많이 편입되었다. 예를 들어 2012년 김춘진 의원은 관련법을 발의하면서 '공교육이 간과하기 쉬운, 체험 교육과 인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학교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포함하는 등'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체험·인성 교육은 공교육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체험 교육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실천하고, 인성교육 진흥법도 제정했다. 같은 취지로 발의해서는 사회적 공감을 얻기 쉽지 않다."

19대 국회는 대안 학교와 관련해 발의된 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이 박사는 지난 국회에서 대안 학교 등록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대안 학교 관계자의 신뢰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에서 대안 학교 등록제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려고 했을 당시, 대안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가 반대하는 의견을 제출했다. 교육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교육부로 대표되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 생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학교 관계자들이 등록제가 시행되면 정부 지원이 늘지 않는데, 규제만 강화되지 않을까 불신하는 것 같다. 교육에 대한 신뢰가 회복해야 법제화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뢰를 회복하도록 대화하며 논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800여 명의 참석자가 토론회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뉴스앤조이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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