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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척에 정답은 없다, 중요한 건…

도서관·카페·마을·학원 목회하는 목사들 이야기

박요셉 기자   기사승인 2017.06.28  18: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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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목회는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라면 교회를 개척한다고 하면 아담한 공간에 예배당을 꾸미고 십자가와 간판을 다는 모습을 떠올렸겠지만, 지금은 카페나 학원을 만들어 평일에는 영업을, 주말에는 예배를 하는 교회를 보게 된다. 교회가 성장했다고 건물을 짓지도 않는다. 오히려 더 작은 교회로 분립하거나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 어떤 교회는 한 동네에 대안 학교·식당·공방·주거 공간 등을 마련해 마을 공동체를 이룬다.

6월 27일, 제8회 목회자·신학생 멘토링 컨퍼런스 둘째 날 '목회 현장 이야기' 시간에는 다양한 형태로 목회하는 목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일수 목사(동네작은도서관), 정민철 목사(위드교회), 최철호 목사(밝은누리), 김성률 목사(함께하는교회)가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목회멘토링사역원(안진섭 원장)·공동체지도력훈련원(최철호 원장)이 공동 주최하고 교회개척학교 숲(김종일 대표코치)·교회2.0목회자운동(김성률 대표)이 공동 기획했다. 

이들은 각각 20분씩 교회와 사역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는 미담과 성공담으로만 구성되지 않았다. 이들은 목회하면서 얻은 실패 경험과 반성도 소개했다.

김일수 목사는 지역 주민 필요를 고민하던 차에 '도서관 교회'를 생각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동네작은도서관 김일수 목사
"주민과 만나 이야기하라"

김일수 목사는 2016년 1월 성남시 수정구에 '동네작은도서관'을 '개척'했다. 2015년부터 교회개척학교 숲에 들어가 목회를 준비한 김 목사는, 지역 주민과 친밀한 관계를 쌓고 마을을 섬기는 사역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지역에 문화적 혜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도서관 교회'를 생각했다.

도서관 간판을 달자마자 주민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동네작은도서관을 찾아왔다. 이용자 중에는 엄마가 많았다. 김 목사는 성남시에서 보조금을 얻어 엄마들을 위한 소모임을 만들었다. 영어 공부 동아리였지만, 모임에 참가한 엄마들은 서로 대화하고 문화생활을 누리며 양육에 지친 서로를 위로했다.

지역 어린이를 위한 '선데이 스쿨'도 만들었다. 교사는 외부 강사가 아닌 교인들이 맡았다. 주일마다 교인들은 자신의 재능을 기부해, 컴퓨터 코딩, 어린이 영어, 바이올린 수업 등을 가르치고 있다.

김 목사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을 할 때 주민과의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답은 없는 것 같다. 특별한 수단과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일단은 먼저 주민을 만났으면 좋겠다. 접촉점을 마련하고 관계를 쌓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게 어떤 목회를 원하는지, 나의 비전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철 목사는 카페 건물에 십자가나 간판을 달지 않았다. 주민들도 교회 같지 않아서 좋아했다고 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위드교회 정민철 목사
"외부 사역 많이 했지만 
교인들 양육은 부족"

위드교회는 대구 동성로에 있는 카페 교회다. 인근에 취업 학원이 밀집해 있어, 교회는 일요일을 제외한 6일 내내 취업 준비생으로 북적인다. 위드교회가 시내 한복판에 교회를 개척한 것은 당시 정민철 목사가 함께하고 있던 학교 밖 청소년들 때문이었다. 학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상담 활동을 하고 있던 정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면서 학생들에게 여러 결정권을 부여했다. 아이들은 시내를 원했고, 이름을 '위드교회'로 정했다.

카페 건물 안팎에 십자가나 교회 간판을 달지 않았다. CCM을 틀지도 않는다. 정민철 목사는 손님들이 교회 같지 않아서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특히 지역 시민단체에 인기가 좋은 편이다. 공간이 200평 가까이 돼 시민단체들이 각종 세미나·모임 용도로 공간을 이용한다.

올해로 개척 7년째를 맞는 위드교회.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사역도 어느 정도 안정을 이뤘는데, 정민철 목사는 오히려 반성할 점이 많다고 했다.

"이상과 현실 사이 간극을 극명하게 느낀 시간들이었다. 7년 내내 월세를 내야 한다는 부담과 살아남아야 한다는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겉으로는 마을기업 이사장, 협동조합 위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내부적으로 교인을 양육하고 돌보는 모습이 부족했다. 떠난 교인들도 있었다. 이런 과정이 사역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김성률 목사는 평일에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부모와 상담을 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함께하는교회 김성률 목사
"주민과 다양한 접촉점 찾아야"

함께하는교회는 2011년 3월, 4가정이 모여 첫 모임을 시작했다. 4가정 중 한 가정은 집사 부부였고 나머지는 모두 전도사 혹은 목사였다. 목회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직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성률 목사는 여러 회사에 지원하고 면접을 봤다. 결국에는 집에서 공부방을 시작했다.

공부방을 운영하며 학부모들과 상담을 하게 되면서 김성률 목사는 지역 사정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대부분 경제력이 좋지 않았고, 한 부모 가정이 많았다. 정서적인 결핍을 안고 지내는 아이가 많았다. 김 목사는 학원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주민을 위한 사역을 했으면 좋겠다고 교회에 제안했다. 그렇게 '좋은나무학원'이 만들어졌다.

함께하는교회는 2013년 학원 아래층에 북카페 '바오밥'을 열었다. 주일에는 예배를 하고 평일에는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한다. 인근 아파트 어머니회가 취미 모임을 하거나 재개발 조합이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한다. 지역 교회 교인들이 구역 모임을 하러 방문하기도 한다.

"교회가 여러 접촉점을 만들어 다양한 만남을 가졌으면 좋겠다. 교회를 찾는 주민들을 봐도 저마다 상황이 다르다. 삶이 곤고해 도움을 필요로하는 이가 있고, 대형 교회에서 상처 받고 그곳을 떠난 이도 있다. 진리에 대한 목마름으로 찾아온 이도 있고 우연히 책 모임을 통해 들어온 이도 있다.

개척 후 6년의 여정은 교회가 하나님을 깊이 알아 가고 공동체가 되어 가는 과정이었다. 다양한 만남을 통해 알게 된 이웃들에게 이제는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소개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지가 앞으로 남은 고민이다."

최철호 목사는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한 마을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밝은누리 최철호 목사
"일상에서 신앙 지켜 주는
관계 양식 만들어야"

밝은누리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의 새 이름이다.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더불어 사는 마을 공동체를 지향한다. 이들은 마을 교회를 비롯해 공동체방, 마을 식당, 마을 서원, 마을 도서관, 마을 창작소 등을 세워 지역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서울인수희년마을, 홍천생명평화마을, 군포수리산마을 등 여러 지역으로 퍼져 서로 교류하며 지낸다.

밝은누리는 '밝은누리움터'라는 대안 교육 공동체도 만들었다. 강원도 홍천에서 생동중학교와 삼일학림(고등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최 목사는 "우리들이 고백하는 신앙고백을 기반으로 교육체계를 만들었다. 다음 세대가 공동체의 믿음과 소망을 계속해서 재생산하게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최철호 목사는 "과거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운동들을 살펴보면, 삶의 기본적인 관계망을 함께하도록 구성하고 마을을 이뤄 내는 작업을 실행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살겠다는 고민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다들 막연하고 어려워한다. 신앙이나 신념이라는 것이 자칫 관념화할 수 있다. 이 주제를 삶의 현장에서 고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설교와 성경 공부를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서로 신앙을 지켜 주는 관계 양식을 만드는 방향으로 사역을 이끌었다."

목회 사례 발표가 끝난 후 발표자와 참가자들과의 대화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이중직을 하면서 겪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지, 개척 초기에 준비해야 할 사항 등을 물었다.

(사진 왼쪽부터) 정민철 목사, 최철호 목사, 김성률 목사, 김일수 목사. 뉴스앤조이 박요셉

A / 사업가인지 목회자인지 정체성을 놓고 힘들 때는 없었는가.

정민철 / 늘 고민이었다. 7년 동안 카페 교회를 하다 지난달 문을 닫고 공간 대여 사업으로 전환했다. 돈 벌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나는 사업에 재능이 부족했다. 목회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자는 이상을 현실로 발휘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잃는 게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한 것처럼, 외부 활동에 치우치면서 교인들이 교회 사역에 동의하지 못하고 불만을 나타낼 때가 있었다.

김성률 / 정 목사님 말씀에 충분히 동의한다. 나도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일했다면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 같다. 성경을 연구하고 기도하고 교인들을 만나 상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오후 3시부터 8시까지만 일했기에 목회도 가능했다.

B / 하나님나라는 본래 하나지만, 목회하는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펼쳐질 것 같다. 각자가 생각하는 하나님나라의 모습을 이야기해 달라.

김일수 / 매일 어머니·아이들을 만나 교제하고 관계를 쌓고 있다. 아직 개척 초기라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하나님이 나와 늘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과 교제하는 일들이 모두 하나님나라를 일구는 거라고 생각한다.

김성률 / 교회와 사회를 굳이 나눠서 얘한하다면, 나는 하나님의 통치가 두 곳에 동시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교회와 사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완전한 하나님나라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최철호 / 하나님나라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바꾸어 표현한다면, 생명과 평화라고 부르고 싶다. 하나님이 계획했던 생명 됨을 회복하고, 각 생명과 생명이 서로 평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삶. 이것이 하나님나라라고 생각한다.

C / 최근 교회를 개척해 교인 10여 명과 함께하고 있다. 5년 동안 개척을 준비했다.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이 많아서다. 집, 생계 문제, 개척 방법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앞으로 개척을 고민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김일수 / 내 장점과 은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만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함께 준비하는 교인들과 어떤 목회, 어떤 교회를 꿈꾸는지 구체적으로 나누는 게 필요하다. 여기 모인 발표자들 사례를 보면 저마다 개척 형태, 방법이 다양하다. 방법이 중요한 건 아니다.

정민철 / 교회 개척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다양한 모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교회 문만 열면 다 잘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교회를 포함해 종교 기관을 찾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사회적 배경과 맥락을 고려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김성률 / 개척 초기 단계에 공동체 차원에서 지금 우리가 어떤 생태계 속에 놓여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교회를 이루고, 지역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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