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대신 수호가 예장대신을 상대로 통합 결의 무효 소송을 냈다. 법원은 예장대신 수호의 손을 들어 줬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구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과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예장대신)은 2015년 9월 교단 통합을 이뤘다. 끝없이 분열해 온 장로교단의 부끄러운 역사를 끊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린다는 취지로 통합을 성사했다. 교단 명칭은 '예장대신'으로 정했다.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교단이 된 예장대신은 통합 당시 장종현 목사를 총회장으로 추대했다. 장 목사는 "어떠한 명분도 분열을 정당화할 수 없다. 하나님이 통합해 주신 교단을 끝까지 힘써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예장대신 일부 목사는 교단 통합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통합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예장대신의 정통을 지키겠다며 뒤에 '수호'를 붙였다. '예장대신'을 자처하는 교단이 두 개가 된 것이다.

두 교단이 통합을 선언한 지 2년도 안 돼 위기에 직면했다. 교단 통합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민사 1부(정진원 재판장)는 6월 16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백석)와의 교단 통합 결의는 무효"라고 선고했다. 통합을 반대해 온 예장대신 수호(양치호 총회장)가 예장대신을 상대로 낸 소송이었다.

예장대신은 예장백석과의 통합에 앞서 자체 총회를 열고 통합 가부를 묻는 표결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 표결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2015년 예장대신 총대는 736명인데 표결에 참여한 인원이 300명도 안 됐다는 지적이다. 재판부는 "회의록에 의하면 회의장 내 인원은 300명에 미치지 못하고, 대의원 736명 과반수에 미달한다. 개회 여건이 결여된 상태에서 이뤄진 통합 결의는 무효다"고 했다. 예장대신은 회의에 409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송을 제기한 수호 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양치호 총회장은 6월 21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법부 판결을 존중한다. 당시 전광훈 총회장이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들 의견도 듣지 않고 표결을 강행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왜 백석과 통합해야 하는지 설명조차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2015년 9월 총회 때 피켓 시위를 하며 극렬하게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양 총회장 말처럼 당시 총회 현장은 어지러웠다. 통합을 반대하는 이들은 피켓 시위를 벌였고, 총회 측은 용역을 동원해 막았다. 반대 측은 당시 예장대신 총회장 전광훈 목사가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몸으로 막기도 했다.

통합되기 전 예장대신 일부 목사는 예장백석과의 통합을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양치호 총회장은 "교단의 위상을 회복할 것이다. 700여 교회와 함께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신의 역사를 이어 가겠다. 집 떠난 교회들은 부담 없이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장대신(이종승 총회장)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종승 총회장은 19일 자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 '교단 통합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입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 총회장은 광고에서 "세상의 법도 중요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신앙과 양심의 실체적 진실이 더 중요하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세상적 기준이나 판단이 통합을 갈라놓을 수 없으며, 통합의 정신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법원 판결과 상관없이 통합 상황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교단 통합을 주도한 전광훈 목사도 같은 입장이다. 전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우리는 무조건 항소한다. 대법원까지 가 봐야 아는 거다. 설령 우리가 대법원에서 진다고 해도 문제없다. 어차피 교단 가입 선택권은 개교회에 있다. 이미 시집간 사람들이 다시 (과거 교단으로) 돌아갈 수 있겠냐"고 말했다.

전 목사는 당시 통합을 반대한 이들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반대파들이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는 바람에 전체 총대원이 참석할 수 없었다. 이번 소송과 별개로 그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9월 당시 예장대신 총회는 어지러웠다. 통합 반대파와 총회 측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전광훈 목사는 통합을 반대한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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