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교계 단체들이 종교인 과세를 놓고 이낙연 총리에게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6월 7일,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는 취임 일주일 만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을 예방했다. 교회협은 대다수 개신교인이 찬성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종교인 과세를 추진하라고 한 반면, 한교연은 교계 전체가 우려하고 있다며 정반대 입장을 주문했다.

김영주 총무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 오른쪽).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후 수행원들과 함께 한국기독교회관에 있는 교회협 사무실을 방문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 총리는 교회협이 한국 사회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해 왔고, 자신도 대학생 때 교회협을 여러 차례 찾았다며 친근감을 보였다.

이 총리는 "지난 권위주의 시대에서 교회가 맡아 온 역할이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탈권위 시대에서는 교회 역할이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총무는 교회협에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젊은 세대들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회협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에 힘을 실었다. 개신교인 다수가 시민사회에 걸맞은 의식 수준을 갖고 있고 특별히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추진하라고 전했다.

세월호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교회협은 올해 부활절을 맞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부활절 예배를 열었다며, 세월호 문제가 온전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김영주 총무는 이날 이 총리에게 나무 십자가를 선물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서영 대표회장.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낙연 총리는 이날 한교연도 방문했다.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대표회장실에서 임원들과 함께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며 총리를 맞았다.

이 총리는 "출근한 지 일주일 됐다.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쌓여 이제야 왔다. 한국교회가 국민 통합과 정신적인 안정에 이바지하고,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과 봉사를 해 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쪽에서 몇 차례 덕담이 오간 뒤, 대담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대담은 25분여간 진행됐다. 한교연 관계자는 "신임 총리에게 현재 종교인 과세,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 92조 6 폐지 움직임 등 교계가 우려하고 있는 사안을 전달했다. 신임 총리도 교계가 걱정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을 지혜롭게 처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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