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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신대 학생 '총장 직선제' 요구하며 2주째 단식

"이사들 본 척도 안 해"…이사회 "한 달 안으로 총장 뽑겠다"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7.06.06  11: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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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철학전공 학생회장 이종화 씨는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5월 23일부터 단식 중이다. 물과 소금, 효소 외에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고 있다. 2주째 학교 안에 설치한 천막과 법인사무처에 머물고 있다.

6월 5일 찾아간 농성 텐트에는 '단식 14일째' 문구가 붙어 있었으나 이종화 씨는 없었다. 학생들이 점거 중인 법인사무처에도 없었다. 학생들은 그가 수업에 들어갔다고 했다. 14일 동안 단식을 해도 F를 받지 않으려면 수업에는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수업이 끝난 후 감신대 학생들이 점거 중인 법인처 이사장실에서 이종화 씨를 만났다. 그는 몸 상태가 "괜찮다"고 이야기했지만, 단식을 시작하던 2주 전보다 많이 야위어 보였다. 기력이 없는지 말도 많이 하지 않고 말소리도 작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자는 데 쓴다고 했다.

이사장실에는 역대 이사장들 사진이 걸려 있었는데, 13, 14대 이사장 사진 액자는 뒤집어져 있었다. 이종화 씨는 이규학·김인환 두 전 이사장은 학내 사태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돌려놓았다고 했다. 학생들 요구로 한 차례 사임했던 이규학 이사장은, 지금 다시 이사장직무대행으로 이사회를 이끌고 있다.

찾아오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 이종화 씨는 교수·학생·동문들이 수시로 찾아와 준다면서도 "이사들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단식을 하든 말든 본 척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나마 위안을 삼자면, 다른 학생들이나 대학원, 동문들이 많이 지지해 준다. 어떤 동문은 후원 의사도 밝혔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단식하는 자기를 '어용'으로 본다고 했다. 특정 교수를 당선시키기 위해 단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특정 교수는 6월 2일 이사회에서 최종 탈락했다. 이후에도 이종화 씨는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이종화 씨는 "이사장 퇴진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게 개인의 탐욕과 관련 있는 건가. 누가 총장이 돼도 상관없다. 제도를 개선해 학생 참여를 보장하는 걸 원하는 것이다. 이사·교수들 정치 싸움에 학생이 동원된 것으로 보다니 안타깝다"고 했다.

단식 투쟁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는 "과거와 같은 학생운동 문화가 없다 보니 학생들이 당연히 익숙하지 않을 거란 걸 안다. '신학생은 착해야 한다'는 의식도 있으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불편 없이 바뀌지 않는다. 기득권에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이것뿐이다. 학생들이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는 이종화 씨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보라 의사(녹색병원)가 감신대를 찾았다. 이보라 의사는 이 씨에게 부정맥이 있고 혈당도 낮다고 진단하고 추가 검진을 위해 채혈해 갔다. 혈액검사 결과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이종화 씨는 이사장실에 있는 액자 두 개를 뒤집어 놓았다. 이규학, 김인환 이사장은 이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감신대 이사회는 6월 2일, 총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었으나 총장을 뽑지는 못했다. 당초 개회 여부도 불투명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표결에 들어갔다. 그러나 후보 3명 중 아무도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하고 탈락했다. 감신대 이사회는 기존 총장 후보자들을 제외하고 1달 이내 새 총장을 뽑기로 했다.

학교 정상화가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보이지만, 학생들은 촉박한 기간 내에 새 총장부터 뽑고 보자는 식은 안 된다고 했다. 조금 늦더라도 꼭 학생들의 민주적인 주권 행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감신대 총동문회가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이 5일, 격려와 대화 차원에서 학교를 찾았다. 총동문회 비대위는 학교 상황을 안정시키고자 4월 구성됐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신경하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학생들에게 "지금 당장은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기 촉박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한 달 내로 총장을 뽑아야 하는데 시기적으로 새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학생들 참여도 저조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학생 대표로 나선 이정한 씨는 "이화의 힘은 남이 걷지 않은 길을 걷는 데서 나오며,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데는 불안이 따를 것이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화여대 김혜숙 총장의 말을 소개하면서 "직선제는 이화여대만의 일은 아니다. 우리가 신학대라고 해서 학교 민주화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총장을 30일 만에 뽑겠다는 것이 학교를 더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 이사회에서 총장 선거에 학생 의견이 반영되도록 충분히 고칠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백인혁 씨는 "지난주 대학원 총학생회가 실시한 설문 조사를 보면, 309명 응답자 중 83%가 총장 직선제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2주 전 처음 단식 투쟁을 시작하기 전에도, 이틀 만에 학부 학생 300여 명의 동참 서명을 받아 교단에 전달했다. 학생들 뜻이 이렇다는 것을 헤아려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5일 저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보라 의사가 이종화 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 감신정상화를위한학생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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