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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문화의 기원을 파헤친 기독 지성

[서평] 정일권 <붓다와 희생양>(SFC)

크리스찬북뉴스   기사승인 2017.06.04  23: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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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희생양> / 정일권 지음 / SFC 펴냄 / 384쪽 / 1만 7,000원

프랑스 사람, 르네 지라르(René Girard, 1923~2015).

청출어람(靑出於藍), 훌륭한 선생에서 더 훌륭한 위인이 나온다. 그런데 나사렛에서 선한 것이 나오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세계적인 신학자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보통 세계적 신학자는 세계적으로 탁월한 학문을 소유한 위인이 아니라, 세계에서 유명한 위인이다. 학자는 영어, 독어로 말할 수 있을 때 탁월한 것이 아니라, 양심과 사명으로 말할 수 있을 때 탁월한 것이다.

르네 지라르를 잘 알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서 르네 지라르 사상을 근거로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소리는 고독한 외침일 것이다. 정일권 박사는 2005년 독일에서 개최된 제6회 국제지라르학회(Colloquium on Violence and Religion)에서 지라르를 만나 힌두교 시바 신화 등 인류 문화 근원에 대한 학문적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도서를 소개하면서 저술과 관계없는 르네 지라르라는 위인을 소개하는 것은, 지라르를 생소한 인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프랑스는 독일, 영국, 미국에 비해 생소한 지역이다. 그런데 프랑스 사람 르네 지라르는 세계 지성이다. 현대 철학의 실존주의(니체, 하이데거)에 대립하는 문화 이론을 구축한 대학자다.

현대 거대 담론인 종교다원주의는 현대철학 기반 위에 있는데, 지라르 이론에 다원주의 시대를 극복할 문화 코드가 있다. 지라르의 주요 코드는 '미메시스'(Mimesis, 모방 이론), '희생양'(scape-goat), '성스러운 폭력'(제의적 폭력, 인신 공양, 재생을 위한 희생, 신화, 디오니소스적 욕망), '파계'(근친상간 등) 등이다.

한국에서는 여러 출판사가 지라르 저술을 산발적으로 번역해서 소개하고 있다. 지라르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사회의 지성일 것이다. 고신 교단 목사 정일권은 개혁신학을 공부하러 유럽에 갔다가 르네 지라르를 만났다. 그는 정통 개혁신학을 탐구하는 것을 미루고, 문화인류학에 근거해 정통 신학(기독교 유일주의)을 변호하는 방향으로 전향했다.

서양 사람이 동양 문화 기원을 정립한 것도 독특했고, 문화인류학자의 사상으로 기독교를 변호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 정 박사는 지라르의 문화 이론에 기초한 여러 저술을 소개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사상이 <붓다와 희생양>(SFC)에 있다. 세계 거장들이 극찬한 저술이다.

성경으로 기독교를 변호한다고 하는데, 비기독교인에게 기독교를 변호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타 종교 이해, 타 문화 이해가 필요하다. 기독교인이 성경으로 기독교를 변호한다면 비기독교인과 교점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교회 안에도 성경에 기록된 '기적'을 믿지 않고,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있다. 문화 코드를 이해하지 못하면 담론에서 교점을 찾을 수 없고, 결국 교회는 세상에 게토화될 수밖에 없다. 기독교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거대 장벽을 올려야 한다.

정일권은 문화인류학자 르네 지라르를 한국 사회에 이야기하는 기독교 학자다. 독일 일간지 <Die Welt>는 "르네 지라르가 기독교를 구했다"(René Girard rettet das Christentum)라는 제목으로 르네 지라르에 대해 보도했는데, 이는 정 박사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붓다와 희생양>은 불교 문화의 기원을 연구한다. 따라서 정 박사는 신학교, 철학계, 불교계 등 전반 분야에서 활동한다.

필자는 정일권 박사를 불교 문화의 기원을 밝힌 최초의 지성으로 생각한다. 불교에서도 구도(求道)는 소개하지만 기원은 소개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사찰(寺刹)을 방문할 때도 건물만 보고 오지 불교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붓다와 희생양>은 현재 불교 사상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사상을 밝혀서 불교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정 박사는 현재 불교를 '프로테스탄트 불교'라고 제시한다. 근본 불교에서 이탈한 새로운 불교라는 것이다. 정 박사는 블로그에서, 불교도가 '폭력성이 불교에 없음'을 표현할 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다. 그리고 불교 근본에 문화 공통 코드(폭력, 희생양, 미메시스)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

붓다의 머리에 있는 검은 형상, 화와 액을 먹는 요기(Yogi, 출가승), 밀교의 주술, 통음 등, 알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코드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인류 근본 문화 코드를 '희생양, 폭력을 없애기 위한 폭력', '인신 공양'이라고 제시한다. 그리고 기독교가 '희생양' 문화 코드가 없는 지구상 유일한 종교라고 역설한다.

정일권 박사는 정통 신학 범주에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순수 학문 학자이기 때문이다. 순수 학문으로 기독교 학문 이루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학자다. 조직신학, 주경신학, 실천신학 등은 교회에 바로 연결되는 분과인데, 정일권의 학문 세계는 보이지 않는 기원을 정립하고 확립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탁월하다'는 탄식이 쉬지 않고 나왔다.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는 기초 지식에 관심을 두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과학과 공학에만 기초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문리(文理)에도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 가장 순수해야 하고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진짜 학문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 박사가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많은 격려 바란다.

불교에 대해서 궁금한 기독교인은 <붓다와 희생양>을 읽으면 된다. 자기 불교 문화의 기원을 탐구하려는 불교인도 <붓다와 희생양>을 읽으면 된다. 어느 누구라도 문화 코드를 탐구하고 싶다면 <붓다와 희생양>과 르네 지라르의 저술을 탐독해 보자. 좀 더 다양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정일권 박사의 블로그(http://blog.naver.com/innsbruckgir)를 방문해 보자.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고경태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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