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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총회 재판국원 돈 봉투 요구 "3,000 정도는 써야"

"정치인 흐름을 알고 있다…국장·서기는 단가 세"

최유리   기사승인 2017.06.01  11: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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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하고 서기를 직접 만나셔 가지고 접촉하셔야 합니다. 국장·서기 같은 경우 단가가 좀 큽니다. 최저로 얘기하면 3 정도는 생각하셔야 될 거예요. 일단 국장을 트라이(try)해 가지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세요."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여기서 '3'은 3,000만 원이다. 국장과 서기는 총회 재판국장과 재판국 서기를 말한다. 재판에서 유리해지려면 3,000만 원 정도는 뿌려야 한다는 말이다. 국장과 서기는 일반 국원보다 단가(?)가 좀 더 세다는 구체적인 설명도 빠지지 않는다.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이야기가 2017년 실제로 일어났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 총회 재판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여러 교단을 취재하면서 "교단 재판은 썩었다", "누가 더 돈을 많이 쓰느냐의 싸움이다"라는 말은 많이 들어 봤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금품 요구가 드러난 경우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문제의 대화는 당시 총회 재판국원이었던 A 목사와 피고 변호인 B 목사의 통화 내용이다. 두 사람은 올해 2월, 분쟁 중인 ㄱ노회 ㅇ교회 사건으로 통화했다. B 목사가 A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재판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다며 돈을 얼마나 쓰면 되겠는지 구체적인 조언을 구했다. A 목사는 "사실 정치인 흐름을 내가 안다"며 구체적으로 금액을 제시한다. <뉴스앤조이>는 최근 이 통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예장합동 총회 재판국원이 재판하는 목사에게 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B "큰 교회면 5,000 쓰라 할 텐데"
A "먼저 재판국장 만나 1,000 줘라"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구체적인 액수 이야기가 오간다. 재판국원 A 목사는 3,000만 원 정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 B 목사는 "도시 교회라면 5,000 정도 쓰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ㅇ교회는 농촌 교회라 2,000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다.

구체적인 정보는 금액뿐이 아니다. A 목사는 재판국장에게 전달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도 알려 줬다. 그는 수표 대신 현금을 가져가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야기를 꺼내라고 했다. 먼저 재판국장을 만나 돈을 건넨 후, 어떻게 나오는지 봐서 재판국 서기를 만나라는 구체적인 조언을 해 준다.

"아무도 없는 데 얘기 딱 하면 목사님도 말하기 좋고, 그 사람도 그 합니다. 그래서 재판국장에게 '하나'를 내 놓으세요. 그냥. 딱 밀어 보세요. 목사님이 2,000만 원을 얘기하셨으니까요. 하나는 (만나서 바로) 내밀고 하나는 나중에 하고. 수표로 갖고 가시면 안 됩니데이. 현금으로 딱 내놓으시고 근신하면서 목회할 수 있도록 해 달라. 그리 얘기하시면 그 사람이 감을 잡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우리한테 정치를 해요."

재판국 소위원장이었던 A 목사는 소위원 5명도 빼놓지 않았다. 소위원회는 5명인데, 이들에게 교통비를 주라고 했다. 그는 "한 사람 당 20만 원씩이라도 돌리면 그나마 그게 또 유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 대가는 ㅇ교회 ㅂ 목사가 면직과 같은 중징계를 피하는 것이다. A 목사는 "아마 당회장권이 6개월이나 1년 정지될 것"이라며 재판 결과를 짐작하고, B 목사는 "저도 그것이거든요"라면서 동의한다. 

매우 능숙한 듯 보이는 A 목사의 지침에 B 목사는 감사를 표한다. A 목사는 "전에 목사님을 따로 부른 것은 목사님이 노회장도 역임하셔서 말이 통할 것 같아 그런 것"이라는 말도 남긴다. 두 사람의 통화는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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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천 단위 아닌 십 단위 생각"
B "A 목사 먼저 돈 이야기 꺼내"
재판국장 "돈 받은 적 결코 없다"
A 목사 재판국원 '해임' 아닌 '사임'

<뉴스앤조이>는 A·B 목사와 통화할 수 있었다. A 목사는 B 목사와의 통화에서 분명 재판국장에게 1,000만 원을 건네라고 얘기하지만,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그는 "재판국장에게 3을 줘야 한다는 것은 30만 원을 얘기한 것이다. 천 단위는 B 목사가 먼저 언급했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정치인 흐름을 잘 안다"고 말했던 A 목사는 오히려 자신은 잘 모른다고 잡아뗐다. 그는 "애초부터 돈을 요구할 생각이 아니었다. 나는 재판국 들어온 지 3개월도 안 됐다. 여기 생리를 모르는데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B 목사가 나와 다른 생각을 할 때 나도 '아니다'라고 말했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통상 얼마 정도 줘야 하는가" 조언을 구했던 B 목사는 A 목사가 먼저 돈 봉투 얘기를 꺼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A 목사와 통화하기 전 두 번 만났다. A 목사가 '정치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돈 봉투 이야기를 했다. 대화를 나누면서 재판국에서 돈을 요구하는 것 같다는 감이 들었다. 이전에도 '재판국은 돈을 받고 재판한다더라'는 카더라 소식을 들었다. 이후 A 목사에게 전화해 방법을 물어봤다"고 했다.

B 목사는 A 목사 지침대로 재판국장을 만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B 목사는 "실제로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 (ㅇ교회) ㅂ 목사가 하나님 앞에 떳떳하고 싶다며 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국장 ㅇ 목사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코 돈을 받고 재판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재판국장 된 지 이제 1년이 다 돼 간다. 나는 회의할 때마다 목사들에게 '돈 받지 말라'고 강조한다. 내가 신학대 교수도 하고 있는데, 돈 받고 재판한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 교수직 잘린다. 누가 그런 짓을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ㅇ 목사는 "이번 사건은 A 목사 개인 일탈이다. 재판국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A 목사가 재판국에 사임서를 제출하면서 일단락됐다. A 목사는 "통화에서 한 말은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녹취록이 공개되고 재판국에 더 이상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사임했다"고 말했다. 재판국장에게 왜 A 목사를 징계하지 않고 사임 처리했느냐고 묻자, 그는 "재판국장이라도 국원을 징계할 권한은 없다"고 답했다.

ㅂ 목사는 4월 20일 '이단성'을 근거로 출교 조치됐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총회 재판국, ㅂ 목사 면직
ㅂ 목사 "돈 주지 않아서"
교인들 "통화 녹음 못 믿어"

재판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예장합동 총회 재판국은 4월 20일, 피고 ㅂ 목사를 면직·출교했다. 출교 이유는 '이단성'이었다. ㅇ교회 교인들은 ㅂ 목사 지지 측과 반대 측으로 갈라져 있다. 반대 측 교인들이 ㅂ 목사가 이단성이 있다며 고소한 것이다. 재판국은 교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ㅂ 목사가 평소 예배 시 설교와 교훈, 심술과 행위가 이단성이 있다 할 것이다"고 판단했다.

ㅂ 목사는 판결이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돈을 주는 게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지 않아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이런 판결이 나왔다. 이단성이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설교에서 어느 구절만 따다가 이단성 시비를 걸면, 여기서 자유로운 목회자는 없을 것이다. 나를 반대하는 교인 중 한 사람은 '지령'이란 말을 썼다. 지령은 신천지가 쓰는 말이다. 그들이 나를 이단으로 모는 방식을 대입해 보면, 그 사람도 신천지가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반대 측 교인들은 ㅂ 목사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했다. 교인들은 "ㅂ 목사는 자신을 영적인 아버지라고 말하며, 자기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설교 중 '자기가 만든 성경'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기가 성경 저자인 것처럼 말했다. 교회에서도 자신을 반대하는 원로장로에게 '후레자식'이라고 욕하고 자기 모든 행동은 성령님이 시켜서 한 것이라고 했다. 이것만 봐도 이단성이 짙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A·B 목사의 통화 내용을 다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A 목사가 B 목사에게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ㅇ교회에서 출교당한 한 교인은 "B 목사가 ㅂ 목사와 짜고 (통화에서) 먼저 돈을 언급했고, A 목사가 성품이 좋아 꼬임에 넘어갔다"며 대화 내용을 부인했다.

한편, 예장합동 재판국은 6월 16일, 재판국원의 금품 요구 사건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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