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조용기 목사는 교인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50억 배임 죄목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5월 21일에도 강단에 섰다. (관련 기사) 평소와 똑같이 설교 시작 전 복음성가 1장 '사랑하는 자여'를 불렀다. 2만 석 예배당을 가득 메운 교인들이 찬양을 따라 불렀다. 조 목사는 '소원, 꿈, 그리고 놀라운 기적'(마 9:20~2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조용기 목사는 성경 속 '혈우병 앓는 여인'을 주제로 설교를 이어 나갔다. 인생을 살다 보면 갖가지 고난이 닥치는데,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했다. 소원과 꿈,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혈우병을 앓는 여인은 마귀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다. 모든 병(病) 뒤에는 마귀가 있다. 우리가 마귀를 쫓아내면 병도 낫는다. 마귀는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는 일도 한다"고 말했다.

혈우병 여인처럼 병이 나으려면 '목적의식'이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조 목사는 "소원과 꿈이 있어야 하나님이 도와주신다. 은혜를 받고자 할 때에도 마음에 소원과 꿈이 있어야 한다. 목적 없이 방황하거나, 꿈이 없다면 병이 낫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치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손뼉을 치며, 아멘을 외쳤다.

조 목사는 기독교를 병 고치는 종교로 정의했다. 그는 "예수님은 영혼 구원뿐 아니라 병든 자도 고쳤다. 기독교는 정신병, 육체 병, 생활의 병을 고치는 종교다. 치료가 없는 복음은 복음이 아니다"고 했다.

설교 말미 조 목사는 신유 기도를 했다. 교인들에게 아픈 곳에 손을 올리라고 했다. 교인들은 머리, 허리, 무릎 등에 손을 가져다 댔다. 조 목사는 "하나님과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여기에 와 있다. 꿈과 믿음을 가지고 변화를 가져 오자. 믿음대로 될지어다"라고 기도했다.

조용기 목사 측은 주일예배 설교는 계속 맡는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조용기 목사는 5월 17일 대법원 판결 결과에 대한 입장이나 사과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3년 전 1심 선고 결과가 나왔을 때는 지금과 반응이 달랐다. 조 목사는 2014년 2월 23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하나님이 크게 좋게 만들어 주기 위해 이런 시험과 환난을 주신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고난을 통해 아무것도 소유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교인들의 기도가 나를 사람으로, 주의 종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영훈 담임목사도 입장을 발표했다. 조 목사가 10여 년 전 결재했던 일로 사회 법 판단을 받게 돼 마음이 아프고 교인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조용기 목사 측은 유죄 확정판결에 나름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비서실장 이원군 장로는 "원로목사님은 현재 임원으로 있는 국민문화재단, 사랑나눔행복재단, 엘림복지회에서 물러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교회 사역은 계속하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변함없다. 주일예배 설교도 지금처럼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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