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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빠진 딸에게 고소당한 아버지

[인터뷰] 전신연 총무 신강식 씨 "유사종교피해방지법 시급"

최유리 기자   기사승인 2017.05.13  14: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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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억울하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신연) 총무 신강식 씨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한 말은 "억울하다"였다. 그는 가끔 생각한다. 만약 신천지 신자들이 딸아이에게 신천지라고 밝히고 접근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딸이 신천지 신자가 됐을까.

"신천지는 좋은 관계를 맺고 마치 좋은 팁을 주는 것처럼 접근해 가르친다. 6개월간 정체를 밝히지 않고 성경 공부를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성경 공부를) 시작한 게 분하고 억울하고 참을 수 없다. 교회에서 노방 전도할 때도 어디 교회라는 걸 밝히는데, 정체를 감추고 포교해 딸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원통했다."

신강식 씨는 딸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을 2년 전 처음 알았다. 그는 그날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2015년 연말, 가족이 모두 다니는 교회에서 "딸이 신천지 같다"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았다. 매스컴에서 신천지 소식을 접한 뒤, 가족들에게 누누이 조심하라고 당부하던 그였다. 신 씨 바람과 달리 딸은 정말로 신천지에 빠졌다.

신강식 씨가 보낸 지난 2년은 폭풍과도 같았다. 딸의 신천지 활동을 막으면서, 신천지 신자뿐 아니라 딸에게도 고소당했다. 기자와 만난 5월 10일 아침에도 경찰서에 다녀왔다. 시위 중 꼬집히고 내팽개쳐져서 엉덩이에 시퍼런 멍이 들기도 했다. 그는 전신연에 있으면서 이단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해 줄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유사종교피해방지법' 제정을 위한 대국민 서명을 받고 있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에서 총무로 활동하는 신강식 씨. 뉴스앤조이 최유리

- 유사종교피해방지법이 무엇인가.

유사종교피해방지법은 종교 실명제, 사기 포교 금지와 피해 보상 및 처벌법이 포함돼 있다 신천지는 포교할 때 정체를 숨기고 접근한다. 상담을 해 준다거나, 잘 대해 주면서 성경 공부를 하게 한다. 양의 탈을 쓴 이리와 같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면 지금처럼 많이 따라가지는 않을 거다. 포교 활동할 때 정체를 감추지 못하게 하는 '종교실명제법'이 필요하다.

탈퇴자가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에게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도 필요하다. 이단 문제는 개인 문제로 치부할 상황이 아니다. 예전에는 가정 폭력도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치부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가정폭력특별법을 만들어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 이단 문제도 마찬가지다.

1년에 2만 명가량이 신천지를 절대 진리라고 믿으며 신자가 된다. 그중 탈퇴자는 1년에 1만 명쯤 된다. 긴 시간 신천지가 진리라고 믿으며 갖다 바친 금전, 인생 손해는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나. 손해 본 부분을 해당 종교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천지뿐만 아니다. 하나님의교회, 여호와의증인, JMS 등 모든 이단에게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가 법으로 제재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

- 딸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나. 당시 심정은.

2015년 12월 28일이었다. 교회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이단 상담하는 곳에 한 청년이 왔는데, 우리 딸아이가 전도한 친구였다. 이단 상담소에서 그 친구에게 신천지 가게 된 계기를 물어봤다. 그러다 딸 이름이 나온 거 같다. 상담소가 우리 가족이 다니는 교회까지 연락을 취한 것이다.

교회에서 전화를 받고 나서 사실 배신감이 들었다. 나는 방송에서 신천지 관련 내용이 나오면 가족들에게, 신천지가 악랄한 집단 같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곤 했다. 그런데 딸이 신천지 신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분명 말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이야기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도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신천지에서는 부모에게 정체를 감추도록 교육하더라. 신천지에는 '밭에 감추인 보화' 교리가 있다. 신천지에서 배운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들은 사람이 말한 내용을 훔쳐 간다고 가르친다. 그들 교리를 알고 나니 딸아이는 충실히 교리를 따랐을 뿐이라고 이해하게 됐다.

- 딸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을 안 뒤 어떻게 대처했나.

물어보고 싶었는데 딸에게 바로 말하지 못했다. 일단 이단 상담소에 연락해 봤는데, 우리 딸은 이미 1년 반 정도 신도 생활을 한 것 같다고 하더라. 이런 경우 가족이 눈치챘다는 사실을 알면 100% 가출한다고 했다. 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상담을 준비했다. 신천지에서는 이단 상담을 '강제 개종 교육'이라고 말하고, 상담소 가면 영이 죽는다고 교육을 받는다. 여러 훈련으로 못 가게 세뇌한다.

2016년 1월부터 상담을 시작했다. 딸에게 말하면 거부할 게 분명해 나와 아내 둘이서 준비했다. 딸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을 안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상담소에 갔다. 당시에는 아이를 신천지에서 바로 빼내야 한다는 조급함보다, 딸이 다른 사람을 신천지로 전도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다른 사람까지 신천지로 끌어들이는 건 당장 막아야 하니 상담을 바로 시작한 거다. 상담 18일 만에 경찰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왔다. 경찰이 다른 신천지 교인을 찾아왔는데 어쩌다 보니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오게 됐다. 우리 딸이 "살려 달라"고 말했고, 아이가 바로 경찰과 함께 상담 장소를 빠져나갔다.

- 상담소를 나간 후 딸에게 고소당했다고.

딸이 그날 바로 나와 아내를 납치·폭행·감금죄로 고소했다. 강제로 데려간 건 맞지만 폭행이나 감금은 없었다. 그 이야기하면 눈물 난다. 상담받으러 가면서 집에서 급하게 나와 아이가 슬리퍼만 신고 있었다. 아내가 자기 신발 벗어 주고 날씨가 추워서 외투도 입혔다. 경찰서 도착하기 전까지는 우리를 고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경찰서 가니까 고소하더라.

딸은 종교의자유가 있는데 왜 강제로 상담을 시도하느냐고 했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간 건 아니지만 강제로라도 데려가야 했다. 아이가 중한 병에 걸린 거라고 생각했다. 자식이 중한 병에 걸려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데 가만히 둘 부모가 어디 있겠나. 신천지는 신앙을 반대하면 부모라도 고소하라고 한다. 우리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부모는 고소하지 않는 게 인륜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러고 바로 가출했다. 4개월간 연락도 안 됐다.

신천지에는 '핍박자 숙소'라는 게 있더라. 가족이 신천지 생활을 반대해 집을 나온 이들끼리 모여 사는 곳으로 알고 있다. 정상적인 종교라면, 부모가 신앙을 반대할 때 "그러면 잠깐 교회 나오지 말고 신앙의 모습을 삶으로 설득해라"고 말하는 게 맞지 않냐. 핍박자 숙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사이비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신 씨의 딸은 과천에서 시위 중인 신 씨를 저지했다. 그 과정에서 핸드폰 액정이 깨지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부부가 정기적으로 과천에 와 신천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 (시위에) 나오고 있다. 딸이 가출하니 살고 싶지 않았다. 살 이유가 없어졌다고 할까. 시위라도 하면 딸을 돌려주지 않을까 해서 나왔다. 우리는 이만희 교주와 면담하고 싶다. 이만희는 지난해 7월, 설교 중 "시위하는 부모와는 대화로 풀어 가겠다"고 했고, 별장 앞에 찾아온 부모들에게도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이만희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면담을 요청하는데 그는 외면하고 있다. 우리가 무례하게 굴어 명분이 없다고 하더라.

과천 본부 교회는 이마트 9층, 10층에 있다. 수요일과 일요일이면 사람들이 예배하러 온다. 이만희 교주가 이곳으로 설교하러 오고. 신천지에게 상징적인 곳이다. 건물 1층에서 신천지가 말하는 교리가 사실이 아니라는 걸 외친다. 신천지 신자들은 비방이라고 말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신천지 실체를 알려 주는 것이다.

전에는 신천지 교인이 피해자 가족을 둘러싸고 폭력적으로 대응했다. 나 역시 엘리베이터에 손이 끼기도 하고, 장정들이 나를 잡고 패대기쳐 엉덩이에 멍이 들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하니 이 사람들은 내가 자해한 거라고 하더라. 여기 있다 보면 별일이 다 생긴다. CCTV 없는 곳에서 신천지 신자가 우리에게 욕하기도 하고 "니들이 그것밖에 안 되니까 애들이 집을 나가는 것"이라고 조롱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위축되고 화가 나 똑같이 욕하게 되더라.

현장에 나오는 다른 피해자 부모는 늘 영상을 찍는다. 나는 신천지 반대 시위 나온 후 신자들에게 일곱 번 고소당했다. 자기들에게 유리한 장면을 편집해 증거로 제출하더라. 우리 역시 방어 차원으로, 그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변호하기 위해 촬영하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우리가 언제 그랬냐"고 발뺌부터 하고 본다.

- 시위 장소에 딸이 찾아오기도 했나.

몇 주 전에 이야기도 없이 왔더라. 신천지는 시위하는 사람이 '성령 훼방죄'를 범한다고 말한다. 다른 죄는 다 용서받을 수 있는데 유일하게 용서받지 못할 죄가 이 성령 훼방죄다. 믿지 않는 부모가 죽더라도 자녀가 신천지에서 신앙을 잘하면 구원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데, 시위하는 부모는 구원할 수 없다고 말한다.

딸아이가 와서 "집에 가자"고 나를 잡아끌더라. 아내가 주저앉아 울고 나도 바닥에 드러누웠다. 누우니까 애가 가자고 끌고 난리도 아니었다. 집에 와서 보니 애가 잡은 팔 부분이 긁혀 있더라.

- 신천지에 빠진 가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만약 가족이 신천지에 빠졌다면, 일단 당사자에게 말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신천지 신자는 가족이 알게 됐다는 상황을 윗사람에게 전달하고 지시를 받는다.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차라리 상담소에 연락해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 이야기 듣는 게 좋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가족들이 신천지에 대해 충분히 알고 당사자를 따뜻하게 보듬으면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다. 그들이 보여 주는 사랑은 전도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사랑'이니까. 달콤해 보이지만 가짜 사랑이고, 가짜 하나님이다. 마음이 급해져 강제로 상담소나 펜션에서 상담받게 하는데, 그럴 필요도 없는 거 같다. 상담이 잘되지 않으면 바로 가출하게 된다. 당황하지 말고 상담소와 충분한 상의를 하고 대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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