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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빠진 딸, 경찰서에서 봐야 했다

[인터뷰] 두 번 가출한 딸 기다리는 부부

최유리 기자   기사승인 2017.05.11  10: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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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C는 5월 10일 아침 11시, 신천지 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을 찾았다. "내 딸 몰골이 말이 아니야. 너네들도 알 거 아니야. 가출한 내 딸 돌려 줘!" 수요 예배에 참석하려고 신천지 본부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향해 울부짖었다. 예배를 안내하는 사람들은 큰소리가 나자 밖을 기웃거렸다. 어떤 신도는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을 하기도 했다.

C가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옆에 있던 남편이 그를 부축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시민은 C에게 "힘내시라"고 말을 건넸다. 30분 넘게 소리치던 C는 남편과 점심을 먹으면서 수저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밥 대부분을 남겼다. C는 신천지 신도인 딸이 집을 나가면서부터 과천에 가서 시위를 했다.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한동안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

C는 딸이 가출한 후 신천지 본부가 있는 과천을 찾는다. 기자를 만난 날에도 딸을 돌려 달라고 울며 소리쳤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4개월 만에 집 나간 딸
신천지, 경찰과 딸 찾으러 와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우울증

딸아이가 신천지에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은 2014년 10월경이었다. 방 청소 중 딸 가방에서 기독교 관련 책자를 발견했다. 가족 중 혼자만 교회에 출석했던 C는 종교가 없는 딸이 기독교책을 보는 게 의아했다. 인터넷으로 책자를 검색해 보니 신천지 교재였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던 그는 딸에게 "신천지 가고 있느냐"고 추궁했다. 딸아이도 엉겁결에 맞다고 시인했다.

C는 아이가 신천지 신자가 됐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대학 입학 후 매일 새벽 1시에 들어온 딸이 걱정됐지만 학회 활동한다는 말을 믿었다. 1학년 1학기 성적도 올 A+이 나와 공부하느라 늦는다고만 여겼다.

부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인터넷을 검색했다. 신천지에서 빠져나오려면 이단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딸이 거부할까 봐 부부는 어디 가는지 밝히지 않고 딸과 함께 2015년 1월 상담 센터를 찾았다. 딸은 반항하고 도망쳤다. 몇 차례 구슬려 상담을 받았다. 아이는 울면서 자기 이야기를 했다. 잘되어 가는 듯했다. 이단 상담가들은 딸이 회심했다며 C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딸의 행동은 거짓이었다. 마지막으로 상담을 받기 위해 주일 아침 교회를 가는데, 교회 건물에 건장한 남성 7명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성들은 딸을 데려가려 했다. 어떻게든 딸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C는 필사적으로 딸을 붙잡았다. 딸은 울면서 "신천지에서 신앙생활하고 싶다"고 말했다. C는 차에 딸과 남편을 태워 건물 밖으로 나왔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는데 딸이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결국 남편이 차 밖으로 나가 딸을 붙잡았다.

"처음 겪는 상황이 너무 무서웠어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마음이 내려앉아요. 우리 딸은 지금까지 입시 문제 빼면 가족과 갈등이 없던 착한 딸이었어요. 부모 말에 순종적이고요.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변한 느낌이었어요. 상담소 가다가 딸이 자꾸 도망가려고 하니까 '네가 지금 떠나면 엄마 아빠는 목매달고 죽겠다. 갈 거면 가라. 대신 나중에 시신이라도 걷어 달라'고 울면서 말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거예요. 결국 가지 말라고 다시 붙잡았죠."

C는 남편과 함께 먹는 점심에 수저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얼마 후, 부부는 아이와 함께 다시 교회를 찾았다. 그때 사건이 발생했다. 신천지가 경찰을 대동해 상담받는 교회로 찾아 왔다. 신천지가 딸이 미리 써 둔 신변 보호 요청서에 따라 실종 신고를 한 것이다. 남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찰이 물어보면 강제 개종 교육을 받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단 상담을 받았다고 말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딸은 경찰 질문에 강제 개종 교육을 받았고 신천지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후 딸아이는 가출했다. 딸이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안 지 4개월 만에 발생한 일이었다. 가족 모두가 좌절했다. 남편은 현관 비밀번호도 잊어버릴 정도였다. 직장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몸은 집과 직장을 왔다 갔다 했지만 정신은 오직 딸에게 꽂혀 있었다. C 역시 몇 달간 우울한 상태가 지속됐다. 딸을 구해 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몇 달간 그를 괴롭혔다.

전쟁터 된 가정
딸, 말없이 일주일 외박도
"아이 인생 누가 책임지나"

부부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신천지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이만희 총회장 별장 앞에도 가고 전국에 있는 신천지 센터도 찾아갔다. C는 아이를 찾기 바라며 일주일간 신천지 광주 센터도 다녀왔다. 남편 역시 1박 2일로 신천지 대전 센터를 찾아가 시위했다.

"딸이 너무 보고 싶었지만 연락도 안 되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지냈어요. 답을 안 해 주니 모를 수밖에요. 그러다 딸이 이단 상담을 해 준 목사님을 고소했어요. 신천지 용어로 '강제 개종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요. 저희 부부를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1년간 경찰서 3번, 검찰을 2번 갔어요. 경찰서가 유일하게 아이를 볼 수 있는 곳이었어요. 참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이건 부모와 자식 관계가 아니라 적이에요. 정말 전쟁터였어요. 결국 작년 3월, 목사님은 무혐의 판결을 받았어요."

부부가 열심히 시위하는 동안 딸은 신천지 센터를 돌아다니며 '강제 개종 교육'을 받았다고 간증하고 다녔다. 1년 만에 딸아이가 가출을 끝내고 잠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 표정이 당당해 보였다. 부부에게 큰소리칠 때도 있었다. 딸이 안쓰러워 잘해 주려 노력했지만, 결국 집안은 다시 전쟁터가 됐다. 말없이 일주일 동안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결국 딸은 부부가 출근한 사이 말도 없이 사라졌다. 작년 7월의 일이다.

C는 신천지가 '종교'라면 가정을 올바르게 세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부모는 딸을 포기할 수 없다. 딸이 곧 돌아올 거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다. 어버이날 밖에서 잠깐 본 딸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달랐다. 낳아 주고 길러 주어 고맙다는 편지를 써 왔다. C는 편지에서 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비가 새고 곰팡이 핀 집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부터 사회생활하면서 힘든 날이 많지만 그럴 때마다 엄마 생각하면서 참는다는 내용을 읽으며 C는 하루 종일 울었다.

"가출한 아이가 어버이날이라고 편지랑 함께 케이크를 사 왔더라고요. 아빠, 동생이랑 촛불 켜고 소원 빌라고요. 큰애가 집에서 살지 않는데 소원을 비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이를 만나고 나서 마음이 찢어졌어요. 그래도 우리 아이는 고생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벌레 나오는 방에서 무서워 잠도 잘 못 잔다고 편지를 썼는데 그날 계속 울었어요. 길 가면서도 울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울고요. 애 몰골이 말이 아니더라고요. 딸아이에게 엄마가 보약 해 줄 테니 제발 집에 들어오라고 했어요. '엄마 울지 마'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옛날 우리 딸을 보는 것 같았어요."

C는 딸을 만난 이야기를 하면서 차오르는 울음을 참았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신천지가 제발 아이를 돌려보내 주면 좋겠다고 했다. 3년간 몸과 마음이 망가진 딸아이 인생은 어디서 돌려받고, 처참하게 망가진 우리 가정은 어디서 회복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신천지가 자기들 말대로 '종교'라면, 가정이 올바로 서고 가족 구성원이 행복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결말이 이게 무엇이냐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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