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19대 대선을 6일 앞둔 5월 3일, 서울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에서 '느헤미야 국가 금식 기도 성회'가 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매주 토요일마다 서울역 광장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회'를 연 '국가기도연합'이 개최했다. 북한 사역과 반동성애 운동 등에 앞장서는 이용희 대표(에스더기도운동), 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등이 몸담고 있는 단체다.

연세중앙교회를 가득 메운 교인은 "동성애가 한국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울부짖으며 기도했다. 5월 1일 시작한 기도회는, 석가탄신일인 3일 참석자 수가 급증했다. 1만 5,000석 규모 본당은 발 디딜 곳 없이 가득 찼다. 복도에 간이 의자나 방석을 깔고 앉은 이들도 있었다. 청년들은 강단에 나와 무릎 꿇고 강의와 설교를 듣고 기도했다.

3일 성회 첫 주제는 '동성애'였다. 기도회에 앞서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길원평 대표(부산대 물리학과 교수)가 나와 "동성애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차별 금지 사유로 명시한 '성적 지향'을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 인권위가 동성애 옹호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왔으며, 그 결과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 군형법 폐지 시도 등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길 대표는 "군형법 92조의 6이 폐지되면 군대에서 '항문 성교'가 퍼지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전 목사는 "동성애는 한국교회를 파괴하는 일등 공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8일 한국교회총연합회 대각성 기도회 당시 모습. 뉴스앤조이 박요셉

이어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윤 목사는 동성애가 한국교회를 파괴하는 일등 공신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교회를 무너뜨리려고 작정하고 오바마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미국 교회가 다 무너졌다. (중략) 호주 교회도 1960년대에는 성령이 충만한 교회였는데 지금은 할머니 한두 명만 있다. 교회가 파괴됐다. 뭣 때문에 파괴되었느냐. 동성애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목사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거나 동성애가 합법화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이 역차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님 말씀에 '가증히 여겨 죽일지니'라고 써 있다. 사람들이 나한테 동성애 해도 되냐고 물으면 내가 안 된다고 하겠지. 그러면 내가 붙들려 가지 않겠나. 우리 정신 차려야 한다. 교회 파괴되는 게 두렵지 않은가.

에이즈 걸리면 좋은 사람 손들어 보라. 에이즈 환자가 비데라도 사용하면 나도 에이즈 걸릴 수 있다. 온 사람이 화장실 사용을 두려워하는 게 인권이냐 아니냐. 온 사람이 불편하다 그 말이다. 왜 이렇게 인권이 역차별되는가."

윤석전 목사 말이 끝날 때마다 교인들은 큰 소리로 "아멘"이라고 외쳤다. 윤 목사는 "사람을 미혹하게 하는 마귀가 하는 동성애를 한국에 절대 발붙여도 안 되고, 붙인 발도 뜯어내야 한다"며 1시간 동안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윤 목사는 "동성애를 하게 하는 마귀, 우리를 미혹해서 죄짓게 해 지옥 보내는 놈이다. 하나님 말씀 불순종하는 건 죄다. 이게 대한민국에 합법화해야 한다? 안 된다. 합법화해서 동성애 하는 사람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 이건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외쳤다.

연세중앙교회 본당을 가득 메운 교인들은 "차별금지법 찬성하는 정치인 안 된다. 그런 대통령 필요 없다", "동성애 합법화하는 정치인 안 된다. 동성애와 에이즈 창궐하는 나라를 물려줄 수 없다", "대한민국 군대에서 동성애 귀신을 몰아내 달라"고 두 손 들고 울부짖었다.

'느헤미야 국가 금식 기도 성회'는 5월 3일 밤 10시까지 계속된다. 반동성애에 이은 두 번째 주제는 '반공'이다. 참석자들은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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