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기도회 400회를 기념하는 포럼이 4월 30일 사랑의교회 강남 예배당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 마당 기도회가 400회를 맞았다. 매 주일 강남 예배당에서, 금요일 서초 예배당 앞에서 기도회를 연 게 벌써 4년이 넘었다. 2013년 11월, 오정현 목사가 초호화 예배당에 입당해 기뻐했을 때 참담한 심정을 가누지 못하고 강남 예배당 마당을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때는 싸움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 초창기 2,000여 명이 갱신위라는 이름으로 모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부침을 겪었다. 지난한 투쟁에 지쳐 다른 교회로 떠난 사람도 있고, 내부에서 문제가 터지기도 했다. 정치 성향이 달라 설교 중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던 이들도 있었다. 사람마다 지향점과 가는 방법이 달라 지금도 고민하는 중이다.

여러 문제를 겪으면서도 사랑의교회 갱신이라는 목적을 유지하고 있다. 교회와의 소송으로 회계장부를 열람하는 등 의미 있는 판결도 이끌어 냈고, 그 과정 중 교회 지도자들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국교회에서 담임목사의 윤리적·법적 문제를 제기하며, 이렇게 조직적으로 활동한 사례는 없었다. 갱신위는 한국교회 분쟁, 개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13년 12월 마당 기도회 모습. 당시 2,000여 명 교인들은 서초 예배당 출석을 거부하고, 출입문이 막히고 전기가 끊어진 강남 예배당에 모여 기도했다. 사진 제공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갱신위는 마당 기도회 400회를 맞아 '갱신 공동체, 어제를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한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4월 30일 사랑의교회 강남 예배당에는 교인 350여 명이 자리했다. 발제는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과 배종민 집사, 고직한 선교사, 강태우 전도사, 김성만 집사가 맡았다.

송인규 소장은 '시험대 위의 평신도 신학과 제자 훈련’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송 소장은 옥한흠 목사의 제자 훈련이 평신도 위상을 높이고, 교인들의 영적 성숙을 이끌어 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적 평신도' 개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전하는 '흩어지는 공동체'에 주안점을 맞추라는 말이다.

배종민 집사도 제자 훈련이 목사 설교만 들으며 신앙생활하던 교인들에게 체계적인 교리 공부와 기도 훈련 등으로 영적 성장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교회가 대형화하는 데 유익했고, 상대적으로 '흩어지는 공동체'의 중요성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배 집사는 갱신위가 '작은 교회로 흩어지지만, 개혁적인 타 공동체와는 연합한다'는 정신으로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직한 선교사는 일터와 현장에서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했다. 세이비어교회나 리디머교회처럼 이웃과 나라와 민족의 아픔, 소외를 돌아보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목사 없어도 가능한, 준비된 평신도들이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강태우 전도사는 한국교회가 갱신위를 보는 시선에 주목했다. 갱신위가 한국교회뿐 아니라 교회사적으로 의미 있는 싸움을 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신천지 혹은 좌파 목사들에 의해 영향받고 있다는 보는 시각도 있었다. 오정현 목사와 갱신위 모두 잘못이라는 양비론적 반응이나 침묵과 무관심의 시선도 있다고 했다.

강 전도사는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갈라디아서 말씀을 소개하며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특히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는 주님의 명령처럼, 세상 속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상처받은 치유자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주일 마당 기도회에는 평균 800명이 모인다. 갱신위는 900명 가까운 교인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400회를 맞아 다른 교회로 떠났던 교인도 일부 참석했다. 오후에 열린 포럼에는 3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현직 변호사인 김성만 집사는 사랑의교회를 둘러싼 법적 문제를 중심으로 발제했다. 김 집사는 "'교회에 무슨 법이 필요하냐', '교회 문제를 왜 세상 법정에 들고 가느냐', '비성경적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의사가 의술을 행하지 않고 기도만 하는 게 성경적인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는 성경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도덕보다 낮은 것들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갱신위는 당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게 됐다. 강남 예배당을 떠나야 하는지, 떠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갱신위의 공통된 고민이다. 김성만 집사는 "지난 4년간 인도하신 하나님이 앞으로 평생 인도하실 것이다. 예배당이 어찌 되든, 숫자가 어찌 되든 그것은 두 번째 문제다. 우리 믿음을 점검하고 자세를 점검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묵묵히 기다리면서 기도하면 하나님이 법적으로도 길을 내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아멘과 박수로 화답했다.

사랑의교회갱신위는 한국교회 분쟁과 개혁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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