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유영 기자] 벌써 8년 전 일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LA 한 대형 교회 목사가 법정에 섰다. 당시 <미주뉴스앤조이> 기자로 이 교회 분쟁을 취재하던 박지호 센터장(갈등전환센터)은 법정에 선 목사와 교인들을 회상하며 말했다.

"평화를 이뤄야 할 교회가 세상 법정에 평화를 구걸하는 광경이었다. 누가 어떠한 잘못을 했나 따지는 일을 떠나, 기독교인으로서 무척 슬펐다. 마음이 무거웠다. 당시 가깝게 지내던 메노나이트 교단 한인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인 교회를 위해 평화 활동을 해 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지호 기자가 해 보라'고 권했다. 그 말이 씨앗처럼 마음에 심겨 '갈등전환'을 공부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여러 교회 분쟁을 보았다. 사실관계를 파헤치고 잘잘못을 가리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열심히 취재해 잘잘못을 드러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상처만 커졌다. 고민 끝에 박 센터장은 2012년 메노나이트 계열 대학원에서 '갈등전환학'을 공부하며 관련 서적을 번역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2013년 갈등전환센터를 세웠다. 공부하며 깨달은 내용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 이후 서울시 이웃분쟁조정센터 조정위원, 서울시 주택재정비사업 갈등조정위원, 서울시 동작구 민원조정위원회 위원, 함께하는경청 기획운영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 조정을 위해 활동했다. 최근에는 교회 갈등과 관련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세미나도 진행했다.

"갈등을 무조건 해결해야 할 부정적 문제로 보기보다,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으로 여겨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박지호 센터장 말이 한국 사회와 교회에 꼭 필요해 보였다. 그에게 갈등전환은 무엇이고, 갈등전환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다음은 박지호 센터장과 나눈 일문일답.

갈등전환센터 박지호 소장. 뉴스앤조이 유영

- 갈등전환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갈등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좀 더 나은 갈등으로 전환해 나가는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잘잘못을 따져 묻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갈등을 변화 동력으로 삼아 다층적(개인적, 관계적, 구조적, 문화적)이고 장기적 차원에서 건설적인 변화를 모색하려는 게 갈등전환의 핵심이다.

우리는 갈등을 나쁘고 불안한 요소라고 여긴다. 갈등이 생기면 '누가 잘못했나', '더 나쁜 놈은 누구인가', '누구 말이 맞는가' 등을 따진다. 하지만 갈등은 사람보다 환경의 변화가 만들어 내는 경우가 더 많다. 변화는 반드시 불편함을 만들고 불편함은 비난으로 이어져 갈등이 일어난다. 공공 정책이 결정되거나, 제도가 변하거나, 회사에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거나, 교회 담임목사가 바뀌거나,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때, 사회나 조직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다. 갈등은 관계와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갈등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 누군가 제시한 일방적 해결책으로 단번에 끝나는 갈등은 없다. 현재보다 조금 더 나은 갈등으로 바뀌고, 새로운 갈등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을 거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갈등전환은 함께 변화의 길을 찾는 과정이다.

-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세월호 참사를 생각해 보자. 세월호 참사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참혹한 일이었다. 사회에 만연한 문제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정부 태도, 선박 관리 제도, 생명을 대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당사자가 되어 유가족과 갈등을 빚었다.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은 참사로 경험한 아픔이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로 바뀌는 과정으로 전환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일방적 문제 해결 논리로 접근하는 정부 방식은 긍정적 변화를 막아섰다. 처벌과 보상이라는 문제 해결 차원에 매몰되어 변화로 향하는 힘을 상실하게 했다. 피해자가 회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정부는 피해자가 고통당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결국 우리 사회는 더 큰 갈등을 마주했다.

'일방적'으로 제시된 해결 방법이 문제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접근하면 힘 있는 자의 논리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힘 있는 사람이 제시하는 일방적 해결 방식을 따르는 방법이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일방적 해결책을 훌륭한 갈등 해결 방법으로 여기기도 한다.

갈등전환 개념과 방법을 교육하는 모습. 갈등전환센터 제공

-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하는 게 좋을까. 정부나 권력이 제시하는 일방적 해결책을 따르지 않는 방법이 있는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먼저, 앞서 말한 일방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군대, 교회, 부모와 자녀 관계 등에서 주로 볼 수 있다. 갈등 상황을 경험하는 당사자 사이에서 힘 있는 사람이 상대방을 누른다. 약한 상대가 조용해지면 '갈등이 해결됐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은 갈등이 해결된 게 아니라 표출되지 않을 뿐이다.

둘째로 외부 권위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법원 소송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갈등 당사자는 주도권이 없다. 법원(외부 권위) 판단에 따라 갈등이 조정된다. 이 방법은 흔히 가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자녀 간에 다툼이 일면 부모가 잘잘못을 가려 준다. 우리가 외부 권위로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한 이유다.

세 번째로 외부 조력자를 통해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갈등 당사자들이 외부 조정자를 사이에 두고 대화한다. 주도권이 갈등 당사자에게 있다는 사실이 외부 권위로 해결하는 방법과 다르다. 마지막으로 조력자 없이 당사자끼리 대화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당사자가 동일한 주도권을 갖고 대화로 갈등을 전환한다.

우리는 첫 번째, 두 번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하지만 두 방법은 문제가 많고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대화로만 해결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세 번째, 네 번째 방법을 통해 최대한 대화로 풀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첫 번째나 두 번째 방식으로 가자는 것이다.

나는 네 번째 방법을 가르치거나 세 번째 방법처럼 갈등 현장에서 외부 조정자로 활동한다. 조정자는 재판관이나 해결 방안을 찾아 주는 존재가 아니다. '이 방법이 좋겠다', '저 방법이 좋겠다'며 갈등 내용에 개입하지 않는다. 조정자의 핵심 역할은 대화 과정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일이다. 정답을 찾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을 함께 찾도록 돕는 역할이다. 내용 전문가가 아닌 '과정 전문가'라는 이야기다.

아쉽게도 갈등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조정자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한다. 그래서 과정 전문가라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 갈등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돕는 사람으로 이해하게 하는 일이 조정의 첫 단계다.

세 가지 종교, 다섯 가지 종족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방글라데시 교사 역량 강화 교육에 참여한 박 센터장. 갈등전환센터 제공

- 갈등 조정자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대화란 정확히 무엇인가.

우리는 대화와 논쟁을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갈등전환 과정에서 대화(dialogue)는 논쟁(debate)과 다르다. 논쟁도 넓은 의미에서 대화지만, 갈등전환에서는 논쟁과 대화를 구분한다. 목적을 이뤄 가는 방식이 다른 까닭이다.

논쟁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상대방 허점을 찾기 위해 듣는다. 대화는 '배우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니 듣는 이유도 다르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듣는다. 논쟁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충분한 대화를 거친 뒤 논쟁으로 넘어가야 한다.

아쉽게도 충분한 대화를 거치는 역량이 아직 우리 사회에 부족하다고 느낀다. '함께하는경청' 운동 기획운영위원으로 참여한 이유도 갈등전환을 확산하기 위해서다. 경청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대화 문화를 우리 사회에 확산하기 위한 문화적 차원의 갈등전환 실천이다.

-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건 지난한 과정일 것 같은데.

갈등을 개인과 공동체가 성장할 기회라고 받아들이면 좋겠다. 성장 만능주의가 낳은 '빨리빨리'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방법도 대화에 있다. 그리고 대화로 갈등을 풀어 나가는 길이 무엇보다 빠르다.

- 대화로 풀어 나간 갈등전환 사례가 있는가.

서울시 이웃분쟁조정센터 조정위원으로 참여해 경험한 일이다. 윗집과 아랫집이 누수 문제로 싸움이 났다. 수리비 문제로 이웃 간 다툼이 커졌고 법원으로 가기 전 서울시 이웃분쟁조정센터에 조정을 요청했다.

분쟁 과정은 이렇다. 아랫집 천장에서 물이 샜다. 아랫집은 '윗집이 일정 부분 수리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수 원인이 윗집에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윗집은 돈을 낼 수 없다고 했다. 제일 높은 층을 사용하던 윗집 역시 얼마 전 물이 새는 바람에 옥상 공사를 했다. 공용 공간이니 아랫집도 수리 비용을 내야 한다고 했는데 아랫집이 거부했다.

분쟁 조정은 두 차례 진행한 대화로 풀어 갈 수 있었다. 양측은 대화를 통해 서로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누수 문제만 아니라 다른 문제도 어떻게 풀어 갈지 미래에 초점을 맞춰 대화를 이어 갔다. 갈등전환에서는 분쟁 해결보다 이웃 사이에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이 복원됐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겨도 해결해 갈 힘이 생긴 까닭이다.

주민 참여로 건립된 정독 도서관 공공 화장실.

서울 종로구 북촌에 공공 화장실 건립을 둘러싸고 일어난 갈등을 조정한 것도 좋은 사례다. 갈등을 긍정적인 변화의 힘으로 사용한 예다.

유명 TV 프로그램에 북촌이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연간 40만 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였다. 주택 밀집지역이다 보니 소음, 쓰레기 등으로 주민 불편이 커졌다. 화장실 문제도 심각했다. 공공 화장실이 없어서 관광객이 주민 집 앞에 대변을 보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사회적 변화가 주민 불편을 크게 야기했다.

구청은 해결책으로 공공 화장실 건설을 제안했다. 그런데 환영할 줄 알았던 주민들이 강하게 반대했다. 관을 향한 신뢰가 낮았고, 다른 공공 갈등 문제도 얽히다 보니 주민들이 공공 화장실을 일종의 혐오 시설로 여겼다. 구청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대신,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했다. 주민간담회, 북촌협의회, 설계 변경 회의 등 수십 차례에 걸친 대화를 통해 토론과 의견 수렴이 이뤄졌고, 결국 정책과 건축 디자인 등이 변경됐다.

결과는 아주 좋았다. 건축물은 2016년 국토경관디자인 대통령상까지 수상했다. 당시 설계 담당자는 "주민 반대가 신의 한수였다"고 말했다. 토론과 의견이 없었다면 이토록 훌륭한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는 말이다. 사업비 35억 원을 절감했고, 공간 활용과 건축 미학적 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구청과 주민들 대화 창구도 일부분 회복되었다. 주민 반대로 일어난 갈등이 긍정적 변화를 이끈 사례다.

- 갈등전환을 통한 공공정책 수립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국민이 참여하고 대화를 통해 숙의하는 정책을 제도로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북유럽 국가들과 프랑스, 독일, 호주, 싱가포르 등은 분쟁을 조정하는 제도로 사회 변화를 꾀했다. 조정 제도를 통한 갈등전환은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된다.

프랑스는 국가공공토론위원회 운영을 제도로 규정했다. 3억 유로 이상 드는 대규모 국책 사업을 결정할 때, 의무적으로 위원회가 운영된다. 국민 표본 2,000명을 선발해 1년 이상 논의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함께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가를 위원회에 초청해 국책사업의 장단점과 찬반 의견 등을 듣는다. 위원회는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내부 여론조사를 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발표한다. 위원회에서 결정한 의견으로 국책 사업을 진행한다.

지역 주민이 결정하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과 민이 신뢰를 쌓고 대화하는 과정이 열리고, 사회적 비용 감소를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갈등전환센터 제공

유럽 등 여러 나라가 공공 정책을 결정할 때, 일방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방식에서 갈등 조정 중심으로 변한 이유는 명확하다. 대화하고 서로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을 통해 사회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립과 분쟁은 막대한 사회비용을 낳는다. 시위와 집회가 열리고 경찰이 투입된다. 분쟁 기간이 길어지거나 사람이 다치고 연행되어 소송을 하면, 사건이 커지고 사회비용은 막대하게 늘어난다.

호주와 싱가포르는 이웃 갈등 조정 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다. 법률로 정해진 조정 제도로 이웃과 겪는 갈등을 대화로 풀도록 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법률로 규정된 제도가 없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시도하고 있을 뿐이다. '갈등관리기본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는 이유다.

- 갈등을 대화로 풀어 가는 게 중요한 건 알겠다. 하지만 명백한 잘못이 있을 때는 대화보다는 단죄가 필요하지 않나.

사법적 판단도 정의를 세우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사법적 정의는 피해자를 회복하도록 돕고 공동체의 평화를 이루는 데 한계가 명백하다. 잘잘못만 가려내는 지금의 사법제도에서는 피해자가 필요로 하는 욕구가 소외되기 쉽다. 사법적 정의를 세우는 일에 앞서 '회복적 정의'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 이유다.

다시 세월호 참사를 생각해 보자. 세월호 유가족에게, 피해가 회복되고 정의가 실현된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사법적 처벌에 국한된 정의일까. 그렇지 않다. 피해자가 회복하려면 공동체의 공감이 필요하다. '너희가 정말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구나'라는 충분한 공감 말이다. 그래야 피해자가 정의를 경험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시체 장사하고 돈을 탐내는 사람으로 유가족을 대하며, 몇 사람 감옥에 갔으니 모든 일이 끝났다고 말한다면 회복은 없다. 공감이 없는데 어떠한 정의가 설 수 있겠나.

회복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먼저 피해자의 고통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뉴스앤조이 현선

- 피해자를 가장 많이 배제하는 곳 중 하나가 교회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야기를 들으니 회복적 정의와 공감, 대화가 한국교회에도 많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흔히 좋은 제도가 있으면 갈등이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좋은 정관으로 운영하는 교회도 분쟁을 경험한다. 제도를 제대로 운용할 역량과 문화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제도에 순응하고 따라오라는 폭력이 갈등을 빚는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함께 변화할 길을 찾지 않으면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불러온다. 이를 막기 위해 교회도 작은 부분부터 갈등을 전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웃 분쟁 조정에 참여하면서 교회도 비슷한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세 지역 교회와 함께 갈등전환을 배우고 실습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누었다.

교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당사자가 대화를 통해 자율적이고 평화롭게 풀어 가도록 도울 수 있는 지역 교회 내 조정전문가 양성이 한 과정이었다. 공동체 합의 형성과 공론화를 다른 한 과정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공동체 의사 결정 방식과 대화 진행 과정을 살피고 진행법을 익혔다.

사람들이 진짜 분노하는 순간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가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외될 때다. 그런데 사회나 교회는 투표를 가장 이상적인 해결 방식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투표는 힘으로 해결하는 대표적 방식이다.

투표 전부터 당사자가 참여하게 해야 한다. 공론화 작업이 필요하다. 전문가 이야기도 듣고, 자료도 찾아보고,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 함께 결정해야 한다. 정답을 찾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찾는 길이 정답이라는 말이다.

교회 갈등 조정을 위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 갈등전환센터 제공

- 단기 목표가 있다면.

힘과 법으로 해결하는 일에 익숙한 한국 사회와 교회가 갈등을 대화로 풀어 갈 문화를 만들어 가도록 돕고 싶다. 그리고 갈등 조정 현장에서 필요한 역할을 잘 수행해 가면 좋겠다. 공공정책 갈등 조정 연구와 공무원 교육 등으로 공공 서비스가 갈등전환을 먼저 생각하도록 계속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교회의 경우, 이번에 시작한 갈등전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다른 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성장하면 좋겠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이웃 분쟁 조정 센터 역할을 하는 자원과 거점이 되기 바란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