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정의의 숨결로 세상을 새롭게, 교회를 새롭게'라는 주제로 2017년 한 해 동안 복음주의권 단체들의 연합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세 번째 기도회가 4월 24일 저녁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에서 열렸다.

지난달 기도회가 세월호 인양을 맞아 세월호 참사를 돌아보고 회개하는 시간이었다면, 이날 기도회는 대선을 보름 앞두고 한국교회 교인들의 올바른 정치의식과 참여, 지도자를 위한 기도가 주제였다.

이국운 교수(왼쪽)과 윤환철 사무총장(오른쪽)이 메시지를 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메시지는 이국운 교수(한동대학교)와 윤환철 사무총장(미래나눔재단)이 전했다. 먼저 이국운 교수가 '네가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눅 18:35-43)'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의 정치·문화적 영향력이 심각하게 축소됐다. 시대착오적인 국가지상주의 수호자 노릇에, 공산주의와 이슬람과 동성애를 반대하는 고집스런 안티주의를 합쳐 놓은 모습 말고는 보이는 게 없는 까닭"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 있던 '하나님나라 운동'이 지금은 자취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체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운동의 터전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상황에서 우리는 운명을 저주하며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삶에 익숙해져 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리고 맹인(시각장애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교인들은 여리고 맹인의 적극적이고 집요한 모범을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다.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삶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수께서 무엇을 원하는지 물으실 때, 추상적인 대답이 아닌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가 생각하는 대답은 "민주공화국에 의한 평화적 통일과 한반도의 평화중립국 체제를 원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윤환철 사무총장이 '정치적 판단, 금기와 망상을 넘어(렘 9:24, 마 23:23)'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윤 사무총장은 "교회 내에서 정치적 논의를 금기시한다는 것은 망상이거나 기만"이라고 했다. 망상은 불가능한 것을 상상함을 뜻하고, 기만은 말은 그렇게 할 뿐 실제로는 철저히 정치적인 뜻이라고 했다. 교회가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정치적 논의를 금지할 수 없고, 교인들의 정치적 논의를 금지하는 듯하면서 실제로는 누구보다 정치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한국교회가 국가를 우상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국교회 신뢰도는 지난 정치사에서 '장로 대통령'과 함께 추락해 왔다"고 했다. "박근혜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식의 구호를 외치며, 교인들이 스스로 교회를 특정 체제의 부속물 취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교회를 포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올바른 정치 참여 인식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메시지 후 안재영 장로(장파교회), 서종하 간사(DFC), 김병년 목사(다드림교회)가 기도회를 인도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개신교인이란 이유로 뽑아 주던, '종교 연고주의'에 물들어 있었음을 회개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사랑할 사람을 뽑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도, 막상은 언제나 망상적인 경제성장을 약속하는 후보자를 선택했음을 회개했다. 차별이 없는 교회, 정의를 가르치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불법 거래, 교회 세습, 거짓 선포가 횡행하는 교회에서, 청년들이 바른길을 위해 항거할 수 있도록 기도했다. 악한 것을 악하다고 말하는 청년들이 되기를 기도했고, 청년들이 대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기독교인 80여 명은 1시간 동안 합심으로 기도한 후 기도회를 마쳤다. 다음 연합 기도회는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통일 기도회'와 함께 열린다. 6월 3일 오후 6시 임진각에서 열릴 예정이다. 송정미, 이길승, 박순아, 홍순관, 부흥한국 등이 주관하는 평화 콘서트와 김회권 교수(숭실대)가 인도하는 기도회가 준비돼 있다.

4월 24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가 열렸다. 8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임박한 대선에서, 한국교회가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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