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원로목사가 축복 성회를 하며 거액의 사례비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딱히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조용기 원로목사에게) 몇 천만 원 정도 드릴 거다. 그건 사실이다." - 여의도순복음 제자 교회 A 목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독립한 일부 '제자 교회'들이 정기적으로 조용기 원로목사에게 거액의 사례비를 지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조 목사는 1년에 한 번씩 제자 교회 창립·독립 기념 축복 성회에 참석해 설교한다. 강단에서 30~40분 설교하고,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1억 원을 받았다.

가장 큰 사례비를 지급한 곳은 제2성전으로 불리는 순복음강남교회(최명우 목사)였다. 강남교회는 지난해 10월 5일 창립 31주년 및 독립 7주년 기념 축복 성회를 열었다. 강사는 조용기 목사.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강남교회는 창립 7주년 기념 사례비 명목으로 1억 원을 지급했다. 강남교회 출신 B 장로는 "작년뿐만 아니라 매년 1억씩 교회 예산에서 사례비를 집행해 왔다. 제자 교회 중 규모가 가장 큰 강남교회만 낼 수 있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총회와 분쟁 중인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도 올해 3월 8일, 조 목사를 초청해 창립 28주년 및 독립 8주년 기념 신유 축복 성회를 열었다. 송파교회는 조 목사에게 3,000만 원을 사례비로 건넸다. 송파교회는 강남교회와 달리 교회 재정에서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 안수 기도를 받고 싶은 교인들에게서 돈을 걷었다. 송파교회 복수의 장로는 "교구별로 200~300만 원씩 헌금을 걷어 3,000만 원을 채웠다. 액수는 해마다 다른데, 2013년에는 5,000만 원을 드렸다. 지금은 덜한 편인데, (안수) 기도 받기 위해 대출받는 교인도 있다"고 말했다.

안수 기도를 받는 교인 대부분은 건강이 좋지 않았다. 강남교회 출신 B 장로는 "암 환자나 화병에 걸린 교인들이 주로 안수 기도를 받았다. 어떤 암 환자는 1,500만 원을 헌금으로 냈다. 암이 치료됐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사례 금액은 교회마다 차이가 있었다. 경기도 제자 교회에서 목회하는 A 목사는 "형편이 안 되는 우리 교회처럼 200~300만 원 드리는 곳도 있다. 각자 형편대로 하는 거다. 그래도 뭐라고 안 하신다. (원로)목사님이 (액수를) 정해 놓고 달라 하지 않는다. 자기(제자 교회)들이 알아서 드린다"고 말했다.

거액의 사례비 문화는 독립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성전 담임을 지낸 C 목사는 "2008년경 지성전 축복 성회를 할 때 5,000만 원을 드렸다. 돈에 부담을 느낀 교인들이 안수 기도를 받지 않으려 했다. 다행히 한 권사님이 5,000만 원을 내면서 축복 성회를 잘 마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이 부담을 느끼지만, 제자 교회들은 거액의 사례비를 계속 줄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고 덧붙였다. C 목사는 "지금도 그렇지만 제자 교회들은 크고 작은 문제를 겪었다. 몇몇 목사는 자리보전을 목적으로 조 목사에게 (사례비를) 상납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조용기 목사 비서실장
"교회·성도 준 것에 감사 표현"

조용기 목사 비서실장 이원군 장로는 "(사례비를) 보통 100~200만 원씩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례비에 대해 조용기 목사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조용기 목사 비서실장 이원군 장로는 4월 2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례비가 아니라 제자 교회 목사들의 감사 표현으로 봐야 한다. (조용기 원로목사가) 교회도 주고, 성도도 다 주지 않았는가. 그래서 감사치레로 (사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얼마씩 받느냐는 질문에 이 장로는 "보통 100~200만 원 받는 것으로 안다. 몇 천만 원은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낸다. 30~40분 설교하는 데 누가 1억을 주겠는가. 그건 사례비가 아니라 집을 사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자 교회가 무슨 돈이 있어 그 큰돈을 주겠느냐"고 말했다. 관련 자료가 있다고 하자 이 장로는 "그런 건 모르게 주지, 알게 주겠는가. 나는 자세히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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