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연대가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침묵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갈등이 벌어지자, 경찰들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 목회자와 교인들이 세습 반대 피켓 시위를 하는 기독 단체 활동가들에게 폭언을 내뱉으며 시위를 방해했다. 이들은 활동가들에게 "당신은 도둑만도 못한 사람이야!", "어디 쳐 봐!" 하며 몸으로 밀치고 막았다. 명성교회 목회자·교인들은 실랑이 과정에서 피켓을 빼앗고 훼손하기도 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는 4월 25일 오전 8시 30분부터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은 서울동남노회 정기노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개혁연대 활동가들은 "명성교회 세습 불의에 동참하겠는가", "명성교회 세습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노회가 명성교회 세습 관련 안건을 처리하는 것에 반대했다.

갈등은 교회 앞 주차장을 지나가는 기독 단체 활동가를 명성교회 부목사, 교인들이 막아서면서 촉발했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교회 사유지라면서 통행을 몸으로 막았다. 활동가는 "시위하는 게 아니다 지나가는 것"이라고 항의했지만, 명성교회 교인들은 "왜 남의 땅에 왔어. 사유지다. 나가라"며 소리를 질렀다.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명성교회 교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넘어졌다. 그는 활동가들에게 "나 밀었잖아. 사과를 해야 할 거 아냐"하며 쫓아가 따졌다. 활동가가 손으로 댄 것뿐이라고 대꾸하자, 그 교인은 "대기만 했다고? 똑같이 밀어 볼까? 똑같이 밀어 볼까?" 하며 위협했다.

명성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은 세습 반대 침묵시위를 하는 활동가들에게 계속해서 폭언을 내뱉었다. 이들은 "여기는 우리 땅이야. 당신들은 도둑만도 못한 사람이야. 들어오지 마"라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시위를 방해하지 말라. 그냥 가라"고 대응했다.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1인 시위를 진행하던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허기영 집사도 제재를 당했다. 허 집사가 교회 앞 주차장에서 피켓을 들고 "세습하지 말라"고 외치자, 명성교회 부목사와 교인들이 방해했다. 한 목회자는 허 집사 코앞에 서서 피켓을 가리고 그를 노려봤다. "너나 잘해"라며 비아냥대는 교인도 있었다.

허기영 집사는 "1인 시위는 신고 없이 할 수 있다. 방해하지 말라"고 했지만 명성교회 사람들은 피켓을 빼앗아 훼손하고 그를 계속해서 뒤로 밀어냈다. 서로 감정이 격해지자, 한 부목사는 "치려고? 쳐 봐, 쳐 보라고, 어디 한 번 쳐 보라고!" 하며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그를 말렸다. 경찰들도 명성교회 관계자들을 말리고 1인 시위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20여 분 소란을 겪은 후 명성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실랑이는 일단락됐다. 개혁연대는 정기노회가 마칠 때까지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반대 침묵시위를 이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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