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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단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 첫발 떼다

[인터뷰] 조믿음 대표기자 "한국교회, 이단 빠지지 않을 힘 필요해"

최유리 기자   기사승인 2017.04.22  14: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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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한국교회는 이단·사이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인을 빼 가는 신천지 때문에 '신천지 출입 금지' 안내문을 붙인 교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신천지 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에서는 "신천지 이만희는 내 딸을 돌려 달라"는 팻말을 걸고 1인 시위하는 피해 가족이 있다.

사건은 빈번하게 터지지만 이단·사이비 문제를 밀도 있게 다루는 언론은 많지 않다. 사안을 어렵게 취재해 보도해도 이들에게 돌아오는 건 소송이나 비방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이단·사이비 전문 매체에 발을 담근 기자가 있다. 이단·사이비만 전문으로 다루는 언론 <바른미디어>를 만든 조믿음 대표기자다. 그는 <현대종교>에서 5년간 기자로 일했고, <이단인가 이설인가>(예영B&P)를 출간하기도 했다. 조 기자는 이 책에서 '신사도 운동', '번영신학', '천국과 지옥 간증', '극단적 종말론' 등 교회에서 논란이 되는 이단·이설을 짚었다.

그는 4월 11일 <바른미디어>라는 새 둥지를 틀었다. 사이트 오픈 후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4월 20일, 종각에서 만났다. 현장 취재가 많은 그의 신변 보호를 위해 얼굴은 공개하지 않는다.

조믿음 기자는 이단, 사이비에 잔뼈가 굵다. 올해 4월에는 <바른미디어>라는 매체를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바른미디어>라는 매체를 시작했다. 어떤 매체인가.

<바른미디어>는 신학·이단·사이비 전문 매체다. '바른'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단에 빠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신학의 부재, 정서적·관계적 문제 등 다양하다. 취재원들은 주로 피해자 가족이다. 그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한국교회는 이단에 빠지지 않을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힘을 길러 주는 게 곧 '신학'이라고 본다.

요새 교회는 바른 신학보다 일꾼을 기르는 교육만 하는 거 같다. 성경에 관심 있는 사람은 교회에서 충족이 안 되니까 바깥에서 성경 공부한다. 그러다 이단·사이비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바른미디어>는 검증된 목회자 글이나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교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부터 신학생이 곱씹어 볼 수 있는 신학적 주제까지 무게감이 다른 콘텐츠를 다룬다. 이단·사이비 문제를 드러내는 기사도 쓰고 있다.

- '바른 신학'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한다. 유튜브 등에 보면, 이설에 가까운 설교가 많이 공유된다.

맞다.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신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자료가 엄청 나온다. '선교사'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는 사람 설교를 들었는데, 잘못된 게 많더라.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하지 않아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신천지는 신도가 17만 명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유튜브에 떠돌아다니는 영상은 몇 명에게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다.

이단도 문제지만 이설을 담은 영상이 곧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사각지대라고 생각한다. 불건전한 콘텐츠다. 그럴듯해 보이는 이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에 빠지는 사람이 꽤 될 거다. 소셜 미디어에서 기독교인들이 공유하기도 하기도 하니.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신학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 언론사가 살아남기 힘든 현실이다. 매체를 시작하는 데 부담은 없었나.

힘들긴 하다. 대부분 언론사가 광고로 유지된다. 어떤 매체는 광고 때문에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한다. 나도 그 점을 우려한다. 자금이 있어야 정직하게 운영하고 좋은 기사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그 점에서 독자들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후원하고 격려해 줬으면 좋겠다. 좋은 음악, 좋은 영화를 돈 내고 다운받아 듣고 보듯, 좋은 기사에도 이런 문화가 정착하면 좋겠다. <바른미디어>는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이었으면 좋겠다.

- 이단 취재는 언제부터 했나.

2012년 3월부터 5년간 <현대종교>에서 일했다. 그 전에 전도사로 사역할 때부터 이단·이설에 관심이 많았다. 교회에 있다 보니 직접 이단 문제를 겪게 됐다. 친구 아버지가 이단에 빠져서 가족이 해체되는 것도 보고, 교인 한 분이 구원파에 빠지기도 했다. 이단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빠지는 것일까 궁금했다.

- 지금 성행하는 대표적인 이단·사이비로는 신천지, 하나님의교회가 있다. 이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모든 이단·사이비에서는 세뇌 교육을 시킨다. 신천지는 복음방 과정 - 센터 과정이 있다. 처음부터 이만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개신교와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신천지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한 해 성경 공부를 접하는 사람만 4만 명이다. 작년을 제외하고는 한 해 2만 명이 신천지에 빠졌다. 성경 공부한 사람 중 50%가 빠진 거다. 신천지로 가는 사람 중에는 개신교인이 많지만 요새는 천주교인이나 신앙이 없는 사람도 많아지는 추세다.

하나님의교회는 시한부 종말론을 교리로 삼고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준다. 종말에 하나님의교회 예배당이 도피처가 된다고 가르친다. 공포심에 젖은 신도들은 건축 헌금을 낸다. 한국에만 하나님의교회 예배당이 200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지역은 십일조보다 건축 헌금이 만 배 정도 많은 경우도 있었다. 이런 걸 보면 이단·사이비가 인간의 두려움, 공포 등 심리적 부분을 건드리는 듯하다.

하나님의교회는 '종말론'을 언급하며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교회 예배당이 도피처가 된다고 가르친다. 이 때문에 많은 신도가 건축 헌금을 바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가족이 이단·사이비에 빠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가족 상담을 받고, 신뢰 관계를 계속 구축해 가는 게 중요하다. 섣부르게 교리 논쟁을 하면 오히려 덧날 수 있다. 이단·사이비에서는 자기네들 교리도 공부하지만, 개신교의 반박을 디펜스하는 교육도 받는다. 이단·사이비에 빠진 가족이 교리 논쟁에서 이기면 그 단체에 더 빠질 수도 있다.

질문하는 게 중요하다. 가끔 탈퇴자를 보면 터무니없는 자료를 보고 생각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 그 전까지 스스로가 단체 주장을 확인해 보지 않아서 그렇다. 예수 재림 때 흰옷을 입고 있어야 구원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샤워할 때 예수님 오면 어떡하죠? 구원 못 받나요?"라고 묻는다. 상대방은 대답하지 못한다.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교리의 빈틈을 찾아 계속 질문하는 게 중요하다.

- 현재 이단·사이비 생태계에서 생겨나는 일 중 어떤 점을 우려하나.

일단 이단·사이비는 아류들이 점차 늘어난다. 신천지 아류만 10곳 정도 된다. 신도가 적은 단체는 20~30명, 100~200명이 되기도 한다. 이런 곳은 제보자나 탈퇴자가 나와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단체 정보를 알 수 없다. 최근에 언론에 보도된 '진돗개 사건'처럼 사건이 터져야 드러난다. 피해자 가족들 중 안타까운 케이스도 이런 거다. 차라리 신천지나 하나님의교회처럼 알려진 단체는 그래도 대처법이 있다. 그런데 내 자식이, 내 부모가 어디에 빠진지도 모르고 어떤 특징이 있는 곳인지도 모르면 정말 답답하다. 아류가 점차 많아질 텐데 걱정이다.

또 한 가지는, 이제 이단·사이비에서도 모태신앙 세대가 생겨난다는 거다. 통일교 같은 경우 여기 속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이단 사상만 배운다. 대안 학교, 기관이 모두 구비된 이단·사이비의 경우 무엇이 틀렸는지 확인하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자기가 배운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 정말 답이 없다.

신천지는 한국교회 깊숙이 파고들었다. 조 기자는 한국교회가 어렵지만, 이단·사이비 문제에 발 빠르게 대처해 주기를 당부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나.

일단 교회 자체가 이단 문제에 무관심한 거 같다. 나와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종종 이단·사이비 문제를 '교통사고'에 비유한다. 경미한 사고부터 목숨을 잃은 사고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정말 가정이 박살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는 피해자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사람들은 교리만 잘 알려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훨씬 복잡하다. 교리 문제를 포함해 이단의 생리, 활동 성향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사이비 단체들을 보면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관계를 형성한다. 30대 초반 아기 엄마의 경우, 집에 몇 명이 찾아가 성경 공부하면서 집 치워 주고 아기 기저귀도 갈아 준다. 수능 100일 앞둔 고3 학생에게 찾아가 연락해 주고, 대학 가면 자연스럽게 신천지 교인을 연결해 준다. 이런 지점은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히 교리만 잘못됐다고 접근하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단마다 이단대책위원회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프로세스가 느린 편이다. 1년에 한 번씩 결의하다 보니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점이 있다. 교단마다 '이단 경계 주간'도 있다. 사실 얼마나 개교회가 이단 경계 주간을 지키고 있을까 의문이다. 이 주간에 전문적으로 이단을 공부한 사람이 와서 교인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고 문제를 알리면 좋겠는데 잘 안 되는 거 같다.

교단 차원의 센터나 기구가 있으면 필요하다. 교리뿐 아니라 사회적·심리적·법적으로 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연합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 피해자가 오면 총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 정서적 이해를 기반으로 상담하고 교리를 말하면 좋겠다.

피해자 가족 지원도 필요하다. 이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시위하러 다닌다. 직장에 다니기도 하는데, 이단 단체가 이 사람을 고소·고발한다고 해 보자. 고발당하면 경찰서에 빈번하게 출석해야 한다. 처음에는 직장에서 이해하지만 업무에 지장을 주면 결국 회사에서 나오게 된다.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 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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