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엘, 교회에 말 걸다 -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성서적 모델> / 김수정 외 9명 지음 / 홍성사 펴냄 / 292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고엘'이라는 말을 아는가. 친족이 빈곤 문제로 땅을 잃고 종살이할 때 대신 대가를 지불해 땅과 종살이하는 사람을 되찾을 수 있는 제도다. 룻기가 '고엘' 제도를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책이다. 신앙인에게 잘 알려진 '희년 제도'와 맞물려 있는 이스라엘 사회보장 제도였다.

여기 '고엘' 사상에 주목한 신학자, 목회자 10명이 있다. 이들은 2014년 6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페스프링스(Santa Fe Springs)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고엘'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 결과물로 최근 <고엘, 교회에 말 걸다>(홍성사)가 출간됐다. 이들이 '고엘' 사상에 주목하는 이유는 책 부제에 잘 나와 있다. 고엘 사상이 '공동체 치유와 회복을 위한 성서적 모델'이라는 것이다.

현대는 '피로 사회', '냉소 사회' 같은 용어로 명명된다. 이 용어들은 현대사회가 이기적 개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개인주의는 '무한 경쟁', '승자 독식' 등의 사회현상을 낳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동체적 삶이 제시된다. 이 책은 성서가 제안하는 공동체적 삶의 회복을 위한 근거를 제시한다. 이웃과 사회를 향해 뻗어 나가는 '고엘 공동체'로서의 교회 정체성을 되울려 주고 있다.

책은 △땅에 대한 성경적 이해(고승희) △모세오경에 나타난 고엘 사상 연구(민종기) △사회 갈등 해소망과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고엘, 도피성, 그리고 수혼 제도(정진명) △구속자 예수 그리스도, 고엘의 완성(이상명) △고엘 사상의 관점에서 읽는 요한계시록(이필찬) △룻기에 나타난 고엘 제도의 선교적 의의(백신종) △고엘 제도의 현대적 의미와 적용(김형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님의 구속'을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대표적인 주제라고 한다면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하는 '구속'이라는 주제와 가장 밀접한 단어가 히브리어 '고엘'입니다. '고엘'의 일반적 의미는 '기업 무를 자', '대(代)를 이어 줄 자', '복수해 줄 자'이지만 이 단어의 용례는 경제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윤리적이고 신학적인 차원의 회복과 구속을 포괄합니다. 이러한 다차원적 의미를 지닌 고엘 사상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구속'이라는 개념과 짝을 이루어 인간 역사 속에서 회복과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하나님의 구속이 지닌 함의를 더 깊고 풍성케 합니다."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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