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갱신위는 강남 예배당에서 매주 기도회를 연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오정현 목사를 반대하는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는 3년 넘게 강남 예배당에서 따로 기도회를 열고 있다. 갱신위가 주최하는 기도회에는 매주 800~900명이 참석한다. 설교자는 외부에서 섭외한다. 다른 교단 소속 목사가 할 때도 있고, 사랑의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 목사가 강단에 서기도 한다.

'강남 예배당에서 설교를 못 하게 해 달라'는 안건이 노회에 상정됐다. 예장합동 동서울노회(김학규 노회장)는 4월 17일 서울 마천동 행복한교회에서 제91회 정기노회를 열었다. 문제의 헌의안은 현장에서 접수됐다. 보통 시찰회를 경유해 안건을 상정하는데, 노회 현장에서 즉각 신청한 것이다. 노회 정치부 한 관계자는 "이렇게 중요한 안건은 시찰회를 거친다. 그런데 시찰회에서 (안건에 대한) 찬반이 있을 수 있고, 기각될 수 있다 보니 현장에서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른바 '강남 예배당 설교 금지 요청' 안건은 다음 날 18일 오후 회무 때 논의됐다. 회무 전 노회 관계자들은 말을 꺼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임원은 "찬반을 떠나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해 줄 말이 없다"고 말했다. 회무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취재를 허락하지 않았다. 오후 2시 시작한 회무는 약 4시간 만에 종료했다.

노회는 이번 안건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부탁받고 하는 설교를 금지하기 어렵다고 했다. 타 교단 소속 목사 설교를 막을 권한도 없다고 했다. 다만, 동서울노회 소속 목사가 교회 분열을 야기하는 식의 발언을 하면 경계‧지도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노회 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정기노회가 끝난 뒤 바로 임원회가 열렸다. 회의가 끝난 후 김학규 노회장은 기자에게 "결론이 안 났다. 다음 임원회에서 다루기로 했다"고 짧게 말했다. 어떤 식으로 지도할 것이냐고 물었으나 김 노회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복수의 노회 관계자는 임원들도 이것을 특별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목사는 "설령 (강남 예배당에) 가서 설교를 한다고 해도 노회가 목사들을 징계할 수 있는 근거나 법이 없다. 무분별한 헌의안에 노회가 시간만 허비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동서울노회는 현장 접수된 안건을 임원회에 일임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랑의교회 관련 안건은 1건이 전부였다. 지난해 12월 총신대는 오정현 목사 신대원 합격을 무효라고 통보했다. 교단을 대표하는 교회 담임목사 지위가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이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김학규 노회장은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노회에 참석한 한 목사는 오정현 목사를 문제 삼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정현 목사 문제는 다 알고 있는데, 노회에서 다루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잘못 건드리거나, 순진하게 접근하면 역으로 당한다. (노회 안에는) 여러 성향을 지닌 목사들이 있다 보니까 그렇다. 사실관계도 정확하게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 총신대와 법적 공방 중에 있는데, 그게 정리될 때까지 노회가 움직이는 건 어려워 보인다."

노회가 열리는 교회 앞에서 갱신위 소속 교인이 피켓 시위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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