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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대속할 십자가는 없다

장윤재 교수 "우리도 피폭자 될 수 있다"

최유리 기자   기사승인 2017.04.18  17: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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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는 흔히 화장실 없는 베르사유궁전에 비유한다. 삐까뻔쩍해 보이지만 실제로 정말 필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인류가 원자로로 전기를 생산할 줄은 알지만 처분 방법은 아무도 모른다. 핵발전소가 배출하는 핵폐기물은 100만 년간 방사선이 나온다. 그러나 이 핵폐기물을 담아 두는 드럼통은 40년이면 수명이 끝난다. 100만 년이 말이나 되는가. 최종 보관 방법을 모르면서 계속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인가."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전 세계 어느 국가도 핵폐기물 처분 방법을 알지 못하는 현실을 언급하던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는 엉덩이를 들썩였다. 손동작도 많아졌다. 한국YMCA전국연맹 '웰컴 청년 로고스'에서 3주간 생태신학의 필요성을 강의하는 장 교수는 4월 17일 진행된 두 번째 시간에 핵발전소 문제를 지적하고 이것이 어떻게 신앙과 연결되는지 설명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떠들어 대는 한국 사회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는 후쿠시마를 찾아갔다. 민간인이 접근 가능한 곳까지만 갔는데도 장윤재 교수는 코피가 터졌다. 함께 간 일행의 핸드폰도 고장이 났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강의 주제는 핵발전소였다. 장윤재 교수는 핵발전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핵발전소, 이제 안전하지 않아
세계 곳곳에 있는 피폭자
탈핵 문제는 곧 신앙 문제

장 교수의 경험은 피폭 사례 일부일 뿐이다. 세계 곳곳 보이지 않는 피폭자가 살고 있다. 경남 합천에는 히로시마 폭탄 투하로 방사능에 피폭당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실제 피해를 받지 않은 피폭 2·3세지만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합천을 벗어나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경주·부산 지역만 가더라도 지역 주민이 피폭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쉽게 들을 수 있다.

핵발전소 인근에 살지 않지만 밀양처럼 송전탑 건설로 공동체가 파괴돼 피해를 보기도 한다. 송전탑은 지방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전달하기 위해 세워진다. 10년 넘게 싸우고 있는 밀양은,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한 지역 주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장 교수는 핵발전소가 있는 한 이런 싸움은 전국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장윤재 교수는 피폭을 설명하다 한숨을 쉬었다.

"핵발전소가 그렇게 좋으면 광화문 한복판, 청와대 한복판, 국회 한복판에 세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이 있다. 핵 시설을 건설할 때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정말 깜짝 놀랄 일이다. 첫 번째 수도권에서 멀 것, 두 번째 소득이 적을 것, 세 번째 학력 수준이 낮을 것이다. 결국 가난하고 많이 못 배우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 세워야 반발이 적을 거라는 말이다. 이것만 봐도 핵발전소가 얼마나 비인격적인 방식으로 세워지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곧 정의 문제다."

그는 우리 모두 피폭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예수가 우리 죄 위해 십자가를 지었지만, 핵과 관련해서는 대속의 십자가는 없고 오직 자기 십자가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한국에 핵 사고가 일어나겠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들 역시 피폭자 얼굴이 자신의 얼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발전소 문제를 짚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왜 안전하지 않은가
인간과 생태계 파괴
신 되려는 욕망 담겨

장윤재 교수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핵발전소 신화'를 걷어 내야 한다고 했다. 흔히 사람들은 '원자력발전소'로 둔갑한 핵발전소가 얼마나 위험한지 인지하지 못한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매년 100억 원가량 홍보 기금을 쓰는 탓에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효율적이라 인식하지만, 장 교수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핵 발전은 낭비가 심한, 대단히 비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방식이다. 석탄 발전을 한다고 치자. 안 쓸 때는 석탄을 빼면 된다. 그러나 핵 발전은 그게 안 된다. 스스로 멈출 수가 없다.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저녁에도 전기가 자동 생산된다. 그래서 정부가 국민에게 싸게 줄 테니 심야 전기를 쓰라고 권장한 거다. 결국 과도한 에너지 소비가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또 전기는 핵분열 과정에서 나오는데, 그중 고작 1/3만 전기로 생산된다. 2/3는 섭씨 40도가 넘는 온배수 형태로 바다에 버려져 주변 생태계가 심각하게 오염된다. 비효율적이다."

장윤재 교수는 이것이 곧 신앙 문제라고 못 박았다. 교회 안에서는 핵발전소 문제가 언급되지 않지만, 환경 단체만 주장할 문제가 결코 아니라고 했다. 그에게 핵발전소는 인간을 유혹하는 현대사회의 선악과다. 뱀이 인간에게 선악과를 먹으라고 할 때 "네가 이것을 먹으면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핵발전소가 지닌 특징을 보면 사람이 핵발전소로 마치 신이 되고자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 역시 하나님이 만드신 물질이 아니고, 인간이 스스로 가공한 물질로 맹독성을 지니고 있다. 각설탕 1개분 정도 플루토늄만으로도 전 인류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그는 "사람들이 핵을 매개로 힘없는 자연과 사람 위에 올라서려고 한다. 핵을 가지고 있는 나라끼리 힘 싸움을 하고 자신이 신처럼 군림하고자 하는 탐욕이 드러난다"고 했다.

장윤재 교수는 기독교인들에게 일상생활 중 핵발전소 문제를 언급해 주기를 당부했다. 그는 "사람들이 핵발전소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기독교인은 꾸준히 이 문제를 지적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당장 사람들에게 와 닿지 않더라도 기독교인은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재 교수는 4월 24일 생태신학 마지막 강의를 진행한다. 강의 주제는 동물신학이다. 한국YMCA전국연맹(마포구 잔다리로 68)에서 오후 6시 30분 시작한다. 관심 있는 사람은 장윤재 교수 저서 <포스트휴먼 신학>(신앙과지성사)를 가져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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