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교회로 불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제자 교회'가 있습니다. 2009년 서울·경기·인천 지역 지성전 21곳 중 20개를 독립시켰는데, 순복음교회 안에서는 이 교회들을 보통 '제자 교회', '독립 교회'라고 부릅니다. 현재 지성전은 16개로 다시 늘었습니다. 독립 당시 평균 교인 수가 1~2만 명에 달했던 제자 교회들은 조용기 목사의 오중 복음과 삼중 축복을 토대로 지역사회를 복음화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순항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분쟁을 겪은 뒤 다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이 된 곳도 있습니다. 시끄러운 제자 교회들과 함께 조용기식 목회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뉴스앤조이>는 제자 교회 갈등 원인을 짚고 이를 분석해 보려 합니다. - 기자 주

2009년 독립한 제자 교회는 크고 작은 문제를 경험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출발선'부터 달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제자 교회 목사들은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3만 명이 다니는 교회를 넘겨받았다. 개척해도 자립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를 입은 셈이다.

지성전 20곳을 독립시킨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고무적인 평가를 받았다. 당시 교계 언론은 한국교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8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준비되지 않은 독립이었다", "다시 지성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오중 복음과 삼중 축복으로 지역사회를 복음화하겠다"는 선언이 무색할 정도로 제자 교회는 삐걱거렸다. 담임목사와 교인들은 의견 충돌을 일으켰고, 본 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원로목사는 수습에 나섰다. 곳곳에서 갈등이 감지됐다.

이번 기사에서는 분쟁을 경험한 제자 교회 사례를 살펴본다. 8년 만에 출석 교인 1만 명이 감소한 교회, 청빙 문제로 총회와 갈등 빚는 교회, 분쟁 이후 본 교회와 합병한 교회 등을 소개한다.

급감한 제2성전
송파교회 총회와 갈등
교차 세습, 족벌 경영까지

제2성전으로 불린 순복음강남교회. 지난 8년간 출석 교인이 급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제자 교회 중 여의도순복음교회 '제2성전'으로 불리던 순복음강남교회(최명우 목사). 강남교회는 1981년 지성전으로 출발했다. 강남 한복판에 있고, 교회 규모도 크다 보니 교인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2009년 분립하기 전 재적 교인 수만 3만 명, 1년 헌금 수입은 200억대였다. 이 교회 복수의 장로는 "당시 출석 교인은 1만 3,000여 명에 달했고, 20~30대 청년도 2,000명이 넘었다"고 말했다. 순복음교회 안에서 강남교회는 잘나가는 'A'급으로 통했다.

8년이 지난 지금, 출석 교인은 3,000명대로 떨어졌다. 강남교회를 떠난 교인들은 본 교회로 가거나 강남의 다른 대형 교회로 수평 이동했다. 담임 최명우 목사에게 책임론을 제기할 법도 했다. 그러나 장로를 포함한 교인들은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강남교회 출신 A 장로는 "목사를 건들면 저주를 받고 자손 대대 문제를 겪는다고 무서워한다. 조용기 목사의 가르침이 성도들의 인식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명우 목사는 지난해 11월 가짜 박사 학위 논란과 횡령 의혹에 휩싸였다. 학위 사칭은 검찰에서 무혐의가 났고, 횡령 혐의는 아직 수사 중에 있다. 최 목사를 고발한 A 장로는 "1년 사례비가 1억이 넘는데, 최 목사는 매해 창립 기념일마다 추가로 1억씩 총 7억을 챙겼다. 돈을 가져간 흔적은 있지만,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최명우 목사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최 목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회 공금 지출은 내부 감사와 재정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모두 합법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교인 감소는 한국교회 전반 추세이며 축소세도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서울 방이동 송파교회는 담임목사 청빙 문제를 놓고 총회와 갈등 중에 있다. 2009년 독립한 송파교회는 1년 헌금 수입 45억에 4,000~5000명이 출석하는 대형 교회였다. 독립과 함께 조용기 목사 처남 김성수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했다.

그러나 김 목사와 장로들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총회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김 목사와 장로들이 2015년부터 주고받은 민형사 소송은 8건에 달한다. 이 중 3건은 현재 진행 중이다.

최근 다시 송파교회가 시끄러워진 이유는 김성수 목사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관련 있다. 김 목사는 후임 목사를 뽑기 사흘 전 사임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투표를 거쳐 선출한 후임을 인준하는 당회와 공동의회만 열면 되는데, 이를 주재하지 않고 잠적한 것이다.

총회는 즉각 중재에 나섰다. 임시당회장과 임시목사를 파송했다. 그러나 총회는 교인들이 뽑은 목사가 후임으로 올 자격이 없다면서 청빙 절차를 다시 밟으라고 주문했다. 교인들은 "개교회 문제에 총회가 월권을 행사한다"며 반발했다. 총회는 교회 재산이 재단 앞으로 돼 있다며 개입할 수밖에 없다며 맞섰다.

교인들은 4월 2일과 9일 일요일 임시목사가 예배당에 들어오지 못하게 목양실을 둘러쌌다. 총회는 교인 6명을 감금죄로 경찰에 고발하고, 주요 관계자 9명을 상대로 접근 금지 가처분 소송도 냈다.

송파교회는 담임목사 청빙 문제로 총회와 갈등을 겪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담임목사와 갈등을 겪은 후 본 교회와 합병한 곳도 있다. 여의도순복음강동교회는 2015년 본 교회 지성전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목사 두 명을 교체했다. 이 중에는 조용기 목사 조카도 있었다. 총회 한 관계자는 "교회를 거쳐 간 목회자들이 교인들이 필요로 하는 영성을 충족시켜 주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000명 넘게 출석하던 강동교회는 1,700명대로 감소했다. 강동교회는 교인 85% 찬성으로 다시 본 교회와 합병했다.

시무하는 교회에서 은퇴하는 대신 아들을 제자 교회 담임으로 파송한 사례도 있다. 광주순복음교회에서 21년간 시무해 온 정원희 목사는 정년(80세) 5년을 앞두고, 2011년 은퇴를 선언했다.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려 했지만 교인들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자 정 목사는 여의도순복음성북교회에서 시무하는 임 아무개 목사를 후임으로 끌어왔다. 당시 성북교회에는 5,000명이 출석했다. 본 교회는 공석이 된 성북교회 담임으로 정 목사 아들을 파송했다. '교차 세습'이라는 비판이 일었고, 성북교회 일부 교인도 반발했다. 총회 한 관계자는 "그때 교인이 500명 넘게 이탈해 본 교회로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여의도 제자 교회에서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재정 유용 의혹 문제로 교회에서 쫓겨나 총회로 자리를 옮긴 담임목사도 있었고, 아내를 교회 부목사로 세우거나 친·인척을 요직에 기용하고 족벌 경영하는 목사들도 있었다. 문제가 발생한 제자 교회만 20개 중 10개나 됐다.

분쟁 나면 조용기 원로목사 찾아
"강남교회, 원로도 해결 못 해"

제자 교회는 문제가 생기면 조용기 목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분쟁을 겪은 제자 교회 교인들은 본 교회와 조용기 원로목사를 먼저 찾았다. 독립한 지 8년 됐지만, 교인들은 여전히 조 목사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조용기 목사 측은, 원로목사가 제자 교회 문제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제자 교회 한 목사는 "여전히 많은 교인이 조용기 목사님을 믿고 의지하고 있다"고 했다.

강동교회나 성북교회처럼 비교적 문제가 원만하게 처리된 곳도 있고, 강남교회와 송파교회처럼 지속되는 곳도 있다. 강남교회 출신 B 장로는 "조용기 원로목사를 두 번이나 찾아가 강남교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적 있다. 그런데 조 목사님이 '이제는 내 말도 안 듣는다'고 하더라. 본 교회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금수저'로 출발한 제자 교회가 비슷비슷한 이유로 크고 작은 문제에 휩싸였다. 왜 이렇게 됐을까. 다음 기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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