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가 강남 예배당을 가져오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 교회는 몇 차례 강남 예배당 소유권을 주장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강남 예배당은 오정현 목사를 반대하는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 교인 800~900명이 매주 마당 기도회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2013년 당시 강남 예배당 모습.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강남 예배당을 가져오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 사랑의교회는 4월 16일 임시당회를 열어 '교회 소유 자산 확보의 건'을 통과시켰다. 당회 결의에 따라, 강남 예배당에서 기도회를 하고 있는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갱신위)를 상대로 사용 방해 금지 촉구, 사용 방해 배제 가처분, 명도 및 부당 이득 반환 청구,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손해배상 청구 등을 교회 차원에서 할 수 있다.

강남 예배당에는 오정현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이 3년이 넘도록 매주일 마당 기도회를 열고 있다. 출석 인원은 800~900명에 이를 만큼 규모가 적지 않다. 갱신위는 매주 금요일(서초 예배당 앞)과 주일, 기도회를 쉬지 않고 열어 왔다. 4월 30일이면 400회를 맞는다.

교회는 강남 예배당에 모이는 갱신위 교인들을 '이탈파'로 규정하고, 건물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해 왔으나 번번이 패소했다. 2014년 3월, 교회는 갱신위 교인 23명을 상대로 강남 예배당 '공사 방해 및 분리 예배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각하됐다. 2015년 3월에는 교회와 계약을 맺은 한 공사 업체가 강남 예배당에 진입, 시설을 일부 강제 철거하는 등 리모델링을 시도하다가 법원에 제지당했다.

당시 법원은 갱신위도 사랑의교회 교인이며, 사랑의교회 운영장로회 결의만으로는 교인들의 예배당 사용을 막거나 교회 리모델링, 소유권 확보 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제는 당회가 강남 예배당 문제에 대응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들은 이번 당회 결의가 강남 예배당을 당장 확보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랑의교회 주연종 부목사는 1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이탈파(갱신위) 교인들을 언제 몰아내자, 이런 건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만 강남 예배당을 무단 점거한 반대 교인들의 행위는 불법이고 부당하니, 이들도 강남 예배당에서 속히 나와 서초 예배당에서 같이 예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연종 목사는 "강남 예배당은 사랑의교회가 한국교회의 영적 공공재로 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플랜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통일·다문화·청년 사역을 하는 단체들에게 공간을 일부 내어 줄 수도 있고, 강남역에 있으니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구체적 계획을 짜면 이탈파(갱신위) 교인들이 (퇴거하라는) 압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유보 중이다"라고 말했다.

사랑의교회 오 아무개 장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 어떻게 조치하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어떤 액션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구체적 계획은 없다. 향후 조치를 취하려면 (당회의) 제소 결의 같은 게 필요하기 때문에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장로는 "교회가 소송을 좋아하거나 원하지 않는다. 이 문제도 소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갱신위 측과) 협상이나 논의를 하려면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하니, 불가피하게 제소 결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갱신위 관계자는 "5월 11일 오정현 목사 위임 결의 무효 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가 있기 때문에, 그전에 교회가 어떤 액션을 취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우리도 4월 21일 도로 점용 허가 취소 소송 항소심이 시작되는 등 여러 재판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추이를 보려고 한다. 갱신위 교인들은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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