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멘토링사역원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 부산중앙교회(최현범 목사),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호산나교회(유진소 목사)는 4월 24일(월) 호산나교회에서 제8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을 엽니다. 워크숍에서 총 10개 교회 사례를 발표합니다. 교회 본질을 추구하면서 마을을 아름답게 섬기는 10개 교회 이야기를 연재 글을 통해 미리 소개합니다. 워크숍 참여하시는 데 도움 받으시길 바랍니다.  

 

4월 24일(월) 부산에서 마을을 섬기는 교회 워크숍을 연다. 총 10개 사례를 소개하는데,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곳은 3개 교회다. 3개 교회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면, 모두 도시와의 연결점이 있다는 것이다. 농촌과 도시 사이 왕래를 부추기는 교회 이야기를 모아 봤다.

첫 번째 교회 이야기다. 쌍샘자연교회는 1993년 청주시 달동네에서 개척했다. 도시 팽창과 고도화 경쟁은 가난한 이웃들의 숨통을 조여 왔다. 2002년 재개발 역풍을 맞고 달동네 주민들은 산개했고, 교회도 설 자리를 잃었다.

교회는 의외의 결단을 내린다. 농촌, 그야말로 깡촌으로 들어간 것이다. 10가구 정도만이 남아 있는, 아무도 찾지 않는 무주공산에 자리를 잡았다. 나름 섬김의 감수성을 지닌 교인들이었지만, 일부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었다. 갑자기 인적 없는 농촌행이라니.

그러고 15년을 지나는 동안, 쌍샘자연교회는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는다. 일부러 청주 사는 교인들을 농촌에 1박 2일 살이로 불러들인다. 계절마다 자연 학교를 열어 아이들과 캠프를 하면서 잃어버린 생명 감수성을 불러일으켰다. 공간이 널직하고 시간이 남아도니 이야기는 무성하다. 삶의 자리를 되찾자는 소리가 교회 안에서 갈수록 번지고 확장됐다. 주일예배 출석을 위해 청주에서 시골로 30분 차를 달려 오던 이들이 아예 교회가 있는 마을에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교인도 늘었다. 20명 안팎이었던 교회가 100명을 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농촌이 교회에 활기를 준 셈인가.

교인 수가 늘어난 것을 교회 성장의 유일한 지표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간 쌍샘자연교회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교회가 생기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마을 찻집과 가게, 생태 도서관과 게스트하우스와 같이 사역 현장이 늘어나는가 하면, 무엇보다 농촌으로 이주해서 삶을 재구성하는 교인과 타 지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10가구에 불과했던 동네가 이제 50가구를 바라보는 마을로 성장한 것이 교회의 성장만큼이나 값진 결실이다. 결국 교회도 생기를 얻고 농촌 마을도 활력을 되찾은 것이다.

쌍샘자연교회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들어간 교회다. 교회는 농촌에서 '삶의 자리'를 발견했다. 사진 제공 쌍샘자연교회

두 번째는 밝은누리 이야기다. 밝은누리는 1991년 태동한 이래 2000년 도시 속 마을 공동체 운동을 펼치기 위해 서울 인수동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10년 동안 마을 공동체를 실험했던 공동체는 2010년에 중대한 결심을 내린다. 강원도 홍천에 또 하나의 공동체 터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7년이 지난 지금은 경기도 군포와 양평, 강원도 횡성 등지에 새로운 공동체를 분립 개척했다. 밝은누리라는 이름은 마을과 마을의 연대를 꿈꾼다는 의미로 올해부터 새로 지어 부르게 되었다(전에 이름은 '아름다운마을공동체'였다).

농촌과 도시를 오가는 마을 공동체. 밝은누리가 꾸려 가는 마을 대안 학교 학생들은 강원도 홍천에서 자연과 벗 삼아 공부를 하고 삶을 배운다. 서울 마을 공동체 지체들은 때마다 일마다 농촌으로 가서 농사 일도 하고 집 짓는 일도 하면서 흙과 바람을 만지고 돌아온다.

밝은누리가 20년째 꾸준히 차려 온 마을 밥상은 농촌과 도시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 보여 주는 총체적 산실이다. 농촌에서 기른 곡식을 도시 공동체 지체들이 마을 밥상에서 차려 먹는다. 밥상 부산물은 다시 농촌 공동체로 보내져 거름으로 쓰인다. 도시 생활의 부산물이 농촌의 거름이 되면서 생명 순환의 흐름이 공동체 안에서 유지되고 발현한다.

창업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밝은누리 청년들은 농촌을 기반으로 창업 활동에 나섰다. 흙집 짓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농촌에 터전을 닦은 몇몇 형제들이 황토로 집 짓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목공 기술도 익혀 가옥 구조물과 가구·집기 만드는 법을 터득했다. 이제는 어엿한 사업체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사업체 이름은 '흙손'이라고 지었다.

이렇듯 밝은누리는 농촌과 도시를 오가는 생명 순환의 원리를 밥상, 교육, 창업 활동 등을 통해 구체화하고 신앙고백의 실질적 형태로 구현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밝은누리는 농촌과 도시를 오가는 공동체 삶을 통해 생명 순환의 원리를 깨우치고 있다. 사진 제공 밝은누리

마지막으로 충남 보령 시온교회는 전통적인 농촌 교회로서 도시 교회 및 도시민들과의 다양한 접선을 시도하는 중이다. 매년 여는 신죽리 마을 축제에는 1,500여 명이 다녀간다. 조그만 시골 마을에 1,500명이 온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가는 일이지만, 지난 10년간 해마다 교회가 앞장서서 축제를 열고 손님을 맞이했다.

처음에는 동네마다 곱게 핀 들꽃을 전시하는 마을 잔치였다가,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신죽리에서 기른 농·축산물과 농촌 마을 고유의 문화와 풍미를 전하는 축제로 전환했다. 보령시는 물론 대전광역시와 수도권 여러 도시에서 손님들이 대거 몰려와 현지 특산물도 구매하고 농촌 문화 활동도 즐긴다.

시온교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이 있다. 바로 '1교 1촌' 사업이다. 도시 교회 한 곳이 농촌 마을 한 곳과 자매결연을 맺도록 하는 것이다. 자매결연을 통해 생산자·소비자 협동조합은 물론 농촌 체험, 텃밭 일구기, 김장 담그기 등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상호 교류를 이어 줄 수 있도록 한다.

시온교회는 몇 해 전 수목원을 개장했다. 이름도 '신죽리수목원'이라고 지었다. 수목원에는 신죽리 특산물 판매장과 보령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와 각종 농촌 체험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여러 터전을 갖추고 있다. 도시 사는 사람들은 신죽리 수목원에서 농촌을 경험하고 농촌에서 지내는 이웃들과 자연스런 교제를 나눈다. 교회는 그 중간에서 다리 놓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시온교회는 도시 사람들을 농촌으로 끌어들인다. 한적했던 농촌 마을에 축제가 벌어진다. 사진 제공 시온교회

마을 잘 섬기는 농촌 교회를 취재하다 보면 목회자와 교인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농촌 마을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도시 사람들, 도시 교회들과 관계 맺는 일을 무시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는 말을 꼭 덧붙인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들어간 교회들도 마찬가지 이야기를 한다. 농촌과 도시는 서로 만나야 한다고 다들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농촌과 도시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을 공동체. 선두에서 20년 넘게 앞장서 왔던 교회들이 있다. 4월 24일(월)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열리는 마을을 섬기는 교회 워크숍에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다. 농촌과 도시는 왜 만나야 하는지, 농촌과 도시가 만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길들이 있는지, 교회가 이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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