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현선 기자] 예수살기 회원들이 4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세월호를 기억하며 광화문과 안산을 순례했다. 예수살기는 합동 분향소에서 분향 후 유가족들과 대화, 416기억전시관 방문, 기억 교실 방문, 세월호 참사 희생자 묘지 참배 등을 진행했다. 12일에는 분향소 앞 기독교예배실에서 유가족 창현 아빠, 순영 엄마, 예은 엄마와 함께 파송 예배를 드렸다. 

안산 화정교회 박인환 목사는 설교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너무 황망하고 힘들었다. 나도 이런데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3년이 지나도 그 마음은 동일하다. 우리 교회에 세월호 희생 아이가 있어서 더 마음을 썼다. 아마 교인 중 희생자가 없었다면 나도  외면하거나 먼 발치서 보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본다. 여러분들 뵐 때마다 머리가 숙여진다. 누구보다 유족 곁에 계셔 주셔서 감사하다. 난 의무로 하지만 여러분은 신앙으로 깊이 함께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돌아가며 기도문을 낭독했다.

"세월호에서 희생자들이 토해 낸 고통의 마지막 숨을 들이마신 우리는 아직도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그 숨은 하느님께서 우리 코에 넣으신 생기였습니다. 희생자들을 부활 생명으로 덧입혀 주시고, 아직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육신을 지켜 저희가 천국 환송의 예를 치를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세월호에서 인간의 탐욕이 저지른 생지옥 가운데 친구의 마지막 절규를 보고 영혼이 흔들린 이들의 삶은 멍투성이입니다. 살아남은 자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아직 끝나지 않은 참사 속에서 이들을 구하시고 보호하여 주소서.

세월호는 시대의 수많은 모순을 담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그 진상을 다 알지 못합니다. 진상 규명을 위한 애타는 노력들을 악의 무리들이 철저히 훼방했습니다. 십자가 희생으로 거짓의 성전 장막이 찢어졌듯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저 모든 거짓의 장막을 찢어 진실을 드러내소서.

사랑하는 아이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애도할 시간과 조건도 얻지 못하고 거짓과 능멸의 조소를 견뎌 온 유가족을 위로해 주소서. 상처를 견뎌 낼 일상을 빼앗긴 채 악에 맞서 싸워온 저들이 시련을 견딜 수 있는 힘과 희망과 용기를 넘치도록 부어 주소서.

이 세대가 세월호를 제대로 기억하게 하소서. 안전보다 이윤에, 생명보다 돈에 집착한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기억하게 하소서. 이제 촛불 광장 목소리가 구현되는 세상 되도록 힘쓰게 하시고 곧 있을 대선에서 생명과 평화, 정의와 진실이 최고의 권력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주소서."

사진. 뉴스앤조이 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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