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해양수산부(해수부)가 2차 선체 인양 시험 후 모듈 트랜스포터 120축(40T/1축)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1만 4,500톤으로 추정했던 세월호 선체 무게도 1만 6,000톤을 상회할 것이라고 정정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접안한 지 일주일째. 세월호 유가족들은 펜스 바깥에서 노숙하며 선체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4월 7일, 선체가 보이는 펜스 앞에서 준형 아빠 장훈 진상규명분과장(416가족협의회)과 동수 아빠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416가족협의회)을 만나 이번 인양 작업을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이들은 인터뷰 내내 해수부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두 유가족과의 인터뷰는 따로 진행했다. 읽기 쉽도록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장훈 진상규명분과장은 해수부가 단정적으로 발표하는 내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 2차 선체 인양 시험 결과 선체 일부가 또 들리지 않았다. 4월 6일로 예상했던 육상 거치 날짜는 10일로 연기됐다.

장훈 / 해수부가 하루 이틀 연기한 게 아니다. 그래도 해수부가 "내일 배가 올라온다"고 하면 우리는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인양도 그렇다. 선수 들기도 여러 번 실패하고. 지금 생각해도 배가 그렇게 무사히 올라온 게 너무 기적 같다. 해수부가 구멍을 하도 많이 뚫어서, 왜 저렇게 많이 뚫었는지 의구심이 남아 있지만.

해수부가 단정적으로 발표했는데, 잘못됐다. 어제 문재인 후보가 왔을 때에도 해수부는 10일까지 선체 인양 작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만약 10일까지 안 되면 해수부가 또 거짓말하게 되는 것 아닌가. 차라리 10일까지 선체 육상 거치를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선체 무게도 그렇다. 추정치다. 확실하게 몇 톤인지 계산되지 않는다. 그런데 마치 확정된 것처럼 발표한다. 언론도 이런 추정치를 정확히 측정된 것처럼 보도한다.

정성욱 / 해수부가 하는 행동을 보면 3년 전과 똑같다. 서로 책임을 미룬다. 계속해서 전날 발표 결과를 다음 날에 뒤집었다. 세월호 침몰 당시에도 승객 수가 여러 번 바뀌었다. 지금도 배 무게가 여러 번 바뀌었다.

- 해수부에 대한 불신이 커 보인다.

정성욱 / 3년 전부터 지금까지 해수부 발표 내용이 계속해서 바뀌니 불신이 커지는 것이다. 우리도 해수부와 부딪치지 않고 잘 풀어 가고 싶다. 그런데 해수부가 계속 이런 식이니,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장훈 / 가족들이 해수부 발표 내용을 잘 믿지 않는다. 며칠 지나면 결과가 바뀌니까 신뢰를 못 하는 거다. 작업을 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세부 내용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왜 바뀌었는지, 왜 이 작업을 시도하는지 설명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신뢰를 쌓으려면 투명해야 한다. 해수부는 모든 정보를 손에 쥔 채 유가족들에게 조금씩만 공개한다.

해수부가 발표한 육상 거치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면, 작업이 쉽고 간단해 보인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다. 무게중심이 맞지 않으면 모듈 트랜스포터가 선체를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 선체가 옆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 육상 거치가 대단히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해수부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해야 한다.

가족들이 세월호 선체를 보기 위해 항구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앤조이 현선

- 해수부가 유가족들에게 매일 오전과 오후, 하루에 두 번씩 선체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그때 충분한 정보를 들을 수 없나.

정성욱 / 매일 오전 10시, 오후 3시 유가족들이 함께 항구 안으로 들어가 선체를 볼 수 있다. 야간작업이 있을 때도 참관할 수 있다. 수시로 드나드는 것은 해수부가 막고 있다.

장훈 / 들어가면 선체만 보고 온다. 해수부 관계자가 따로 브리핑하지는 않는다. 원래 해수부가 해 줘야 하는데, 선체조사위원회가 유가족들에게 작업 과정과 세부 내용을 설명해 주고 있다. 해수부가 선체조사위원회 뒤에 숨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오늘은 코리아쌀베지 직원 4명이 선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선체조사위원회는 지금 배 안에서라도 선체 수색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육지에 올라오는 대로 수색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 초기에는 해수부가 유가족들이 선체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다가, 몇 번 충돌이 나자 접근을 허용했다고 들었다.

장훈 / 우리들은 반정부 투사가 아니다. 왜 우리를 싸움꾼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저기(선체)는 우리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있던 곳이다. 아이들이 저곳에서 하늘나라에 올라가 별이 되었다. 부모들은 보고 싶은 거다. 어떤 곳인지. 그리고 해수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배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은 거다.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찾아간 건데 해수부가 막아섰다.

정성욱 /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선체가 육상에 거치되고 나면 참관 조건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선체가 육상에 있는데, 하루 두 번밖에 볼 수 없다면 가족들은 무척 힘들어할 것 같다. 좀 더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 같다.

장훈 / 배가 뭍으로 올라오면 작업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이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도 유가족들이 해수부가 선체 안에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 길이 없다. 국민들은 상황을 언론사 보도로만 접하고 있는데, 언론도 해수부가 말하는 것을 받아쓰는 수준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기자들이 우리에게 와서 작업 과정을 묻기도 한다.

정성욱 선체인양분과장은 가족들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시민들이 함께해 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경소영

- 목포신항에는 하루에도 시민 수백 명이 방문한다.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훈 / 가족들 바람은 다른 게 없다. 우선 하루라도 빨리 미수습자를 수습해야 한다. 그리고 왜 저 큰 세월호가 침몰했는지, 왜 탈출을 명령하지 않았는지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가족들은 진실을 위해 여태까지 싸워 왔고, 앞으로도 싸워 갈 것이다. 많은 국민이 지지해 주고 성원해 줘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지지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정성욱 / 세월호 가족들은 선체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계속 이곳 목포신항에 있을 계획이다. 많은 시민이 목포신항에 찾아와 줘서 감사하다. 아마 가족들만 있었다면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것 같다. 시민들이 함께해 주고 옆에서 응원해 줘서 가족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시민들, 촛불의 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3년 동안 우리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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