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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떠도는 '차별금지법' 유언비어

'장미 대선' 앞두고 기독교인들 상대로 메시지 유포

이은혜 기자   기사승인 2017.04.04  17: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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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보수 기독교가 또 '차별금지법' 왜곡에 나서고 있다. '장미 대선'을 앞두고 일부 기독교인은 카카오톡, 밴드, 페이스북, 카페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종횡무진하며 "차별금지법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퍼 나르고 있다.

장문의 메시지 끝에는 "한국동성애대책협의회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상임회장 김수읍 목사 드림"이라고 적혀 있다. 한국동성애대책협의회는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비판만 해도 처벌"
공포 조장하는 메시지

한국교회는 적극적으로 동성애 반대 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연합 기구를 발족했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는 "네오마르크시즘을 기반으로 한 동성애가 한국교회를 파괴한다"고 주장하는 소강석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세우고, 평소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 온 이용희 교수(가천대),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 김지연 약사(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등을 각 분과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러나 이들이 보낸 차별금지법 반대 메시지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다소 포함돼 있다. 우선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자.

(종교)차별금지법은 '역차별 조장법'으로서, '예수 믿으면 구원받는다'라고 하면 사법 처리되는 등 크게 7가지 독소 조항들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1) 종교: 신천지 등 이단들과 이슬람 등 타종교 비판 금지
2) 임신 또는 출산: 임신한 청소년들도 비판 금지
3) 가족 형태: 동성 결혼, 일부다처 등 비판 금지
4)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종북 등 비판 금지
5) 전과(前科): 전과자들 채용 반대 금지
6) 성적 지향: 동성애, 소아 성애, 수간 등 비판 금지 
7) 병력(病歷): 전염병 환자 채용 반대 금지

메시지는 한국교회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을 항목으로 나눴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차별금지법'이라 이름 붙이고 전면적으로 반대 운동을 해 온 한국교회는 거기에 종교, 가족 형태, 사상, 병력 등을 추가했다. 여기에 '비판 금지'라는 단어를 넣어 "반대한다고 말만 해도 처벌받는다"는 위기감을 담았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처벌 기준이 명시돼 있다. 메시지는 윗글에 이어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행강제금 포함) 등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는 죄" △"이슬람은 테러리스트의 종교" △"저 사람은 종북 빨갱이"라고 비판하는 것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

지난해 열린 차별금지법 반대 포럼.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혐오는 선동하고 
왜곡에 앞장서는 기독교

메시지에 나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우선 '비판 금지'에 해당하는 내용부터 보자. 차별금지법은 비판을 금지하는 법안이 아니다. 차별금지법 입법 취지는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대우받을 권리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차별금지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생활에서 차별 발생 여부다.

예를 들면, 성별이나 장애 여부, 인종을 이유로 고용상 차별을 당했다고 느꼈을 때 피해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교통수단 이용을 제한하거나 상업 시설 임대를 금하는 경우 차별금지법에 저촉된다. 동일한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거나, 조건부 진료 행위를 금지하는 것 등이 차별금지법이 보장하는 실질적인 내용이다.

여기에는 누군가를 비판한다고 해서, 혐오감을 느끼는 사안에 혐오 발언을 한다고 해서 처벌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혐오 발언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은 차별금지법에 한 번도 명시된 적 없다. 혐오 발언을 형사처벌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유효하지 않다. 이 법안은 현재 유럽과 남미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 중인 법이다.

가짜 정보를 담고 있는 이 메시지가 말하는 처벌 기준도 문제가 된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어 사람들이 오해하기 쉽지만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총 세 차례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가 있었다. 2007년 10월, 법무부가 차별금지법 입법 예고를 했지만 기독교의 강력한 반발로 시간만 끌다 폐기됐다. 이어 2012년, 2013년 몇몇 국회의원이 주축이 돼 차별금지법을 발의했지만 역시 기독교의 조직적인 반대로 무산됐다.

'2년 이하의 징역,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 내용은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적 없다. 첫 번째 법무부가 주도한 차별금지법에서는 비슷한 내용이 언급돼 있지만, 비판했다고 해서 처벌한다는 내용이 아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2015년 열린 퀴어 축제를 반대하며 한 기독교인이 팻말을 들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타. 불이익 조치의 금지 및 벌칙

(1) 이 법에서 정한 구제 절차의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위원회에 진정, 진술, 증언, 자료 등의 제출 또는 답변을 이유로 한 사용자, 교육기관장의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자 및 그 관계자에 대한 해고, 전보, 징계, 퇴학 그밖에 신분이나 처우와 관련하여 불이익 조치를 금지하고 이를 무효로 함.
(2) 불이익 조치 금지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함.

'징역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부분은 실제로 차별했거나 혹은 차별 발언을 했다고 해서 받는 처분이 아니다. 차별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시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또 다른 불이익을 준다면 그때는 '불이익 조치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해 위에 해당하는 처벌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대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3월 23일 "차별금지법을 왜곡하고 반대하는 세력은 조직적으로 혐오를 선동하고, 노골적으로 차별을 조장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가 차별금지법을 '동성애·종교 차별금지법'이라고 부르는 한 이 같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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