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경비 용역 40명을 고용해 교회 진입을 시도했던 인천 C교회 A 목사가 3월 31일 새벽, 예배당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31일 새벽 1시 30분쯤, A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교회 1층 로비 좌측, 친교홀 방면 새시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왔다.

A 목사 측 교인들은 깬 유리를 걷어 내고 들어와 정문 출입구를 열려고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예배당을 지키던 A 목사 반대 측 교인들과의 충돌이 일어났다. 동시에 A 목사와 교인들은 별관에 있는 담임목사실에 들어가기 위해 별관 출입구 유리도 깨고 진입했다. CCTV에는 이들이 유리를 부수는 장면이 포착됐고, A 목사가 직접 진입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다만 유리를 깨는 과정에서 용역들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사건 발생 직후 A 목사 동생 윤 아무개 씨와, 지지 교인 한 아무개 씨가 자신들이 유리창을 깼다며 인천서부경찰서에 자수했다. 이들은 조사를 받은 후 다시 C교회로 복귀했다. 현재 1층은 친교홀과 로비를 두고 양측 교인들이 대치하고 있고, 가운데는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자리했다.

A 목사 측은 몇 번이고 적법한 지위를 내세워 교회 진입을 시도했는데 C교회 교인들이 막무가내로 막았다며 경찰에 강하게 성토했다. 담임목사로서 예배를 집례하려 하는데 못 하게 막았다는 것이다. 문을 깨고 들어온 이들은 1층 친교홀에서 새벽 기도를 열었다. 반발한 C교회 교인들도 소예배실에서 별도로 예배를 했다.

반면 C교회 교인 측은, A 목사 측이 일방적으로 건물 유리를 부수고 난입했는데도 경찰이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경찰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A 목사와 그를 지지하는 교인들을 재물 손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자진 출석한 A 목사 동생 윤 씨와 지지 교인 한 씨를 조사 후 돌려보냈다. 이들은 다시 교회 현장으로 복귀했다. 현장에 출동한 인천서부서 관계자는 기자에게, 현재 법원 판결이 교회 대표자를 A 목사로 인정하고 있어서 A 목사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했다.

다만 "건조물침입 등 현행법 위반 소지는 실제 문을 깬 사람뿐 아니라 주모자, 공모자 등을 추가 조사해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만일 1층에서 대치 중인 양측이 충돌하면 현장을 지키는 경찰이 이들을 임의동행할 것이라면서, 더 이상의 물리적 충돌은 막겠다고 말했다.

목사 불륜 의혹으로 촉발된 교회 분쟁이 폭력 사태로 번졌다. 그러나 교단에서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 윤보환 감독은 3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양측 모두 말을 안 듣는다"고 말했다. 지난주 C교회의 후임자 내정은 감독의 지도를 어긴 것이라며, C교회에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31일 오전, 기자는 다시 윤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C교회 교인들은 "새벽에 이 난리가 나서 감독에게 수십 통 문자 보내고 전화했으나 답을 못 들었다"고 했다.

윤보환 감독 측근 한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측 다 자제해야 하는데 말을 안 듣는다. 지금으로서는 풀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는 것 같다. 감독님과 상의해서 어떤 식으로 행정 조치를 내릴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A 목사 지지 교인들이 진입했던 유리창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이들은 1층을 반으로 나누어 친교홀(벽 안쪽)에서 별도 새벽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옷에 명찰을 단 경비 용역 업체들이 A 목사 주위로 모여들고 있다. A 목사는 30일부터 40여 명을 고용해 교회 주변에 배치시켰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A 목사(왼쪽 갈색 가죽 재킷)가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 A 목사는 자신이 이 교회 목사인데 C교회 교인들이 진입을 막는다며 성토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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