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장미 대선'으로 불리는 19대 대통령 선거가 5월 9일 열린다. 각 정당 대선 주자들은 '적폐 청산', '보수 개혁', '공정 미래' 등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표심 잡기에 한창이다. 나라가 대선 분위기로 뜨거운 가운데 기독 정당들도 소리 없이 대선을 준비 중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기독자유당'과 '기독당'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후원회장을 맡으며 기독자유당을 이끌었던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와 김승규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국민대통합당' 창당에 기여했다. 동시에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세계와동북아포럼 장성민 대표(54)를 대선 후보로 낙점했다.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 온 장 대표는 "대한민국을 예수 한국, 통일 한국,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기독자유당을 이끈 전광훈 목사와 김승규 변호사는 장성민 대표를 19대 대선 후보로 낙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과 함께 '장성민 대통령 만들기' 운동을 벌이는 전광훈 목사는 "장 대표는 동성애와 이슬람을 막을 수 있는 이승만 장로급의 인물이다. 한국교회는 이승만 같은 애국 지도자를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른 대선 주자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상황이지만, 장 대표를 향한 신뢰도는 상당히 높다.

"이승만은 하늘에 있는 설계도를 이 땅에 끌어내려 대한민국을 설계한 사람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그 다음이 누구인지 아는가. 바로 장다윗(장성민)이다. 그래서 우리가 장다윗을 대통령 만들려고 몸부림치는 거다. 그분은 틀림없이 해낼 거다. 두고 봐라. (중략)

(장성민이) 국민의당도 못 들어갔는데 되겠냐고 물을 수 있다. 못 들어가면 돌아가면 된다. 박지원 빨갱이 당에 간다고 했을 때 나는 처음부터 못마땅했다. 근데 결국에 안 됐다. 하나님 뜻이 아닌 거다. 하나님이 '야 쓰레기 같은 데 왜 들어가. 차라리 당을 만들어'라고 한 것이다. 장성민이 당 만들면 바로 1등 간다. 두고 봐라. 하늘의 설계도가 대한민국에 내려온다. 올해 안에 내려온다." - 3월 5일 주일예배 설교 중

국민대통합당은 3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창당 대회를 열고, 장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이날 장 대표는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다. 낡고 부패한 위정자들 때문에 IMF보다 100배 1,000배 위기인 정치적 IMF를 맞고 있다. 국민들 삶은 내팽개치고 자신들 배만 불리는 부패한 정치인들을 그대로 두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낡고 썩은 정치판을 전면 물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총선 당시 기독자유당 선거운동에 앞장섰던 사랑제일교회는 이번 대선에서도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랑제일교회 한 장로는 "우리 교인 1,500여 명은 (전광훈) 목사님과 함께 간다. 왜 교회가 정치 활동을 하느냐는 비판도 많이 받지만, 우리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독당, 사드 배치·핵무장 주장 
"한국에 기독 정신 일으킬 것"

20대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 0.54%를 기록한 기독당도 대선 후보를 낼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사드 배치'와 '핵무기 보유'를 주장해 온 기독당도 대선에 나선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준비가 덜 된 모양새다. 기독 단체가 밀집한 서울 종로5가에 "기독당은 홍익 국민 시대를 열 대통령 후보를 모십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기독당 대표 박두식 목사는 3월 29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탄핵 때문에 대선 일정이 빨라질 줄 몰랐다. 무리인 건 맞지만 우리도 대선 후보를 낼 것이다. 외부 인사 3명을 접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기독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6억 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목사는 "후보 등록비 3억 원 포함 광고비로 들어간다. 액수가 많아 보이지만, 국회의원 선거보다 적다"고 말했다.

대선에 도전하는 이유를 묻자 박 목사는 "대한민국에 기독 정신을 일으키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는 "기독당은 기독교인들만의 당이 아니다. 기독교인은 당연히 따라와야 하는 것이고, 대한민국 정당으로서 집권당이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기독당은 지원자가 없을 경우 기독당 정신과 가장 잘 맞는 다른 후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박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살아왔다. 이 정신을 계승할 후보를 찾고 있는데, 만일 지원자가 없으면 대선에 못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선에 도전하는 기독 정당들은 나라와 교회를 위해 도전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17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 상임공동대표 박득훈 목사는 정치 행위 자체보다 지향하는 가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기독 정당들은 하나님나라 평화와 정의 관점에서 너무 멀어져 있다.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가 없고 배타적이다. 정치권력보다 하나님나라의 가치·정의·평화·생명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대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기독 정당들이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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