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서울신학대학교(서울신대·노세영 총장)가 3월 14일 열린 채플에서 학교 '비전 및 정체성 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건학 이념 △신앙 선언문 △사명 선언문 △공동체 생활 헌장 등 총 네 가지를 발표했다.

신앙 선언문은 서울신대가 소속돼 있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교리를 담고 있다. 사명 선언문에는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글로벌 인재를 배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동체 생활 헌장은 학생들이 학교와 일상생활 가운데 지켜야 할 실천 사항 13개를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서울신학대학교 구성원들은
1.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확증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삶을 지향한다.
2. 학교와 학생을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삶을 지향한다.
3. 공동체 구성원들의 인격과 권리를 존중하는 삶을 지향한다.
4. 공동체 구성원들을 돕고 섬기는 일을 지향한다.
5. 사회정의와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하며 경제적 정의도 추구한다.
6. 편견과 소외가 없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7.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라고 믿으며, 성경적 성 윤리를 지키는 삶을 지향한다.
8. 가정 폭력, 아동 학대를 하지 않으며 하나님 안에서 가정을 세우는 삶을 지향한다.
9. 부정부패와 청탁을 하지 않으며 정직한 삶을 지향한다.
10. 음주와 흡연은 하지 않으며 절제 있는 삶을 지향한다.
11. 모든 이단 사상을 배격한다.
12. 시험에서의 부정행위와 표절 일체를 하지 않는다.
13. 우리는 주님의 지상명령을 바탕으로,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한다.

서울신학대학교 비전 및 정체성 선언문 전문이 3월 25일 자 <한국성결신문>에 실렸다. 뉴스앤조이 현선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그러나 "사회정의에 관심을 가지고"(5항) "편견과 소외가 없는 공동체를 지향한다"(6항)고 해 놓고, "동성애가 비성경적이라고" 믿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뉴스앤조이>는 3월 27일, 비전 및 정체성 선언문을 제작한 교무처장 박명수 교수와 통화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동성애는 한국 사회 이슈다. 서울신대는 복음주의 기독교 학교로, 복음주의는 동성애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 건 "편견과 소외가 없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항목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동성애자는 약자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소외라는 개념은 정당하게 사는데도 구조적인 문제로 차별받는 것을 말한다. 이런 사람은 보호받아야 하지만,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것을 소외된 자라고 말하는 것은 확대해석한 것이다. 동성애자는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엘리트가 더 많다. (성경이 말하는) 소외된 자는 과부와 고아다. 동성애자를 소외된 자로 말하는 것은 사회 일반적인 상식과도 맞지 않는다."

이외 항목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명수 교수는 "성경적 성 윤리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하는 것으로, 이 항목은 포괄적으로는 남녀 순결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음주·흡연 항목은 학생들이 직접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교수 중 일부는 학생들 생활을 너무 제한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지만, 학부생들이 오히려 "우리 학교는 신학대이니까 이런 점은 분명하게 밝혔으면 좋겠다"고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가정 폭력 및 아동 학대 항목은, 서울신대 겸임교수였던 A 씨가 지난해 딸을 폭행하고 시신을 방치한 사건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박 교수는 학교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반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박명수 교수는 "학생들이 공동체 생활 헌장을 지키지 않는다고 패널티를 받는 것은 없다. 우리의 지향점을 알려 주는 것뿐이다. 공동체 생활 헌장은 신입생들에게 교육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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