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은혜와진리교회(조용목 목사) 교역자와 장로 수십 명이 탄핵 결정 이후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탄핵 무효, 탄핵 위헌'을 주장하는 집회는 3월 13일 지하철 1호선 안양역 앞에서 열렸다. 은혜와진리교회 교인 A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안양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교회 부목사·장로·직원 등 꽤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혜와진리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집회에는 극우 성향 인사가 대거 등장했다. 하나같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부당하기 때문에 승복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태극기 세력이 싸움에서 진 것이 아니기에 지금부터 다시 나라를 세워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하철 1호선 안양역 앞에서 '탄핵 무효'를 외치는 집회가 3월 13일 열렸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조갑제 대표(조갑제닷컴)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은 "법을 배운 사람들이 쓸 수 없는 결정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엉터리·편파 재판은 "헌법을 파괴한 위헌적 탄핵"이라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박근혜 씨는 박정희·육영수의 딸 아닌가. 이런 근사한 나라를 만든 박정희·육영수의 딸이라면 다소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봐줘야 하는 것 아닌가. 덮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없는 죄까지 들쑤셔서 세월호 사고 난 날 머리 올리는데 왜 20분이나 걸렸느냐. 이걸 가지고 문제 삼는 이런 자들 때문에 우리 한민족이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 정 많기로 유명한 우리 한민족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을 이렇게 발가벗기고 정신적인 고문을 가해도 되겠는가."

이어 등장한 서경석 목사(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는 태극기 세력이 결집하면 종북 좌파 세력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세력만 단결하면 어떤 세력도 이길 수 있다. 여러분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결속해서 대한민국을 지키라' 이런 거다. 이 세력이 전부 선거 운동원이 되면 얼마든지 종북 (세력의) 집권을 막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은혜와진리교회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 확실히 박근혜 전 대통령 편에 섰다. 조용목 담임목사는 주일예배 설교 시간에 극우 세력이 퍼 나르는 가짜 뉴스를 교인에게 전달하거나 태극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교인 가운데 조용목 목사의 노골적인 '친박' 성향에 불만을 나타내는 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은혜와진리교회'를 입력하면 최근에 올라온 글 대부분은 조용목 목사 설교에 불만을 표하는 글이다. 어렸을 때부터 수십 년 다닌 교회인데 최근 들어 정치적 설교가 급증하면서 교회를 옮기겠다고 밝힌 글도 눈에 띈다.

은혜와진리교회 교인 A는 소리 없이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했다. 그는 "담임목사가 이렇게 정치적인 발언을 이어 가는 것에 불만 있는 사람들은 조용히 교회를 떠난다. 이동이 꽤 있다. 불만을 이야기하는 젊은 사람에게는 교회를 떠나라고 하는 상황이다. 성향에 맞는 교회를 찾아 떠나라는 말인데 교인들이 이 말에 얼마나 상처를 받겠는가"라고 말했다.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담임목사와 아내, 장로들이 삼일절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모습.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과거 교회에서 참여를 독려해 어쩔 수 없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적 있다는 A. 그는 안양역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교역자·장로 들을 보며 "화가 났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전에는 자기 견해에 따라 촛불 혹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났는데도 집회에 교회 사람을 동원하는 것은 불복하겠다는 말 아닌가. 법치주의 국가인데 헌법재판소에서 결정 내리면 받아들여야지, 반대하겠다고 또 다시 집회를 열고 그 집회에 대거 사람을 동원하고. 지금은 목사·장로지만 나중에는 또 교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겠다는 것 아닌가. 그 점이 화가 난다."

은혜와진리교회 관계자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집회에 참석한 목사·장로들은 개인적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가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낸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간 것이다. 개인마다 생각이 있으니까 간 거겠지. 그것까지 뭐라고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파면된 후 촛불 집회 열어 축하도 했는데 그런 거는 왜 말을 안 하느냐"고 말하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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