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하는 당신에게> / 이정규 지음 / 좋은씨앗 펴냄 / 232쪽 / 1만 1,000원. 뉴스앤조이 최승현

"야근을 비롯하여 과도한 업무에 지친 그리스도인들은 주일에도 일에 치입니다. (중략) 아직도 많은 교회들이 그리스도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에게 베푸신 영적 해방의 소식을 강단에서 선포하기보다는, 지상에서 더 크고 강한 종교 집단을 만들고자 하는 목회자의 욕망이 투영된 '복음을 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듣는 양무리는 정작 전해야 할 복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171~172쪽)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오늘도 내일도 야근이 일상인 젊은 기독인에게 전하는 목회자의 위로 서신 <야근하는 당신에게>(좋은씨앗). 이정규 목사(시광교회)는 시무하는 교회 20~40대 교인 대부분이 야근에 시달리는 상황을 알고 설교 다섯 편을 준비했다. 이 책은 설교 다섯 편에 야근하는 기독교인 몇 명의 자세한 일상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이정규 목사는 '야근'이 주는 해악을 주로 이야기하지만 꼭 야근하는 사람만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그는 "안식이 없는 세대를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매일 같이 고객들의 언어폭력에도 친절하게 반응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일해야 하는 자영업자 혹은 중소기업 경영인들도 위로 대상이다.

<야근하는 당신에게>는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우리가 처한 비참함'에서는 몇몇 기독 청년의 예를 들어 현실을 짚는다. S교회 박대호 집사는 평일에는 야근하고, 토요일에는 자녀들과 시간을 보낸다. 쉼 없이 달려온 그는 주일 아침부터 고등부 교사로 교사 모임에 참석한다. 담임목사는 그런 박 집사를 불러 "박 집사님, 요즘 많이 바쁘세요? 수요 예배와 기도회에서 통 볼 수가 없네요"라고 말한다.

2부 '안식'에서는 야근에 찌든 사람들이 어떻게 안식을 누릴 수 있는지 예를 제시한다. 주일에도 교회에서 할 일이 차고 넘치는 교인들에게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적극적인 안식'을 믿고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아침 기도', '저녁 기도'라는 별명이 붙은 시편 3, 4편을 자세히 설명하며 하루 종일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여기서 '자발적으로 야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궁금증이 들 수 있다. 저자 이정규 목사는 이 책의 목적이 단순한 '힐링'을 위함이 아니라고 못 박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야근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목사가 건네는 몇 마디 위로는 본질적인 처방이 아니라고 말한다.

3부 '그러나 너는!'에서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라보며 개인이 취해야 할 태도를 설명한다.

"세상 각 분야에 있는 신자들은 어떻게 해야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살도록 인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행동을 고민해야 합니다. 노동자와 약자, 가난한 자들의 편에서 어떻게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일은 노동운동이나 시민단체 운동, 윤리 운동, 입법이나 사법과 연관된 활동 등이 될 수 있습니다." (197쪽)

신학적 전문 용어가 난무하거나 어려운 개념이 등장하지 않는 <야근하는 당신에게>.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지하철 안에서 부담 없이 책 한 권 읽고 싶은 기독교인들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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