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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특조위원 박종운 변호사가 본 탄핵 심판

[인터뷰] "세월호 부분 아쉽지만…2기 특조위 출범해 진상 규명 이어 가야"

최승현 기자   기사승인 2017.03.10  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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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헌정사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세월호 참사 등의 상황에서 보여 준 박근혜 전 대통령 모습은 전 국민 80% 이상이 탄핵을 원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정권이 휘두른 권력을 실감했던 사람들은 이번 결정을 어떻게 봤을까. <뉴스앤조이>는 탄핵이 인용된 후, 세월호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장이었던 박종운 변호사를 만났다.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 때문에 세월호특별법은 수사권·기소권 없이 통과됐고,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세월호특조위는 온갖 방해에 시달렸다. 법률가로서, 세월호특조위 상임위원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헌재의 결정을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박종운 변호사는 며칠 동안 '8:0'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만장일치로 결정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과는 그가 기도한 대로 전원 일치에 따른 파면. 박 변호사는 "헌재가, 보수적인 사람들이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종운 변호사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유난히 방해하던 박근혜 정권이 끝났으니, 이제 2기 특조위에서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박 변호사는 진보든 보수든 상식적인 판단을 가진 국민이라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최순실 게이트'라고 봤다. 물론 태블릿 조작설 등을 내밀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거대 음모를 꾸민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일부 의원을 제외한) 자유한국당도 "사죄한다"는 성명을 내게 할 만큼, 모두가 수긍할 만한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박 변호사는 "보수적인 재판관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파면한다고 결정하면, 설사 보수적이더라도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인정하고 따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전원 일치 결정이 사회적 갈등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즉 대통령으로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한 점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고 했다. 세월호 내용을 충분히 설시(판결·결정 내용을 설명하는 것)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부분은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이 나오기 어려웠을 부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당연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작위(아무것도 하지 않음)였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김이수·이진성 재판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성실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보충 의견을 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 부작위에 의한 죄를 묻는 게 매우 까다롭다. 마땅히 이행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이 죽었더라도, 마치 작위에 의해 사람을 죽인 행위와 같은 정도로 평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재판관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평가가 달랐던 것 같다. 세월호 선장 이준석은 대법원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가 확정됐는데, 이건 매우 희귀한 판례다."

탄핵을 원하는 국민들의 뜻이 이루어졌다. 박종운 변호사는 재판관들이 사회 통합을 위해 '전원 일치'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진상 규명 막은 정부 가고…
"안전 사회 위해
제도·인식 개선해야"

세월호 인양이 과제로 남아 있다. 미수습자를 찾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조만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일명 선체조사특별법)'이 시행되고, 선체도 인양될 것이다.

박종운 변호사는 세월호특조위가 정부의 방해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박근혜) 정부는 (정상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정부는 예산을 제때 지급하지 않았고, 여당 추천위원들은 각종 의결을 방해했다. 세월호특조위는 여러 장벽 앞에서 '반쪽'이라는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그냥 막무가내로 막았다. 8개월씩이나 예산 안 주고, 예산을 준 후에는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2015년 11월 대대통령 행적 조사 신청 사건을 조사 의결한 적이 있다. 그런데 여당 위원들이 계속 '왜 대통령 사생활을 캐려 하느냐'고 하더라.

그때는 근무시간이지 않나. 나는 당연히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보고받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정말 관저에 있었더라. 또 평상시 미용 시술 한다는 의혹 있었고, 업무량도 적었더라. 여당 쪽 사람들은 어느 정도 알았던 것 같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드러난 후, 그분들은 '대통령이 아랫사람 잘 임명하면 되지 굳이 대통령이 일을 잘해야 하느냐'는 논리를 폈다. 그런 말을 듣고 있자니 '그럼 대통령을 뭐하러 뽑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박종운 변호사는 우리 사회가 안전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60일 뒤면 새 정부가 들어선다. 진보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될 확률이 높은 만큼, 박근혜 정권과는 다를 것이다. 박종운 변호사는 2기 세월호특조위가 출범해,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나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하지만 이 일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그러면 안 되겠지만, 작심삼일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설사 삼일 후에 또다시 작심삼일을 반복하더라도 계속해서 우리 사회 안전에 대한 가치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종운 변호사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시간과 비용보다는 생명과 안전을 제1의 가치로 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 인식도 높아져야겠지만, 제도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표적 예로 박 변호사는 3월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놓은 지하철 안전 대책을 들었다.

"서울시는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후 민·관이 함께 연구해 지하철 대책을 내놨다. 제1 가치를 정시 운행에서 안전으로 바꿨고, 1인 승무제를 없애기로 했다. 막차 시간을 30분 줄이고 그 시간에 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단히 잘한 일이라고 본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청해진해운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제도적으로 접근하고 개선해야 한다."

박종운 변호사는 2기 특조위가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조사할 수 있도록 입법 과정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강제성이 없는 법 때문에 여러 제약이 많았던 1기 특조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1기 특조위처럼 막무가내로 조사를 방해할 사람들은 걸러 내는 인적 구성도 중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를 든 사람들 중 기독교인을 많이 찾을 수 있다. 박종운 변호사는 기독교인이라면 박정희 말고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상숭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우상숭배 탈피"
종교개혁 본질 되새겨야

박종운 변호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도 소회를 남겼다. 그는 삼일절에 대형 교회들이 광화문에서 집회를 연 것에 크게 실망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이승만-박정희-박근혜를 우상화한 이데올로기를 청산하자고 말했다. "하나님 말고 이승만-박정희-박근혜를 믿는 것 같은 기독교인들이 있다. 우상숭배하는 것 아닌가." 기복적이고 1차원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새로워지기를 다짐하고 변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역사는 잘 알아도 하나님이 역사하고 있는 이 땅의 역사는 잘 모른다. 그러니 이스라엘 국기가 나오는 것 아니겠나.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귀찮아서'인 것 같다. 그리스도인의 길은 때로는 권력과 싸워야 하고, 때로는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성경도 취사선택해서 복 준다는 말씀만 보고 믿으면 안 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자녀가 되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팔복'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를 위해 핍박받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팔복에는 물질적 축복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지난달 출범한 '2017 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일부 극우적인 대형 교회 목사들을 비롯한 교계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고소·고발 조치도 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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