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추진 중인 목회자 종신연금 집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전 목사는 '선교카드'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자유당 후원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는 작년부터 목회자 종신연금을 위한 특별 집회를 이어 오고 있다. 2년간 집회에 참석해 교육받은 목회자를 대상으로 매달 10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종신연금은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이며, 은퇴 목회자에게 매달 100만 원을 지급하는 게 현실 가능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3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농협과 제휴를 맺어 선교카드를 만들었다. 선교카드를 사용하면 농협으로부터 기금이 들어온다. 많이 쓸수록 액수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종신연금 집회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등록비도 없어 인기를 모았다. 집회가 열릴 때마다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청교도영성훈련원은 올해 3월 초에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에 '5만 목회자 회원 돌파 기념 성회'를 연다는 광고를 냈다.

그런데 최근 종신연금을 둘러싼 몇 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전 목사는 미리 설립한 선교은행을 통해 선교카드 기금을 관리할 것이라고 했으나, 청교도영성훈련원이 실질적으로 관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선교카드를 쓰는 이들에게 기금 집행 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며, 아예 '선교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선교카드 왜 문제 삼는지 몰라, 
60명에게 100만 원씩 지급 예정"

사실 확인을 위해 3월 8일 특별 집회가 열리는 광주시 곤지암 실촌수양관을 찾았다. 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광훈 목사는 역시나 선교카드를 홍보했다. 이번에 특별히 목회자 60명을 선별해 100만 원씩 지급하겠다며 "앞서 청교도영성훈련원 선배들이 선교카드를 사용해서 수익이 났다. 여러분은 그분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제비뽑기로 주려 했으나 너무 세상적인 방법 같았다. 지금까지 10번 이상 집회에 참가한 분들에게 드릴 것이다. 다음에 계좌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집회가 끝난 후 전광훈 목사를 만났다. 전 목사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CBS를 상대로 시청 거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회자 종신연금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전광훈 목사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 목사는, 청교도영성훈련원이 농협과 7~8년째 선교카드 제휴를 맺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선교카드를 사용하면 수익금이 쌓인다. 이 돈을 우리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게 훨씬 이익이다. 그런데 이걸 (은퇴 목회자들에게) 내어 주겠다는 것 아닌가. 왜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교카드를 통한 수익 규모와 관리 주체를 묻자 전 목사는 "매달 수천만 원 정도 되고, 청교도영성훈련원이 관리한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청교도영성훈련원 원장이다.

선교은행을 둘러싼 의혹도 해명했다. 전 목사는 선교은행은 보통의 은행 개념과 다르다고 했다. 선교은행은 주식회사이며, 선교카드를 통해 정식 은행으로 발돋움하려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일단 이름만 '은행'이라고 지어 놓은 것이다.

"정식 은행을 설립하려면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일단 주식회사로 출발했는데, 이마저도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오더라. 답답하다. 그런 보도가 사실이면 당장 구속돼도 할 말이 없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를 확인한 결과 '한국교회선교은행'라는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대표이사는 전광훈 목사이며, 2014년 12월 만든 것으로 나왔다. 전 목사는 "최근 들어 하루에 선교카드가 40장씩 발급되는 등 반응이 좋다. 장경동 목사와 함께 선교카드 사용을 장려하는 CF도 제작 중이다"고 말했다.

선교카드를 신청한 인원과 구체적인 수익 규모를 묻자 전 목사는 "세부적인 내용은 모른다. 실무 담당자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선교카드 기금 1년 단위로 정산
들어올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어"

청교도영성훈련원에 전화를 걸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선교카드 실무를 담당하는 조찬익 장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표현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언론이 제기한 재정 문제는 전혀 없다고 했다.

조 장로는 지금까지 선교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5만 명이 아닌 1,000여 명이라고 했다. 카드를 발급받아 놓고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보니 실제로 들어오는 기금은 많지 않다고 했다. 농협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교카드 사용 액수의 0.1~0.2%가 청교도영성훈련원 기금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조 장로는 "선교카드 회계장부를 명확하게 공개하라는 주문도 받았다. 사실 공개할 것도 없다. 기금은 1년 단위로 정산되는데, 들어올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가 매월 수천만 원의 기금을 받는다고 말했다고 하자, 조 장로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작년에 수익금이 들어오긴 했는데, 교회 예산과 합쳐져 그렇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목회자들은 종신연금 논란에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광훈 목사가 선교카드 가입자나 수익금을 부풀려서 이야기한 셈인데, 정작 집회에서 만난 목사들은 종신 연금에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기일 목사는 "연금에는 관심 없다. 나는 예장합동 소속인데 300만 원씩 연금받고 있다. 주변에서 가 보자고 해서 왔는데, 전광훈 목사 수준이 높아 깜짝 놀랐다. 성경을 보는 눈이 남들과 다르다. 앞으로도 집회에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정훈 목사는 "선교카드 수수료가 이렇다 저렇다 이런 지엽적인 것 가지고 논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 지금까지 은퇴한 목사에게 관심 가진 사람 누가 있었는가. 이거 하나만으로도 전광훈 목사를 높이 사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수 목사는 "말씀이 좋아서 왔다. 집회 등록비도 없다. 전 목사처럼 자기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노목사는 "돈이야 주면 좋고, 안 줘도 좋다. 전 목사는 이승만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다. 그래서 전광훈 목사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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