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라도 영등포노회에 (인명진·서경석 목사를) 징계하라고 해야 한다."
"(김철홍 교수가) 필수과목을 맡지 못하게 장신대 총장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총회 임원회에 (교단은 세 목사와 다르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성명을 내도록 해야 한다."

예장통합이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인명진, 서경석 목사와 김철홍 교수 때문에 시끄럽다.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인명진·서경석 목사와 김철홍 교수(장신대)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제안해 달라는 이명남 목사(예장목회자시국대책협의회)의 말에 참석자들이 성난 듯 말했다. 한 참석자는 "지금 당장이라도 장신대를 방문해 항의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는 목사 3인방'은 공교롭게도 모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이다. 같은 교단 소속 뿔난 목회자들이 3월 7일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예장목회자시국대책협의회는 '우리는 왜 동역자를 권징하라고 하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주인공인 인명진·서경석 목사, 김철홍 교수는 자리하지 않았다. 이들의 행보를 불안하게 지켜보는 목회자 50여 명이 모였다. 세 사람의 학교 선배인 홍성현 원로목사(수송교회), 노정선 명예교수(연세대)가 발표자로 나서 우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발제에 앞서 유재무 목사(<예장뉴스> 편집인)는 "선배 인명진 목사는 과거 여성 노동자들을 위해 13년간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사역을 했고, 2번 감옥에 갔다. 서경석 목사는 기독 학생운동 선구자였다. 그런 두 선배의 변절을 보니 자다가도 놀라 깰 판이다. 교단 차원에서 대응책이 필요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 홍성현 목사가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홍 목사는 서울대와 장신대를 졸업하고, 새문안교회·무학교회·나성한인교회 등에서 목회했다. 그는 국정 농단을 좌우 이념 논쟁으로 몰고 가는 김철홍 교수를 지적했다.

"특히 장신대 김 교수는 우리나라 안에서 잘 먹히는 좌·우파 논쟁을 교묘하게 내세워 우리를 매우 당혹하게 만들고 있다. 요즘 (사람들) 머릿속에 좌파는 엉뚱하게 박혀 있다. 칼 마르크스의 외침은 '같이 살자', '공동으로 살자'는 것 아닌가. 마르크스가 비판한 것은 가난한 목수 아들 예수가 아니라, 당대의 금수저들이다. 바로 교황, 사제들이다. (중략)

흙수저들이 노조를 만드는데 좌파라고 한다. 공부한 사람이, 교수가, 목사가 내용도 모르고, 왜 흙수저들이 뭉쳤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노조는 좌파니까 나쁘다고 한다. 흙수저들은 살기 위해 단결해 노조를 만들었다. 만일 옳은 것이 우파라면 흙수저가 우파고, 금수저가 좌파다."

홍성현 목사는 국정 농단을 좌우 이념 논쟁으로 몰고 가는 김철홍 교수를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인명진·서경석 목사를 언급할 때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 목사는 "장신대 10년 후배인 인 목사는 영등포 흙수저들을 위해 엄청 일했다. 서울대 후배인 서 목사는 '본회퍼처럼 살겠다'고 애를 많이 썼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달라졌다"고 했다.

홍 목사는 세 사람 모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그는 "지금이라도 마음을 돌려서 헬조선을 '천국 조선'으로 바꿔 놓는 데 힘써 주기 바란다. 금수저 편에 서서 권력을 탐하지 말고, 흙수저 편에 서서 저들의 아픔을 해결해 주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국정 농단 애국적 해석
민주화 운동 앞장선
시민사회·교회 '종북' 매도"

연세대와 하버드를 나온 노정선 목사는 김철홍 교수가 쓴 글 일부를 읽으면서, 위트 있게 받아쳤다. 논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년 반 전 역사 교과서 논쟁이 일었을 때 김 교수는 '친북 세력이 공산당을 세우려 한다'고 했다. 내가 볼 때 공산당 세우려는 사람 거의 없다. (좌중 웃음) 얼마 전에는 1980년대 광주 사태 이후 공산 세력이 국가 전복을 위해 박근혜를 탄핵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박근혜가 옳고, 탄핵하려는 세력이 공산 세력이라는 뜻이다. 조심하라. (좌중 웃음) 애국 세력은 북진 통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암만해도 군사적 능력이 없을 것 같은데, 군사적인 실력을 너무 믿는 것 같다. (좌중 웃음)"

노정선 목사는, 인명진·서경석 목사가 과거에는 본회퍼를 많이 따랐는데, 지금은 히틀러를 지지하는 사람이 됐다며 아쉬워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노 목사는 홍성현 목사와 같이 인명진·서경석 목사를 언급할 때 안타까워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을 애국적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둘 다 예전에는 본회퍼를 많이 따랐는데, 지금은 히틀러를 지지하는 인간이 돼 버렸다. 두 사람이 돌아서서 회개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때 노동·인권 운동에 헌신했던 목사의 변절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이들은 상심이 큰 듯했다. 임광빈 목사(의주로교회)는 "최근 세 사람의 언어는 정도를 벗어난 종교 파시즘 언어로 일관돼 있다. 민주화 운동을 매도하고, 운동에 앞장선 시민사회와 교회를 종북으로 매도한다. 목사 타이틀로 선동하고 있다. 우리가 맞서 머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 발언을 듣는 시간은 성토의 장이 됐다. "친박 3인방, 부패 세력을 인정하는 목사와 교수직을 정지시켜야 한다. 할 수 있는 법을 동원해 징계해야 한다", "문제점을 제대로 명시해 징계를 받게 하자", "두 목사는 면직하고, 교수는 해임해야 한다"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징계는 노회와 학교가 하는 것이라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명남 목사가 말했다.

"처음부터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옳은 일을 힘 있게 해 나가면 곧 하나님의 역사가 이뤄진다. 그렇게 해야 한다."

예장목회자시국대책협의회는 인명진·서경석 목사와 김철홍 교수의 징계를 위한 서명운동을 계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세 목사를 향해 성토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유경재 원로목사(안동교회)는 세 사람의 잘못을 명확히 밝혀 대응하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날 토론회에는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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