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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흥회 대신 환경 교육하는 교회 됐으면"

[인터뷰] 녹색당 부산시당 공동운영위원장 박철 목사

최유리   기사승인 2017.03.04  23: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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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서를 보면, 마지막 때에 피조물들이 고통 가운데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린다고 나와 있습니다. 핵발전소 때문에 수많은 생명들이 고통당하고 죽임당했습니다. 지금도 죽어 가고 있습니다. 저들의 신음 소리, 저들이 고통받는 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 것은 큰 죄죠. 하나님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마이크를 든 박철 목사(좁은길교회)는 로마서를 언급했다. 기독교인이 왜 환경문제에 관심 가져야 하는지, 목사인 자신이 왜 핵발전소를 반대하는지 설명했다. 박철 목사는 핵발전소가 있어 여러 생명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기독교인인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피조물을 해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부산·대구에 흩어져 있는 기독교인 40여 명이 월성 1호기 가동을 반대하기 위해 2월 28일 경주로 모였다. 박 목사는 연대 발언 시간에 5분 정도 왜 핵발전소에 반대하는지 밝혔다. 짧은 발언이 아쉬웠다. 기독교인은 탈핵 운동해야 한다는 그에게 '기독교와 환경'이라는 주제로 묻고 싶은 게 많았다.

인터뷰를 하고 싶었던 데는 박철 목사의 특이한 이력도 한몫했다. 여느 목사들과는 신앙의 결이 달라 보였다. 그는 좁은길교회를 담임하면서, 녹색당 부산시당에서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앙을 중심축으로 삼고 사회에서 목소리 내고 있는 박철 목사. 부산에 있는 그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철 목사를 만난 건 2월 28일에 열린 경주 탈핵 기도회에서였다. 그는 연대 발언 시간에 5분 동안 목사인 자신이 탈핵 운동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핵발전소는 현대판 바벨탑
신음하는 피조물 위해
활동하는 기독인 많아졌으면

- 기독교 탈핵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핵발전소를 선악과로 비유합니다.

저도 동감합니다. 핵발전소는 현대판 선악과이고 바벨탑이라고 생각해요. 뱀이 최초에 인간을 유혹할 때 저 선악과를 따 먹기만 하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말하죠. 눈이 밝아져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악과를 먹어도 결코 죽지 않는다고 하죠. 핵발전소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수력원자력이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괜찮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 아니지요. 한 번 사고가 터지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죽음의 재앙입니다.

핵발전소의 문제점이 여러 가지 있지만, 마을 공동체성을 파괴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핵발전소 주변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입니다. 지역 주민이 방사능 피폭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을 안에서도 여기서 사느냐 마느냐, 핵발전소에 저항하느냐 마느냐로 주민들이 서로 갈등 관계에 놓입니다. 마을이 초토화되는 거죠.

지금 가동 중인 핵발전소가 25개입니다. 핵발전소가 위치한 곳을 가 보면 주로 바닷가에 있어요. 우리가 갔던 월성 1호기도 바로 옆에 바다가 있었잖아요. 원자로를 식히려면 엄청난 양의 냉각수가 필요하니까 바닷가 옆에 설치하는 거죠. 핵발전소만 없다면 풍광이 굉장히 좋은 곳이지만, 핵발전소가 있으면 경관도 좋지 않고 마을이 해체될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에도 핵발전소가 많습니다. 올해로 제가 13년째 이곳에서 사는데, 가까이서 핵발전소를 보다 보니, 결국 핵발전소가 악마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더욱 대적해야 하고요. 예수의 이름으로 핵발전소는 물리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기독교인이 탈핵 운동해야 한다고 봅니다.

- 경주 탈핵 기도회에서 로마서를 근거로 핵발전소를 반대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독교인이 탈핵 운동해야 할 신학적 근거를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로마서 8장 19-22절을 보면 마지막 때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략) 소망은 있습니다. 그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굴레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누리는 영광스러운 자유에 참여하리라는 소망입니다"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한국은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핵발전소가 처음 상업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뭇 생명이 죽고, 고통당하고 신음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반생명적이고 반신앙적인 현상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저들의 신음 소리에 귀를 막고 저들의 요청을 거절한다면 그것은 바로 죄가 됩니다.

기독교인이 왜 탈핵 운동을 해야 하는지는 복음의 핵심 가치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이 무엇입니까. 생명을 살리는 일 아닙니까. 예수는 인류를 죄로부터 구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곧 생명을 살리는 일이었죠.

그런 예수를 믿고 따르겠노라 결심했다면,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생명을 죽이고 파괴하고 훼방하는 세력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하죠.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하나님이 보시기 좋았다고 감탄했던 이 세상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어둠의 세력과는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결단하고 몸으로 실천하는 게, 진전성 있는 신앙인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핵 발전을 반대하는 100가지 이유'라는 자료가 있습니다. 매우 유익한 자료이니 찾아서 꼭 읽어 보면 좋겠습니다.

- 예수의 고통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사순절입니다. 절기를 맞이해 기독교인은 에너지와 관련해 무엇을 성찰해야 할까요.

몸의 중심이 어디일까요. 머리일까요, 가슴일까요? 박노해 시인은 고통이 있는 곳이 몸의 중심이라고 말합니다. 길을 걷다가 신발에 작은 돌이 들어가도 신경 쓰이고 아프잖아요. 이 의미를 사회에 대입해 보고 싶어요. 사회의 중심은 어디일까요? 몸과 마찬가지로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이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기독교인은 땅의 고통에 함께 괴로워하는 사람입니다. 그 대상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체의 신음 소리를 듣고 그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에너지 탐욕으로 눈이 멀고 귀가 멀었습니다. 지나치게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낭비한 삶을 철저하게 회개해야 합니다. 에너지는 소중하고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과소비하고 낭비하는 것은 곧 죄입니다. 우리가 절제하지 못한 에너지로 누군가는 고통받고 있으니까요. 생명을 약탈하고 죽이는 것은 곧 하나님의 슬픔이고 고통입니다.

박철 목사는 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에서도 탈핵 예배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박철

- 기독교가 생명을 살리는 종교라는 점에 깊게 공감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생명의 중요성과 가치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국교회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몇 해 전, 히말라야 트래킹을 다녀왔습니다. 산길을 걷는데 앞서가던 스님이 자꾸 허리를 굽혀 땅에서 무언가를 줍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지렁이를 옮기고 계셨습니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렸는데, 햇빛이 나오니 지렁이들이 길가로 나온 겁니다. 이 스님은 지렁이들이 트래커들에게 밟혀 죽을까 봐 걱정이 돼서 지렁이를 손으로 집어 사람이 없는 길로 옮겨 두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잖아요.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다 강도 만난 사람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마리아인 같은 역할을 해야죠, 그렇게 한 사람이 바로 예수지요. 그런데 내가 지금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이 들더라고요. 모든 기독교인이 이 질문을 자신에게 한번쯤 던져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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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면, 생명을 죽이고 경시하는 행위가 만연합니다. 온갖 죽임의 문화가 팽배하죠. 아쉬운 점은 교회가 교인에게 생명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늘날 교회는 개인 구원에만 관심 있고, 생태계를 아우르는 통합적 사회 구원,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에너지 문제로만 국한하더라도, 교회만큼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곳이 없을 거에요. 에너지만 낭비하고 일회용품, 엄청난 양의 쓰레기만 만들어 내고 있어요. 맹렬한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환경 선교는 그림의 떡이죠. 환경 선교가 환경 단체 또는 뜻이 있는 일부 사람만 하는 것인 줄 알아요. 사실 그런 일을 교회가 해야 합니다.

- 교회에서 직접 실천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였으면 좋겠어요. 아예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 더 좋고요. 텀블러 가지고 다니고, 교회에 옥상이 있으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 가급적이면 차 없이 다니는 게 좋습니다. 저도 요새 몇 정거장 되지 않으면 걸어다니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요. 교회 구성원 중 노인들이나 걷기 불편한 분들이 있다면, 배려해야 하지만 교회가 교회 버스나 승합차 운행도 줄여 가면 좋겠습니다.

여름에는 덥게 지내고 겨울에는 춥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 직접 목회해 보니, 목사가 솔선수범하면 교인들은 따라가게 돼 있더라고요. "우리 목사님이 에너지를 절약하시는 분이다. 우리 교회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교회다"라는 모범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자동으로 녹색 선교, 환경 선교에도 관심을 갖게 될 거고요. 물론 실천을 하려면 먼저 교육이 필요하겠죠. 부흥회도 중요하지만 이제 그건 그만하고 생명 교육, 환경 교육을 했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서는 교인들이 1인 1환경 단체 가입이나 돕기로 이어지면 금상첨화겠지요.

부산, 경주 지진 이후
심각성 인지
모든 핵발전소 정지해야

- 부산에는 고리 원전이 있어서 서울보다 탈핵 문제가 시급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요.

부산에는 고리 1~4호기, 신고리 1~4호기, 신규 핵발전소인 신고리 5~6호기까지 있습니다. 그야말로 핵발전소 최대 밀집 지역입니다. 세계에 이런 나라가 없습니다. 부산과 가까이 있는 울산 월성 핵발전소까지 합치면 수가 엄청나지요. 언젠가 어느 환경 단체에서 고리 핵발전소를 대상으로 사고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는데, 사고 30분 후면 해운대가 방사능으로 오염되더라고요. 90분이 지나면 부산 전 지역이 방사능으로 오염된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사망자만 90만 명이고 경제적 손실이 600조 원이 이를 거라고 했어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지요.

부산은 핵발전소 밀집 지역이지만 오히려 상황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어요. 위험성에 만성화됐다고 할까요. 그러다 작년 여름 경주에서 진도 5.8의 강진이 발생하자 조금씩 부산 시민도 위험성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이후로 환경 단체들이 '잘 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 고무적인 일은 작년 6월, 부산의 여러 시민단체, 시민, 각 정당이 힘을 모아 고리 1호기를 영구 정지했습니다. 대단한 성과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모든 핵발전소를 영구 정지할 때까지 계속적으로 탈핵 운동이 필요하겠죠.

그는 현재 녹색당 부산시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부산에서 당원들과 탈핵, 탄핵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박철

- 좁은길교회 담임목사이자, 녹색당 부산시당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교회 밖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녹색당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간 목회하면서 들었던 고민을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30년간 목회하면서 3가지 정도 큰 고민이 있었어요. 내가 말한 대로 살고 있지 못하는 것,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생명을 살리는 일에 종사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어요.

기성 교회라는 게 그래요. 제 의지와 상관없는 거대한 흐름이 있고 그 질서에 순응해야 하죠. 순응하면 개인이 세운 뜻은 실현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래서 3년 전, 10년간 담임하던 교회를 사임하고 나와 '생명, 평화, 정의, 이웃 사랑'을 기치로 내걸고 좁은길교회를 개척했습니다. 30년간 사역하면서 품었던 고민을 풀어 가고 싶었죠.

헨리 나우웬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늘 이 시대, 진정한 연대란 비를 맞고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워 주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라고요. 저는 그 말에 깊이 공감하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저를 불러 주는 현장에는 망설이지 않고 달려갑니다. 사회적 약자들, 고통받는 사람들, 소외자들의 현장을 찾아가고 그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녹색당에는 관심이 있었어요. 유럽에 녹색당이 있는데, 왜 한국에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는 녹색당의 저변이 상당합니다. 영향력도 있고요. 녹색 가치나 이념을 지향하는 정당에만 머물지 않고, 국민의 생활을 녹색 가치로 바꾸는 정당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바로 오늘(2017년 3월 4일)이 녹색당이 생긴 지 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국에 녹색당이 소개되고 발기인 대회가 열릴 때부터 당원으로 가입하고 자발적으로 참가했습니다.

녹색당 강령 전문을 보면 맨 첫 장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이 대목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우리는 보편적 인권을 넘어 생활 정치, 다양성 정치, 녹색 정치를 통해 소수자와 생명과 자연을 옹호합니다. 우리는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으며 비폭력과 평화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녹색당 부산시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게 된 것은 주변 당원들의 요청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은 게 잘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녹색당 리더십은 섬세하고 부드러워야 하는데 제가 좀 뻣뻣하거든요.

- 탈핵 문제 외 기독교인이 관심 가졌으면 하는 환경문제가 있나요.

일단 부산에도 기독교환경운동연대와 같은 기독성을 기반으로 한 환경 단체가 있으면 좋겠어요. 제 바람은 은퇴 전까지 이런 단체를 만들고 기초를 닦는 것입니다. 부산은 핵발전소 최대 밀집 지역이기도 하지만 최근 부산의 식수원인 낙동강에 녹조 현상이 심해졌어요. 이런 문제에 기독교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환경 선교를 뒷받침하는 전문 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요.

저는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로마서에 있는, 신음하던 피조물들이 자신을 해방시켜 줄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린다는 말씀에 응답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21세기 가장 큰 화두는 생태계 문제입니다. 교회가 생명과 생태계, 핵발전소 문제 등 전반적인 환경 선교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직접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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